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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
프로방스
장전동전철역앞에는 능소화란 이름의 전통찻집이 있었다
부산의 이름난 대학으로 통하는 전철역 건너편에 들어선 작고 아담한 찻집이었다
그 건물로 들어선 상가들이 그렇게 썩 매력있는 상가로 밀집된 곳이 아니라서
그랬던지 그곳에 처음에 이곳에서의 찻집개업을 알리는 사인이 사람들에게
알려졌을 때에도 그곳을 지나던 사람들은 이곳이 찻집으로서의 목이 맞나 하는
의구심을 털치지 못한 채 의문에 찬 눈길을 길게 늘어뜨리며
그 찻집앞을 지나가곤 하였던 것이다
그래도 사람들은 늘 이 찻집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어떤 종류의 사람들인가 생각하며
엷은 유리창안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듯이 한순간도 놓치지 않을 태세로
이쪽 찻집을 향하여 바라보며 지나가곤 하였다
나또한 그런 사람중의 한사람이었다
오픈날도 그럭저럭 뭐, 내가 생각하는 상식 즉
오픈날이니까 주변 지인이나 친지들에게 오픈사실을 벌써 알렸을 테고 그래서
그집 주인과 친분이 있는 관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안면상 그집에 와서 싸구려
대추차라도 한잔 사먹으로 오지 않겠나 하는 추측에 이르게 되었다
당연히 그러한 나의 생각은 적당한 수준이상의 일리있는 생각으로 여겨졌고
스스로 반문할 때도 이렇게 비아냥이(?) 약간 섞인 듯한 그런 생각속의 말의 어조에
놀라며 만족한 대답을 나안의 또다른 나에게 되받아 주듯이 서로 주고 받고
확인하는데 이르게 되는 것이었다
그래도 시내에서 볼때 이곳 장전전철역에서 내려 부산대학교방면으로 올라가는
왼쪽 출입구쪽이 아닌 반대편 오른쪽으로 나오면 새롭게 오픈한 전통찻집을 지나가는
도로길로 접하게 되는데 적어도 내가 생각할 때 위안이 되었던 점은
그 도로길을 따라 얼마 안가서 이 일대에서는 그래도 제법 이름난
상대적으로 자리값을 많이하는 비싼 아파트 한단지가 턱하니 버티고 있었기때문에
그나마 비아냥끼섞인 생각에 대한 모자란 부분을 이러한 것으로 메꾸어 내며
그래 그걸(그 아파트)보고 들어왔으면
그래도 좀 마음이 나아지는 군 하는
위안섞인 마음으로 자족감에 이르는 지경에 도달하게 되었다
아무도 나에게 와서 새롭게 오픈한 이 전통찻집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하며
궁시렁대지도 않았건만 막연한 내 생각속에 갖혀 이 가게의 장래 흥망성쇠까지
혼자 적나라하게 저울질 하고 있었으니 가까운 거리에 있는 침례병원에 한번
가 보아야 하나(?)
과대망상증에 걸린 사람처럼
혼자서 낯선 망상의 세계에 빠져 그 순간의 생각속에 빠져들어 있었다
그래도 이 도심지에 이집 주인입장에서 장사가 잘 되고 안되고 하는 따위의
이런 생각은 전혀 관심사가 아니되어야 했지만
왠지 찻집윈도우에 장식용으로 세워둔 옛날전통문과 오래되어서 더 이 가게를 빛낼 것 같았던 찢어진 창호지가
왠지 나에게는 쓸쓸한 느낌으로 다가와 떼내어 버릴 수 없는 감정의 찌꺼기처럼
남아 있었는데 ....어떻게든 두고 볼 일이야..
뭐 내가 남의 일에 이렇게 속끓이며 이렇든 저렇든 관심깊게 생각해 볼 일이
아닌데 말이야....참 대게 할일없구만.
내일도 제대로 신경못쓰면서 뭔 남의 일에 이렇게 관심을 많이 쏟느냐하는 말이다
참 한심한 놈이구먼...하며 3자의 자책성
자책감에 빠진 오래된 독백속에서 한참의 시간을 보내며 집으로 돌아와 버렸다
아마도 약간의 장사경험을 가지고 있었기에
장사에 대한 기본원칙인 첫째도 둘째도 목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그 관념이 보다 철두철미하게 틀어 박혀서 그런 허다한 생각속에 잠겼으리라
라고 스스로 위안의 말을 속에서 걷어내고 있었다
작고 예쁘장한 그 찻집주인 아주머니는 아마도 나보다는 스무살정도 많아 보였는데
물론 내추측에 기인한 것이지만은 그 이상으로는 감히 절대
보여지지 않는 중년의 젊은 아주머니였다
그 가게앞을 지나가게 되던 나는 처음에는 그 찻집손님은 아니었지만
그냥 그 찻집앞을 지나가는 빈번한 왕래자
그집으로 봐서는 절대 도움이 안되는 마당만 밟고 지나가는 낯선 거리의
이방인정도로,
손님의 수를 헤아리는 그 찻집주인이 그렇게 생각하며 가게안에서 나를 혹시라도
쳐다보았더라면 만의 하나라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리라고 추측하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생각은 항상 저울위에 놓아 보거나 수면위에 놓아 공평하게 맞추어
보아야 어디가 더 어떤지 어떤것이 좀더 크고 작은지를 재어 볼 수 있지 않은 것이던가
주인아주머니는 빠르게 지나가버린 오픈한 날짜도 잊을 만큼 대단한 열정과 냉담한 판단력으로
내생각과 대단한 추리력(?)으로는 밝혀내지 못한 그런 정도의 빠른 성장(?)을
눈부시게일구어 내고 있었는데
한가한 낮시간에도 동네 아파트사람들로 보이는 사람들이나
제법 돈 꽤나 있어 그 풍요로움을 좀더 후덕한 미덕이나 칭송으로 받고 싶어하는 아주머니들과
승복을 입고 차를 드시는 나이드신 스님들이나
구석진 자리에서 감색양복을 깔끔히 차려 입고 앉아 말그대로 전통차를 마시고 있는 중년 아저씨까지 그리고 그외에도 두어 팀이 더
햐~~~ 언제 이렇게 ...
하는 감탄사가 연거푸 이어지고 있었다
한가로운 낮시간에 그렇게 풍성하게 사람들로 채워진 이 찻집안에서는
아니나다를까 적회색빛깔로 곱게 구워진 다기잔을 마주한 사람들 사이의
다기테이블위에 두고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는데
야 이집 햐~~ 정말 생각밖인데 ...아냐 이정도는 아닐 것으로 알았는데
내가 너무 이 장소를 얏보았나 ...아니 이 주인장을 너무 얕보았나
하는 자책성으로 가득한 의문에 대한 주문들이 강렬하게 튀어나왔고
불현듯 이런 놀라움은 수직으로 내려치는 번개모양의 짜릿한 전율이 되어
머릿속에 꽉 박혀버린 것이었다
참선의 수양에 들어선 스님처럼
난 짹짹짹~ 한마디의 읊조림도 만들어 내지 못한 채
그저 그렇게 조용히 고요한 바다보다 깊은 침묵의 늪속에 빠져 들고 말았던 것이다
그 궁금증이 어느정도 머리속에서 사라지고 난 어느날
감기기운으로 머리에 열이 약간 일어나려고 할 때에 한번은 그 찻집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그 찻집에서 그래도 꽤 괜찮은 차한잔 권해 마시면 그냥 약사먹는 것보다는 더
나으려나 하는 생각에 그 찻집문을 열고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은 채 메뉴판에 있는 차를
한잔 시켜 마시게 되었는 데 그때 그 주인아줌마가 권해주던 차가 바로
옛날 상류사회층에서만 주로 마셨다고 하는 보이차(Puer tea)였다
그날 그차를 마시고 나서부터 나는 몸이 좀 안좋거나하면
습관적으로 그날이후로 한번 더 들려 사온 이 보이차를 마셔 왔는 데
까만 옻빛깔의 이 차를 마시고 난 후엔
등골에서부터 따뜻한 기운이 금새 거짓말처럼 올라옴을 느낄 수 있었고
나중에는 식은땀까지 나오며 몸이 개운해짐을 체험할 수
있었는데 나중에 알았지만 이 차의 효능이 바로 그러한 것이고 또한
술해독작용또한 있다는 것에 대한 덤처럼 해준 이야기를 다시금 떠올리게 되었던 것이다
그때 이후로 이곳에 종종 들리게 되었는데
이 주인 아주머니가 차를 살려고 중국에 한번씩 갔다 오면은 중국에서 가져온
좋은 차라며 이름난 녹차를 덤으로 한잔씩 주었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만리장성과 같은 이름난 중국여행지로 많이들 다녀오시는 데
사람들이 중국여행 한번씩 갔다 오면 한결같이 차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보이차와 용정차란다
물론 명차인 보이차의 명성에 뒤지지 않게 은은한 향에 풀잎향이 섞인
이 용정차(Dragonwell Tea)또한 일명 Lung Ching Tea라 불리는 중국의 이름난 녹차인데
차 꽤나 마신다고 하시는 분들은 다들 이차의 효능에 대해 많이들 알고
계시고 다른 사람보다 좀 더 많이 아는(?) 것에 대한 자부심같은 생각에 빠져
용정차,보이차 하시며 찻집에서 떠들어 대신다는 데...
어찌 점슴은 아니먹고 배가 고픈데도 이야기가 차이야기로 이렇게
전개되어가는 건 지 알송달송 와달딸 하지만 이왕지사 이 전통찻집에서 권하는
주된 한식메뉴집에서의 메뉴고를 때의 심도깊은 분위기로 한번 쭉 훓어 볼라치면
녹차는 기본이고 현미녹차에 국화차,감잎차에 보이차,용정차에 말차,
쟈스민차에 뽕잎차,매실차에 대추차, 쌍화,유자차,홍차등 등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는 데
어찌 참 메밀차는 빼묵어 부럿네~~~
..................
그러니 주인장이 이런 전통찻집하나 하실라 하시면 내내 취미삼아
전국 팔도 명소, 이름난 차 생산지와 이천 보성등(물론 그외에도 많은 지역을 이야기 해주었지만은) 찻잔을 구워내는 곳으로 아저씨와 당기면서 아주 토속적이고 값난 물건들만 마니마니
해다 날르셨다는 데...
그때 그분소개로 산 찻잔이니, 또
다른 전통찻집으로 소개받아 가서 사게 된 민속물건이니 하며
물론 가마굽는 곳으로도 소개받아 이름난 신정희씨의 다기셑을 사게 된 것이라던지
....
나중에 32평 우리 아파트에는 온통 녹차밭처럼 벽에는 오래된 찻잔과 다기세트들을
전통차 행사장에 즐비하게 마련된 행사용 다기세트코너처럼
아득하게 정리해 두게 되었고 멧돌이나 반닫이며
드라마 정인에서 나오는 이름난 명인이 구운 찻잔들을 수도 없이 사서 장식용으로
손님접대용으로 집에다 쌓아 놓고 몸보신 할 양 그렇게 모아 두었었는데
물론 그중에 다 쓰지도 못하고 비싸다고 얹혀 놓고 그냥 보기만 하는 것도...
????????
어찌하다 이야기가 삼천포로 ~~~
그래서 주로 중국이나 일본에서 들여오는 녹차들중에서 미국에서
낯설지 않게 보게 되는 차들이 보여졌는데 중국차중에 눈여겨 보았던 차는 방금 전의
중국 전통 그린티와 여성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쟈스민티
그리고 타닌이라고 하는 성분이 향기넘치게 신선한 맛을 안겨주는 블랙티 거기에다가
항바이러스작용으로 탁월한 녹차인 화이트티에 뭐니뭐니해도
미국사람들, 인도사람들,A시언사람들의 관심을 독차지하는 차이나 슬림티등이
특별한 연령층에 관계없이 사랑받는 중국차들이었고
체내의 셀룰라이트를 녹여주어 체형유지및 날씬한 몸매관리에 효능이 있는
이 슬림티를 좀 관심있고 비중있게 생각해보는 것도 몸매관리에
신경쓰시는 분이라면 과감히 드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진다
일명 정력차라고 불리는 차가 있는데 한국산으로는 우리나라 철원지역에 많이
자라는 줄기윗부분이 3개의 가지로 또 그끝에 각각 세개의 잎이 달린다고 하는
삼지구엽초
옛날에 나와 친했던 군대 선임상사 한분이 고향이 철원이라서 늘 날보고
정병장 제대하면 언제 한번 미리 연락해서 집에 놀러 한번 와
그곳에 이름난 차도 많이 있는데 하시면서 마치 그의 집이 고향의 집으로 착각하게
만들 그런 따뜻하고 낮은 어조로 인정넘치는 말을 늘 해 주셨는데
그래서 한번씩 업무차 가까운 불광동,연신내동네를 다녀오며
그의 작은 키보다 훨씬 넓고 큰 도량을 항상 느끼게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바로 이 삼지구엽초는 동양에서 음양곽으로 알려진 Horny Got Weed Tea인데
이 Tea에 전래되어온 이야기는 이풀을 먹은 숫양이 하루에 100번 교미했다는 전설같은 이야기로 붙여진 것으로 일명 천연의 비아그라라고 과장되게 떠들어 댈 만큼
강력한 스테미나효과를 자랑하는 차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일본을 대표하는 차로 알려진 연한 푸른색의 끝맛을 자랑하는 전차(Sen Cha)나
현미차로 알려진 Genmai Cha 그외 말차등이 있지만 녹차재배방식이나 입자의 크기 그리고
고유종자에서 배여진 녹차고유의 독특한 향에 따라
사람마다 차를 고르는 약간의 차이점이 있고 또 취향에 차이점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아무래도 우리나라사람들의 입맛에는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녹차를 대개 선호해서 마시는 것이 아닐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 보았다
이제 지나가는 세월이 10년이 되었으니...
그 강산도 잊고 산지 벌써 이런 세월이 지났는데
아마도
지금은 그곳에 예쁜 능소화가 피어져 있을까?
능소화라는 예쁜 꽃이름의 전통찻집이
아직도 성황리에 잘 운영되고 있을까?
언젠가 그곳에 혹시 가게 된다면
국화차 한잔 보이차 한잔
꼬옥 마시러
가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