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중소기업 탐방 - 몽생이
제주의 전통 갈옷
1996년에 설립한 몽생이는 명품갈옷의 브랜드네임이다. 작업장은 폐교로 버려졌던 북제주군 한림읍 명월초등학교에 있다.
양순자 대표는 갈옷 특유의 자연스럽고 세련된 색상에 현대적 패션 감각이 가미된 다양한 갈옷 패션을 선보여 왔는데 그 멋스러움의 배경엔 고향인 한림이 숨어 있다.
자연과 사람의 정성의 만남
제주 갈천은 제주의 바람과 햇살이라는 자연과 사람의 정성이 함께 들어가야 비로소 만들어진다.
양력 7월~8월중의 제주토종 풋감즙을 천연섬유(무명, 광목, 모시, 명주등)에 염색하여 만든 옷으로 농부와 어부들이 일터에서 일복으로 입어왔는데 ‘갈중이’라 불리었다. 바로 제주 전통갈옷이다.
제주 토종 풋감을 갈무리해 물들이기를 하는데 이때 떫은 감즙에 들어있는 탄닝(Tannin) 성분이 갈옷의 기능성을 높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면, 마, 변 같은 자연옷감들에 감물을 들이고 말리는 바래기 작업은 날씨에 따라 5일~10일정도 차이가 나며, 그 양만큼 자연의 갈색 빛깔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갈옷의 장점
갈옷의 장점으로는 화학성분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착용감이 좋아서 땀이 나도 몸에 붙지 않고, 자외선 차단효과와 향균성, 습기제거, 탈취성, 정전기 방지, 공기 정화 등 제주의 자연색을 지닌 제주의 명품이다.
명품이라고 하더라도 실용성과 편안함 때문에 일복과 평상복으로 많이 애용되고 있다.
갈천은 자연스러우면서도 깊은 색채로 누구나 자연스러운 패션 연출이 가능하고, 특히 땀 흡수를 잘하고, 날벌레가 붙는 법이 없어 피부가 민감한 사람에게 특히 이로운 숨쉬는 천연소재이다.
들에서 일을 하다가 비를 맞아도 몸에 들러붙지 않아 편리하며, 땀냄새가 안 나고 오물이 붙어도 잘 떨어져 위생적이다. 그밖에 감에 들어 잇는 방부제 성분으로 인해 그냥 두어도 잘 썩지 않고 옷감이 더 질겨지는 등의 장점이 있다.
끝임 없는 노력, 갈천의 매력
양순자 대표는 먼저 패션 디자이너로서 명성을 쌓았다. 그것도 패션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뉴욕에서 디자이너들이 선망하는 미국 FIT를 졸업, 뉴욕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Soonsa fashion란 브랜드를 설립하였다.
미국인 사이에서 각광 받던 그녀가 30대 후반, 15년간의 뉴욕 생활을 마무리하고 고향 한림으로 돌아 왔다.
고국을 떠나니 고향이 매우 그리웠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흙과 같은 자연 속에서 배운 색깔과 갈천은 디자인을 공부할 때도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풋감이 자아내는 갈색이 고향색, 가슴에 사무치는 그리움의 색으로 다가왔다. 어찌 보면 양순자 대표의 갈천 패션의 만남은 당연한 일이다.
“디자이너들은 좋은 색깔·소재를 찾는 것이 기본이죠. 자연의 색이라 할 수 있는 갈색이 제게는 많은 영감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갈천 물들이는 법을 제대로 배우기 위해 제주는 물론 전국의 천연 염색가들을 찾아 다녔고, 염색의 대가로 소문나 중국 한족사람을 만나기 위해 중국땅도 누볐다.
그렇게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오랜 시간의 기획과 노력 끝에 갈천 패션 작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뉴욕서 힘들게 얻은 명성과 삶을 두고 늦은 나이에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그녀의 용기와 무모함을 쉽사리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이야기하는 동안 드러나는 그녀의 긍정적인 마인드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주위에서는 늦은 나이에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저를 많이 걱정했지만 전 두려움이 없어요. 나이가 들수록 용기가 생기더군요.”
그의 갈옷은 2000년 우수 공예문화 상품100선과 2003년 한국문예진흥원 기념품 공예대전에서 각각 특선을 수상했다. 2002년 월드컵 열풍이 일어났을 때 중소기업청 지정 월드컵 유망 중소기업에 선정돼 제주의 미를 세계에 알렸다. 또한 2006년에는 대한 명인으로 인증되었다.
세계속의 명품으로, 자연을 입은 느낌
제주의 바람과 햇살 그리고 날씨가 만들어낸 전통의 갈천이 있다. 그 속에는 제주인의 문화 전통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녹아 있다.
자연을 입은 듯한 느낌의 갈천 패션을 통해 갈옷만의 독특한 매력을 만들고자 한다.
그의 작품에서는 세련되면서도 자유로우며 우아한 전통의 미와 현대적 감각이 함께 어우러진다. 갈옷은 이제 노동복이 아닌 고급스런 의상으로 변신하고 있다.
제주의 노동복이었던 갈옷은 우아하고 멋스런 현대적 패션으로 변화하였고 침구커버, 가방, 액세서리 등 다양한 제품들로 거듭나고 있다.
“갈천은 전통성, 기능성이 우수해 충분히 세계적인 상품으로 개발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제주 디자이너 후배들이 갈천 패션의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믿었으면 좋겠고, 갈옷이 세계적인 명품으로 거듭났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그녀의 눈빛이 반짝인다.
지금도 갈천을 대할 때면 갈천 패션을 처음 꿈꾸었을 때처럼 가슴이 설렌다는 양순자 대표.
그녀의 말처럼 갈옷이 세계인이 즐겨 찾는 명품으로 태어나는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오늘은 스카프 염색체험이 있는 날. 날씨가 좋지 않아 걱정했는데 예정대로 진행하였다. 제주시 양성평등 지원과에서 지원. 서부지역(한림, 한경, 애월)주부 60명이 모인자리에서 스카프 염색체험을 하였다.
시간은 2시부터 4시 까지지만 주부들이 배우겠다는 의지가 강해 5시쯤 끝났다.
※ 이곳을 방문하면 갈옷 물들이는 체험뿐만 아니라 다양한 갈천제품을 관람 및 구입할 수 있다. 갈옷체험은 햇볕이 쨍쨍 내리 쬐는 한 여름에 주로 하고 나머지 계절엔 한약 재료나 먹물, 쑥 등을 이용한 천연염색이 가능하다. 전문적인 염색과정을 배우려면 하루 종일 시간이 소모 되지만 스카프나 다포 등 간단한 체험을 원한다면 넉넉잡아 반나절이면 체험을 마칠 수 있다.
이곳 체험장엔 학교시설을 리모델링한 숙박시설이 마련돼 있어 캠프형식의 체험학습도 가능하다. 캠프는 미리예약을 해야 가능하며 인원 및 일정을 알려주면 그에 맞는 염색교육 프로그램을 짜준다.
문화교실은 약 15명~20명 정도이며 시간은 토요일 2시~4시, 약간의 재료비가 들어가며 염색공예, 재봉틀 등을 배울 수 있다.
☎ 064-796-82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