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4월은 생동하는 봄기운과 대비되어 더욱 한스러워지는 죽음의 그늘이 있다.
제주4.3사건의 아픈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이념논쟁으로 50년이 넘는 세월동안 억울한 희생들을 입에 올리지도 못하고 2000년대에 들어서 비로소 정부차원의 진상규명과 추모를 하게 되었다.
그 위령공원과 기념관인 4.3평화공원 지근거리에
올해 10주기를 맞는 세월호 제주기억관이 있다.
우리는 <세월호,책으로 마주하기> 활동을 나선 걸음에 4.3평화공원과 세월호기억관을 함께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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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둠: 제주지회 정책부 금요일 오전모둠(총7명)
🎗일시: 2024년 4월 12일(금) 오전 10시
🎗활동: <4.3평화기념관>, <4.16세월호 제주기억관> 방문 및 토론
🎗토론책: 유가영, 《바람이 되어 살아낼게》,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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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기타노 다케시는 말했다.
"5천 명이 죽었다는 것을
'5천 명이 죽은 하나의 사건' 이라고
한데 묶어 말하는 것은 모독이다.
그게 아니라
'한 사람이 죽은 사건이
5천 건 일어났다' 가 맞다."
... 나는 비로소
'죽음을 세는 법'을 알게 됐다.
죽음을 셀 줄 아는 것,
그것이야말로 애도의 출발이라는 것도.
_©️신형철, <인생의 역사>
25,000명~30,000여명 으로 추정되는 4.3사건 희생자들, 이어서 몰아닥친 6.25전쟁에서의 셀 수 없는 많은 죽음들, 그리고 경제효용 논리와 무감한 관성으로 안전예방과 재난구제시스템을 외면한 대가로 억울하게 죽은 세월호 희생자들의 낱낱의 죽음들을 각각의 사건파일로 담아놓고 잊으려고 해서는 안될 것이다.
진정한 애도만이 우리로 하여금 죽음을 넘어선 생명의 존엄을 각성하게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삶의 방향성을 바로잡게 한다.
살아있는 '생명' 자체가 끊임없는 변화의 연속인 까닭에 흔들리고 불안한 삶 속에서도 지금 내가 누리는 평범하고 무탈한 일상이 더 빛을 내는 성숙한 걸음, 걸음이 될 것이다.
🏷"죽음이라는 파도가 우리를 갈라놓았고
저는 뭍으로 멀리 밀려나왔습니다. 그렇게 된 이상 일어나야만 했습니다. 삶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가겠다고, 저는 다짐하고 또 다짐했습니다."
_©️유가영, <바람이 되어 살아낼게>, 71쪽
오늘 우리가 함께 모여 나눈 책은 세월호 생존자가 직접 써내려간 '그 날' 과 '그 날 이후'의 일이다.
우리도 그 당시로 돌아가 함께 울분을 토해냈으며 그 날 이후의 우리 사회, 각자 매년 4.16을 어떻게 마주하고 있는지, 재난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 섣부른 위로와 판단, 조언을 자제하자.
•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에 경각심을 갖고 자원을 아끼고 절제된 소비를 실천하자.
• 재난예방 훈련에 드는 예산이나 시간을 정부나 지자체, 기업에 요구하며 적극 참여하자.
• 보여지는 정쟁(政爭)이나 치우친 언론 선동, 여론조장에 동요하지 않고, 대립되는 여러 주장을 주권자로써 꼼꼼히 살피며 정책에 관심을 갖자.
"방이 기울어진 것 같아.."
살아남아도 여전히 불안한 아이의 고백을 읽고나서야 무심한 이들에게는 '어느덧, 벌써 10년..' 이겠지만
그 격랑 속을 살아낸 이들에겐 그 하루하루가 위태로운 줄타기었음을 알게 된다.
예년처럼 제주기억관은 4.16 추모행사로 어린 학생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분주히 움직이며 화사한 봄볕처럼 빛을 내고 있다.
오래 기억해야 할 죽음, 죽음들 앞의 생동감이,
기어이 살아내고야 마는 삶들이 눈이 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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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들의 치유와 평안을 기원하며,
노랑별이 된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오래 기억하며 함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