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산제가 있는 2월 산행
홍성 용봉산을 향하여
버스 한대를 꽉 채우고 순조롭게 출발
서해대교를 지나며 수출 대기중인 자동차들이
꽉 찬 평택항도 바라보고
상하행선 휴게소가 동일한 국내 유일의
행담도 휴게소에 도착
바닷 바람을 쐬다
다시 버스가 출발하고
아침 햇살을 받은 바닷물결이 빛난다
9시가 지나자 용봉산 입구
초등학교 옆으로 오르다
잘라진 나뭇 가지들이
어지러이 널려있다
가끔 떨어져 있는 새 깃털이 보이고
귀여운 열매를 매단 오리나무들
마른 잎을 달고있는 싸리나무
빨간 청미래 덩굴 열매도 보인다
초입의 널찍한 곳에 자리를 잡고
시산제 음식이 차려지다
미소 띤 돼지 머리와 찰시루떡, 과일
종교를 떠나 산을 사랑하는 산악인으로서의 참여
국기에 대한 경례
축문도 읽혀지고
산악회장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삼배 후 봉투를 돼지 입에
나중에는 코랑 귀까지 돈으로 단장
찰시루떡이 맛있었어요
중흥 산악회의 아름다운 만남이 계속되고
여러분들의 안전산행과 아울러
하시는 일들이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리하고 용봉산행을 계속합니다
소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가파르지 않은 산길을 오르니
첫 번째 정자가 나오네요
아래로 펼쳐진 들판엔 비닐 하우스들이 많아요
점점 오를수록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멋진 바위들이 발걸음을 붙잡고
제법 남아있는 잔설위에 서면
힘든 겨울산행이라도 하고 있는듯한 기쁨도 주죠
어느새 용봉산 정상도 지나치고
험한 길쪽을 선택해 아슬아슬함도 즐기며
나무 계단을 내려와
마애불쪽으로 내려옵니다
키 작은 마애불이 미소로 반겨주는데
앞마당은 축구를 해도 될만한 운동장
가지 않은 용바위쪽이 훤히 보입니다
" 삐리 삐리 삐리릿 "
아주 귀여운 새가 가지를 넘나들며 노래하고
한쪽에 오밀조밀 낮은 바위들이 보이는데
짝짝이 엄마젖 바위는 아는 분만 아시고요
산행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이
용봉산은 참 아기자기한 맛을 주는 산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고
어느 분의 말씀을 빌리자면
용봉산행이 연인을 안은듯한 느낌이라고 하셨어요
이번에 참석 못하신 남자분들의 아쉬움이 크겠죠?
용봉사로 내려가는 길이 포장도로여서
그냥 산길을 택해 내려왔어요
아주 가뿐한 산행이었죠
산자락 밑에는 길 양쪽으로
푸른 히말라야 시다가 지나가는 우리들에게
힘찬 기를 넣어줍니다
떨어진 열매는
정말 예쁜 장미꽃 모양의 솔방울
자연의 멋진 작품이더군요
버스로 싸이판 덕산 호텔로 이동
뷔페로 점심을 맛나게 먹었어요
그리고 모든 분들이
꼴찌탈출님의 황금색 국화주의
향에 취하고 맛에 취하고
정에 취하셨을 거예요
오늘 새로 오신 기사분이 추천해 주신
천수만에 도착하니 (정주영 회장님의 업적을 되새길 수 있는 곳)
하얗게 꽝꽝 언 호수위를 남자분이 걸어가십니다
중간에 배 두척이 작업중이었어요
하얀 갈매기 날고 멀리 검은 철새들의 모습도
결 고운 마른 풀들을 밟으며
둑 아래로 내려가 조심스레 얼음판 위에 올라갔다가
얼른 올라왔어요
버스에 타니 왼편으로 그 유명한
간월도가 보이네요
버스가 유턴을 하자 푸른 바다입니다
썰물이어 바닥이 많이 드러난 해안도로를 달려
어사리를 지나 남당리에 도착하니
새조개를 파는 집들이 나래비
조개껍질의 안쪽이 보라색을 띤 새조개는
새 부리를 닮은 속살을 갖고 있네요
산악회장님과 꼬마의 인연이 정겨운 집
나드리에 가서 새조개 샤브샤브
달라붙는 낙지회, 멍게,..
비닐창 밖으로 오후 햇살이
바닷물을 찬란하게 비춰 운치를 더해줍니다
꼴찌탈출님이 발안 과수원에서 재배하신 배를
카나리아님의 고운 손으로 내어주시니
그 시원하고 달콤한 맛에 빠져버렸지요
이제는 돌아가는 길
산을 깎아 조성중인 김좌진 장군 기념관이 보이고
서산,화성 휴게소에 잠시 정차했다가
부천에 오니 6시 30분이 조금 지났을 뿐
아주 눈이 즐겁고 입이 즐겁고
그래서 건강 충전이 확실히 된
여유있는 시산제 산행 무사히 마쳤습니다
"얕은 산이라는데...산행을 해? 말아?"
선입관과 편견을 버리게 한
귀한 산행이었습니다
2005.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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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에취해 산행의 아름다움에 취해 마음이 홀가분한하루였습니다.산행기덕에 다시떠올려봅니다!
즐겁고 재미있는 나들이를 하신 여러분들이 부럽습니다. 일품 산행기에 저는 즐거움을 대신하고 갑니다.
네 한편의 이쁜 시를 보듯 정감있게 산행 후기를 쓰셨네요~ 제가 참석한듯이 일체감을 느낍니다. 연조는 얼마되지 않는 지역 산악회지만 회원의 면면들은 시인들과 촌철님들만 모이신거 같네요~^^*
산행기도 작품이지만 잃어 보시고 답 해 주시는 이 도 아름답습니다.....
평범하고 일상적일 수있는 것들에서 아름다움을 찿아내는 당신에게 감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