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모건 프리먼(테오도어 조드슨), 나이젤 호손(마틴 반 부렌), 안소니 홉킨스(존 퀸시 아담스)
19세기 노예 무역의 재현 때문에 아프리칸 배우들은 촬영 내내 목과 팔, 다리에 족쇄를 차고 있어야 했는데, 그것들은 모조품이 아닌 모두 실제 쇠고랑과 무기들이어서 고생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가장 힘든 해상 촬영에서는 특수효과팀이 배위에 거대한 세팅을 했고, 격렬한 움직임들을 다룬 장면을 차질없이 수행하기 위해선 아주 여러번의 시뮬레이션을 거쳐야만 했다.
1839년 겨울, 칠흙같이 어두운 어느 날 밤, 세찬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53명의 흑인들을 싣고 쿠바 해안을 떠난 아미스타드호에서 반란이 일어난다. 반란 주모자인 신케이(Cinque: 자이몬 혼수 분)와 흑은들은 항해를 계속할 선원 2명을 제외한 모든 백인들을 무참히 살해한다. 그들의 목적은 오직 아프리카로 돌아가려는 것. 항해 기술이 전혀 없는 흑인들은 살려둔 2명의 선원에게 키를 맡기고 아프리카로 가는 중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선원들의 간계 때문에 흑인들은 두달 뒤 코네티컷 해안에서 미국의 해군 함대에 붙잡히고 선원들을 살해한 혐의로 감옥에 갇힌다. 흑인 해방 운동가인 테오도르 죠드슨(Theodore Joadson: 모건 프리먼 분)은 이들을 아프리카로 돌려보내기 위해 변호서 로저 볼드윈(Baldwin: 매튜 맥커너히 분)에게 찾아간다. 부동산 전문 변호사인 볼드윈은 '노예는 재산'이라는 통념에 따라 이 사건의 승소를 위해 재산 관련 소송 문제로 변호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신케이를 만나면서 점차 자신들은 노예가 아니라는 그들의 주장에 공감하게 된다. 노예 폐지론자와 옹호자들의 이견으로 법정에는 공방이 계속되고 마침내 볼드윈은 1심에서 승소한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대통령 재선을 앞두고 남부인들의 반발을 우려한 마틴 반 뷰렌(Martin Van Buren: 나이젤 호손 분)의 압력으로 2심 재판부는 1심의 선고를 뒤집는다. 그리고, 다시 길고 긴 싸움이 시작되는데.
아카데미 수상작이었던 <쉰들러 리스트>에 이어 1839년에 실제했던 실화를 근간으로 흑인 노예의 인권과 자유를 소재로한 작품. 모건 프리먼이 흑인 엘리트로서 노예제 폐지론자 테오도르 죠드슨 역을, 안소니 홉킨스가 흑인과 백인, 힘과 정의 사이에 다리 역할을 하는 당시 전직 대통령이었던 존 퀸시 아담스역을 연기했다. 또 <타임 투 킬>로 국내에 알려진 매튜 맥커너히가 변호사 역을 맡았다.
유태인 출신인 스티븐 스필버그는 오락 영화를 만드는 틈틈이 인종과 인권, 자유라는 명제에 매달려왔다. 이 영화는 스필버그식 휴머니즘 영화로, 150년전 일어났던 스페인 노예선 아미스타드 호 선상 반란 실화를 소재로 하여, <컬러 퍼플>, <쉰들러 리스트>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백인들에게 포획돼 '화물'로 실려가던 아프리카인 52명중 신케이라는 청년이 반란을 성공시킨다. 흑인들은 고향으로 가려했지만, 살아남은백인 2명의 계략으로 미국 코네티컷주 법정에 살인 혐의로 선다. 법정은 노예제 존폐를 둘러싼 토론장이 된다. 흑인 해방운동가 디오도어 조드슨과 신출내기 변호사로저 볼드윈이 흑인들 편이지만, 남부 표를 잃지 않으려고 노예 해방을 저지하는 현직 대통령 파워가 법정에까지 미친다. 흑인들 운명도 엎치락뒤치락한다. 노예들 참혹상을 비롯한 진기한 볼거리, 시각적 스펙터클로 2시간 30분을 매끈하게 끌고나가는 스필버그의 재능은 여전하다. 한밤 선상반란을 거친 숨소리와 청동빛 흑인 신체의 극단적 클로즈업 쇼트만으로 다이내믹하게 표현한 도입부 시퀀스가 시선을 붙든다. 아프리카 토속어밖에 모르는 흑인들과 백인들 사이에 빚어지는 언어장벽 해프닝들은 인간끼리의 소통 단절을 솜씨있게 드러낸다. 하지만 주관적 시선을 극도로 배제했던 <쉰들러 리스트>와 달리 이 작품에선 감독 목청이 너무 높다. '자유란 모든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부여받은 것'이라는 지당한 말씀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 하지만,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 해피 엔딩을 향해 가는 드라마는 관객에게 새로운 각성을 주기에 역부족이다. 흑인들이 난생 처음 배운 영어로 외친 '기브어스 프리(Give Us Free)' 한 마디가 법관들을 움직이는 것으로 묘사하는 대목에선 소박하다 못해 천진난만한 스필버그식 현실 인식이 드러난다.
아프리칸의 선상반란 리더 신케이 역으로 연약함과 강인한 이미지를 모두 갖춘 자이몬 혼수는 서부 아프리카 베닌 출신으로 13세때 프랑스로 이주하여 디자이너 테리 머글러에 의해 우연히 발탁되었고 이후 데이빗 핀쳐 감독에 눈에 띈 그는 스티브 윈우드와 마돈나, 폴라 압둘, 쟈넷 잭슨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던 배우다. 그는 1990년도부터 본격적으로 배우 활동에 임해 <스타게이트>에서 모습을 보였고, 이 작품이 주연급으로 첫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