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마스코트 살비(왼쪽), 주경기장인 대구스타디움(가운데), 엠블럼(오른쪽). / 자료출처 :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공식홈페이지(http://www.daegu2011.org)
지난 8월 16일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번개’ 등으로 불리는 우사인 볼트(26세, 자메이카) 선수가 입국을 했습니다. 8월 27일(토)부터 9월 4일(일)까지 열리는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인데요, 입국하는 모습을 방영한 뉴스 화면에서는 대회를 앞두고 긴장한 볼트 선수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대회는 대구광역시 대구스타디움을 주경기장으로 해서 8월 27일 9시 여자 마라톤 경기를 시작으로 9월 4일 남자 마라톤 경기까지 치르게 됩니다. 달리기, 뛰기, 던지기를 기본 동작으로 해 육상에서 행하는 각종 경기들이 열리는데 트랙 경기(24종목), 필드 경기(16종목), 혼성경기(2종목), 로드레이스(5종목) 등 총 47종목이 펼쳐집니다.
대회종목 (총 47종목)
8월 27일부터 9월 4일까지 열리게 될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9일 동안 47종목의 경기가 펼쳐질 예정입니다. / 자료출처 :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공식홈페이지(http://www.daegu2011.org)
모든 대회가 그렇듯 이번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참가하는 수많은 선수들과 코치들이 오랫동안 여러 가지 방법으로 준비를 해 왔습니다. 꾸준한 훈련뿐만이 아닌 조금 더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는 신발과 유니폼 그리고 장비들 그리고 운동 방법까지 과학적으로도 많은 대비를 해왔지요. 비슷한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비슷한 훈련량을 가졌다면 누가 좀 더 과학적인 준비를 했느냐에 따라 메달의 색깔이 갈리겠지요? 안방에서 열리는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과학의 눈으로 몇 가지만 짚어볼까 합니다. 좀 더 다양한 정보들을 가지고 있으면 이 많은 경기들을 좀 더 즐겁게 관람할 수 있겠지요?
*알아보기*
- 종목마다 다른 육상선수들의 신발 - 순간 포착,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첨단 장비들 - 금지약물? 꼼짝 마!
- 종목마다 다른 육상선수들의 신발
단거리용, 중장거리용, 높이뛰기용, 멀리뛰기용, 투포환용, 창던지기용. 육상 선수들은 이렇게 종목마다 다른 신발을 착용합니다. 이 신발들의 차이점을 살짝 들여다볼까요?
먼저 마라톤 선수의 신발은 과학의 결정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이봉주 선수의 마라톤화는 1억 원이 훌쩍 넘는다는 보도도 있었는데요, 국민마라토너 이봉주 선수는 평발에 짝발이었는데 아식스가 이봉주 선수의 발 형태를 고려해 만든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신발이었다고 하네요. 마라톤 선수들의 신발은 42.195km라는 먼 거리를 최대한 쉽고 빠르게 달릴 수 있도록 몸무게가 발에 미치는 충격과 발 생김새, 땀의 분비와 통풍 등 수십 가지 요소들을 고려해 각 선수들에게 맞는 맞춤형 마라톤화가 제작된다고 합니다.
단거리 선수들의 신발은 지면과 접지 시간을 줄이기 위해 밑바닥이 딱딱하게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단거리 선수들이 신는 신발은 지면에 발이 닿자마자 튕겨져 나올 정도로 단단한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진다고 하네요. 또 발의 앞부분만을 이용해 스피드를 내기 때문에 ‘징’이라 불리는 스터드는 앞부분에만 집중적으로 박혀 있고요.
베이징 올림픽 100m 경기에 신었던 신발을 앞에두고 사진을 기념촬영을 한 우사인 볼트. / 사진출처 : 푸마 공식 블로그.
우사인 볼트 선수가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100m, 200m 세계기록을 세울 때 신었던 신발은 일반인들이 신는 운동화 무게의 절반 수준인 204g(한짝의 무게)이었다고 합니다. 볼트의 경쟁자로 불리는 아사파 파월(자메이카)는 조금 더 가벼운 신발을 신는데요, 가벼울수록 무게 부담이 줄어 더 빨리 달릴 수 있다고 하네요. 가벼운 것이 좋다고 맨발로 달리는 것이 유리한 것은 아닌데요, 무게의 부담이 약간은 있지만 좀 더 빨리 달릴 수 있는 과학적인 날개들이 신발에 담겨 있답니다.
중장거리 선수들은 발의 피로를 줄이기 위해 뒷부분에 쿠션처리를 한 신발을 신는다고 합니다. 높이뛰기 선수들의 신발에는 ‘징’이라 불리는 스터드가 앞뒤에 다 박혀 있습니다. 힘껏 달리는 직선운동에서 바를 넘기 위해 수직운동으로 전환할 때 운동량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점프 직전 내딛는 발이 지면에 제대로 고정이 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포환이나 원반, 해머던지기 등 투척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의 신발은 짝짝이라고 하니 더 재미있는데요. 원운동을 하다가 직선운동으로 바꿔야하는 종목의 특성상 왼쪽과 오른쪽 신발의 밑바닥 모양이 다르다고 합니다. 원운동을 할때는 축이 되는 쪽의 발의 밑바닥은 회전할 때 저항을 줄의기 위해 무늬를 거의 넣지 않고, 원운동에 가속을 가하는 발의 신발 밑바닥은 접지력을 키우기 위해 요철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다고 하네요.
-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첨단 장비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처럼 큰 대회가 열릴 때마다 최첨단 장비들이 큰 화제가 되고는 합니다. 이번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역시 첨단 장비들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조직위원회는 각종 무인장비들은 물론 친환경장비들을 총동원했다고 밝혔는데요, 원활한 경기의 진행과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동원된 첨단 장비들을 살펴볼까 합니다.
멀리뛰기와 세단뛰기 경기장의 모래를 정리할 전동식 정리기(왼쪽)과 허들 운반용 전기차(오른쪽). / 자료출처 :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공식홈페이지(http://www.daegu2011.org)
멀리뛰기와 세단뛰기가 진행되는 경기장에는 선수들이 모래 위에 착지하면서 이곳저곳 패인 곳들이 생기는데, 전동식 정리기가 지나가면서 깔끔하게 정리해 주게 됩니다. 수작업으로 모래를 정리하려면 5분 이상 걸리지만 이 전동식 정리기는 단 30초면 모래판 정리를 끝낼 수 있다고 하네요. 또 완벽한 수평상태까지 만들어 기록을 판정하는 것도 더 정확해질 수 있다니 일거양득이네요. 창과 포환 등 투척경기에 사용되는 투척용구들도 진행요원들이 뛰어다니며 회수할 필요가 없고, 무선조종 전기자동차가 이 일을 맡아한다고 합니다. 신속한 경기 진행은 물론 안전사고도 예방할 수 있겠지요? 또 환경친화적이기도 하고요. 잔디에서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에게 최고의 경기여건을 제공하려면 잔디관리에도 신경을 쓸 수 밖에 없겠지요? 잔디관리 차량도 따로 준비되어 있는데요, 차량 후면의 노즐로 물과 필요한 약품을 뿌릴 수 있고, 축구장 크기의 메인필드에 살포하는 시간도 10분을 넘지 않는다고 하니 깔끔한 잔디관리, 기대해도 좋겠지요? 이 외에도 허들운반용 전기차(3대), 선수이동용 전기차(17대), 장대운반용 전기버스(2대) 등의 각종 첨단장비들이 대회운영을 돕기 위해 투입된다고 합니다.
- 금지약물? 꼼짝 마!
여느 국제대회와 마찬가지로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도핑테스트를 합니다. 도핑(doping)이란 선수가 운동경기에서 성적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약물을 사용하거나 특수한 이학적 처치를 하는 일을 말합니다. 검사는 상위입상자 또는 임의로 뽑은 선수의 소변을 채취해서 실시(2000년 시드니 올림픽 등에서는 혈액검사를 병행하기도 함)하는데, 금지된 약물인 안페타민, 에페드린, 코카인 등 흥분제, 마약 등 9개군의 수백 가지 약물과 유전자 도핑 등 불법적 방법의 사용도 모두 잡아낼 수 있다고 하네요. 극소량의(최대 ml당 0.5나노그램) 약물까지 검출할 수 있다고 하니 금지약물을 먹거나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한 선수들은 이 도핑테스트를 전혀 통과할 수 없다고 합니다. 물론 부상을 당한 선수들이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약물의 경우 이 도핑테스트에서 검출이 되더라도 그 책임을 면할 수 있는 몇몇약물들의 목록이 마련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 도핑테스트에서 불법적인 약물이 검출되면 도핑방지규정 위반으로, 스포츠정신에 반하는 행위를 한 선수에 대해서는 메달을 박탈하는 등의 후속조치가 취해집니다. 그 예로, 1988년 우리나라에서 열린 서울올림픽 당시 100m 우승자인 벤 존슨과 불가리아의 역도선수 등이 도핑테스트에 걸려 금메달을 박탈당하기도 했습니다. 불법적인 약물이나 이학적 처치에 대해 궁금한 친구들은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홈페이지(http://www.kada-ad.or.kr)를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더 찾아보아요. *
- Why? 스포츠 과학 : 조영선 글/이영호 만화 : 이 칼럼에서 다루지 못한 피로의 원인이 되는 젖산부터 과학적인 운동방법, 단거리 달리기 및 오래달리기, 멀리뛰기 등 각 종목 속에 숨은 과학까지 쉽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스포츠는 과학이다’를 이 한권의 책으로 느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