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푸른 가을하늘 아래 펼쳐진 구만산 야유회
부부동반으로 66명(남 48, 여18) 참석
한우 등심구이 먹으며 즐거운 시간 가져
2015년도 가을철 야유회가 10월 18일 경남 밀양시 구만산과 송덕비 공원에서 실시됐다. 이날 행사에는 여느 때보다 다소 많은 동기생 48명과 부인 18명 등 모두 66명이 참가, 높푸른 가을하늘 아래 흥겹고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특히 이날은 예년의 메뉴였던 소갈비에서 등심으로 바꾸어 모두의 입맛을 한껏 돋우었다.
이날 행사를 위해 김길제 고문은 대형버스 2대를, 조성재 회장은 기념타올 100장을, 정정돈 회원은 10만원을 찬조했다. 특히 행사준비를 위해 장수일, 박수원, 노성하 동기가 많은 수고를 했다.
○…일어나자 마자 일기예보를 챙겨보니 낮 최고 25℃ 안팎이어서 가을야유회를 하기는 더없이 좋은 날씨였다. 어쩌면 약간 더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할 정도였다.
오전 8시40분쯤 집결장소인 교대전철역부근 한양아파트앞에 이르니 벌써 20여명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약속시간인 9시쯤 되자 인원은 60명 가량이나 됐다. 오수명 총무는 “일부는 현장을 바로 온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곧바로 대기하고 있던 2대의 MSC버스에 올라타고서는 밀양 구만산으로 향했다. 가는 동안 잠깐 양산휴게소에 들러 볼일을 본 뒤 다시 출발, 목적지인 밀양으로 달려갔다. 중간에 언양에서 박준성 동기(울산거주)를 태웠다.
밀양 송덕비 공원에 도달한 것은 대략 10시25분쯤이었다. 여기에서 산행의 편의를 위해 버스는 등산로 초입에 있는 주차장까지 우리들을 태워줬다. 덕분에 다소의 불편을 덜 수 있었다.
여기서는 제1폭포까지만 갈 사람들과 그래도 제2폭포까지 가겠다는 사람들로 갈렸는데, 3분의 2가 넘는 사람들이 완주를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유는 등산로가 워낙 돌이 많은지라 위험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30분쯤 걸어 올라가니 먼저 온 7~8명의 사모님들이 제1폭포앞에서 쉬고 있었는데 가문 날씨탓으로 폭포수는 거의 보이지 않은 정도였다. 여기서 나무계단을 올라 길을 재촉하는데 얼마 안가서 10여명의 친구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물어보니 “여기서 쉬고 그만 내려 가겠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송유봉, 노성현, 우원호, 김정태, 김길제, 홍광희, 천두갑, 손천익 동기와 몇 명 사모님 등 10여명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 가던 길을 재촉했다. 지금 가면 언제나 오려는지, 라는 생각에 걱정이 앞섰으나 이들의 개의치 않고 가던 길을 재촉했다.
그러는 가운데 나머지 사람들은 더 이상 산행을 포기한 채 하나둘씩 하산길에 나서고 말았다. 나이를 먹으니 체력도 떨어졌지만, 무엇보다도 잘못해서 다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는 게 분명했다.
이들 중에는 언제나 빠짐없이 제1폭포까지 가서 사진을 찍어주는 정기용 동기와 등산이라면 누구보다도 날샌 김사권 동기도 끼어 있었다. 다리가 약간 안 좋은 강덕융 동기도 있었다.
여기에서 점심 회식장소인 송덕비공원까지는 약 40~50분 거리인데 중간쯤에서 아스팔트를 걷자니 한여름 날씨를 방불할 만큼 더운지라 온몸에 땀이 줄줄 흐를 정도였다. 박도형 동기를 비롯한 몇몇은 아예 반팔차림으로 걷기도 했다.
12시 20분쯤 간신히 송덕비공원에 다다르니 처음부터 산행을 포기한 친구들과 개인출발로 뒤늦게 도착한 친구들이 파고라에서 쉬고 있었는데 육병규·김성수·강영호 동기 등 4~5명이 벌써 소주와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안주라야 오이였지만 신나게 잡담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었다.
한참을 기다리다가 제1폭포까지 간 사람들 중 몇 명만 빼놓고 대부분 집결한 것이 확인되자 점심식사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이날의 메뉴는 종전까지 소갈비나 돼지고기수육이 아닌 한우등심이었다. 박수원 동기에게 물으니 1kg에 6만5천원씩이며, 모두 30kg을 준비했다는 것이었다. 이 정도라면 66명 전원이 실컷 먹어도 충분한 양이라고 했다. 우리들은 제1폭포까지 간 사람들이 돌아오려면 앞으로도 50~60분은 더 남았으니 그들의 것만 남겨놓고 먼저 먹자고 뜻을 모으고 오후 1시가 조금 지나자마자 식사시간에 들어갔다.
등심을 구운 불판(20개)과 가스렌지(20개)는 모두 새것이었는데 이날 행사를 위해 별도로 구입한 것이라고 했다. 한번 사놓으면 몇 년씩이나 쓸 수 있을 터이므로 이번 기회에 장만한 모양이었다.
노성하·박수원 동기가 나눠주는 고기박스를 열어보니 먹음직한 등심이 선홍색을 자랑하면 눈앞에 펼쳐졌다. 가스렌지에 불을 붙여 불판이 달구어지자마자 고기를 올려서 구워먹으니 과연 한우등심답게 입에 착착 들어붙을 정도였다.
더욱이 밥상에 제공된 파절임이 너무 맛있어서 어디서 가져온 것이냐고 물어보니 노성하 동기가 손을 베어가면 밤새도록 준비했다는 것이었다. 이 친구는 고기도 잘 절이더니 어쩐 일로 파절임까지 잘 만드는가 싶기도 했다.
이날 식탁에는 도시락과 국이 따로 제공됐는데, 전에는 현장에서 밥과 국을 취사해서 주던 것과는 다른 방식이었다. 하진만 고기를 많이 먹다보니 남기는 친구들도 꽤 많아 아쉽기도 했다.
한참을 먹고 있는데 오후 2시가 조금 넘었을 쯤에 제1폭포까지 갔던 친구들이 도착했다. 김길제, 홍광희, 김용기, 천두갑, 박영복, 김기성, 정정돈, 손천익, 장기현, 김병수 동기 등이었다. 식사 중이던 친구들은 이 나이에 거기까지 갔다 오는 걸 보니 보통 체력이 아니라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60여명의 친구들과 사모님들이 서로 어울려 환담하면서 맛있는 식사를 끝내니 오후 3시쯤 됐다. 우리들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언제나처럼 송덕비 앞에서 단체촬영을 하고는 기다리고 있던 귀가길의 버스에 올라 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