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답시和答詩란?
《갱재축賡載軸》이란 ‘권축卷軸’이 있다. 임금이 지은 시가詩歌에 신하들이 화답하여 쓰면 그 시詩를 모아 축軸(두루마리, 족자)으로 장정裝幀’ 해놓은 것을 말한다.
여기에서 ‘갱賡’은 ‘잇는다[續]’는 뜻이고 ‘재載’는 ‘완성한다[成]’는 의미로 ‘갱재賡載’는 서로의 노래를 주고받아 비로소 완성했음을 의미한다. 즉 ‘갱재시’는 타인이 지은 시의 운韻이나 의意를 파악하여 그 시의 뜻에 맞추어 화답한 시를 말한다.
갱재시는 《서경書經》〈우서虞書〉의 ‘익직益稷’서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있다. 고대의 순舜 임금과 신하인 고요皐陶가 서로 권면하며 주고받은 노래가 그 시원을 이룬다. 조선시대에는 정조가 신하들과 갱재시를 짓고 다수의 《갱재축》을 장정裝幀한 것으로 나타난다. 정조 20년(1796)에는 그동안의 〈갱재축〉을 《갱재축》으로 반포하였는데 그 서목(書目)이 48권이나 될 정도로 방대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일부 인용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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歲慕에 붓을 세우다 - 梅軒 윤봉길 의사의〈춘설심한春雪甚寒〉 (춘설에 몹시 추워서)의 화답시)
새벽 찬 봄기운에 깨어나는 여명
아직도 동면인가 고목도 꽃을 내는데
세모에 붓을 세우니 홍안이 분분하도다
冬至가 지났으니 이 땅에 봄은 온다
조국은 꽃샘추위 임산부는 산통 중
기다리고 있습니다 呱呱의 그 울음소리
국토는 남북으로 국론은 좌와 우로
풍랑 속 일엽편주 어디로 가야 하는가
이대로는 안 됩니다 백 년을 내다봅시다
침묵하는 자 수수방관하는 자는 부역자요 부역자의 후손들인가
풍랑 속 대한민국 어디로 가야 하는가
설원에 붓을 세우니 梅軒이 현현하였도다.
(2025년, 乙巳年 세밑 정문골 토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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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印黙 김 형 식 시인, 문학평론가, 전남 고흥, 필명 인묵印默, 전남대농경제학과(졸), 무불선학대학원 석사 과정 수료, 재가불자(성철스님 몽중상좌) 현 대문학 창작입문강좌이수(1969). 《불교문학》 (2015)시부문 등단(〈그림자 둥지〉 외 4편), 《한강문학》(2020) 평론부문 등단(시성詩聖 한하운의 시詩 〈어머니〉에 대한 소고), 대표 작:〈그림자의 둥지〉, 〈무엇을 쓸고 있는가〉, 〈봄비〉, 〈반갑다, 초승달〉, 〈애호박〉 외, 시 집:《그림자 하늘을 품다》, 《오계의 대화》, 《광화문 솟대》, 《글,그 씨앗의 노래》, 《인두 금의 소리》, 《성탄절에 108배》, 《침묵이 입을 열다》 외, 수상:한국청소년문학대상, 한국창 작문학대상, 시가흐르는 서울 제2회 문학대상 등, 고흥문학회 초대회장, 詩聖한하운문학회 자문위원장, 《보리피리》 편집주간, 한국문인 협회 개선위원, 국제PEN한국본부 회원, 매헌 윤봉길사업회 지도위원, 불교아동문학회 부회 장, 한강문학 편집위원, 시가흐르는 서울 문학 상선정위원장, 창작문학 문학상심사위원, 사) 대한민국문학메카본부 회원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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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雪甚寒춘설심한 (춘설에 몹시 추워서) 梅軒 윤 봉 길
酷冷侵肥臘沍添 혹랭침비랍호첨 好生天理是何嚴 호생천리시하엄 堅氷己作琉璃界 견빙기작유리계 積雪洽如水晶鹽 적설흡여수정염 老嫌寒氣封門戸 노혐한기봉문호 我厭孤唫退筆尖 아염고금퇴필첨 未解春陰雖慄烈 피해춘음수율열 固持本色叟蒼髥 고지본색수창염
살을 에는 혹한에 섣달 추위가 더하니 천리는 호생이라더니 왜 이리 매서운고 견고한 얼음은 이미 유리 세계 만들고 쌓인 눈은 흡사 수정 소금처럼 보이네 노인들은 찬 기운을 싫어해 문을 닫는데 나는 혼자 읊는 게 싫어서 붓대를 치웠네 봄의 음기 아직 풀리지 않아 추위 매서워도 소나무는 본래 색을 굳건히 지키누나.
| ▲ 매헌梅軒 윤봉길尹奉吉 의사 (효창원 의열사에 모신 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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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헌梅軒 윤봉길尹奉吉
윤봉길(1908. 6. 21 ~ 1932. 12. 19) 의사는 충청남도 예산에서 아버지 윤황尹璜과 어머니 김원상金元祥 사이에서 태어났다. 본관은 파평坡平, 호는 매헌梅軒이다. 10세 되던 해인 1918년 덕산德山보통학교에 입학하였으나 1919년에 3·1 운동이 일어나자 민족정신의 영향으로 식민지 교육을 거부하고 자퇴한다. 동생 윤성의尹聖儀와 함께 한학을 공부하였고, 1921년부터는 〈오치서숙烏峙書塾〉에서 사서삼경四書三經 등 한문학을 계속한다. 한문학 공부를 마치고, 1926년부터는 농민계몽, 독서회운동, 문학가로 농촌사회운동을 펼쳐나간다.
시문집으로 《한시집漢詩集》, 《임추》, 《명추》, 《옥타》가 있다. 《한시집》은 칠언율시 202수, 칠언절구 5수 등 210수의 한시와 산문 4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임추》에 칠언율시 43수, 오언율시 13수로 56수의 시가 실려 있다. 《명추》에 칠언율시 16수, 육언율시 1수 등 20수가 실려 있다.
-. 시 〈춘설심한春雪甚寒〉(춘설에 몹시 추워서)는 《명주》에 실려있다.
-. 1930년 3월 6일 윤봉길 의사 출사표 〈장부출가생불환丈夫出家 生不還〉(사내대장부 집을 떠나노니, 살아서 돌아오지는 않겠노라)
-. 일제강점기인 1932년 4월 29일, 일왕의 생일날 행사장에 폭탄을 던져 일본 상하이파견군 대장 등을 즉사시키는 거사를 치르고 현장에서 체포
-. 동년 12월 19일 아침 7시 27분경 일본 이시카와현[石川県] 가니자와[金澤] 교외 미츠코지산[三小牛山] 육군 작업장에서 십자가 형틀에 묶인 채 양미간 인당印堂에 정사수가 쏜 1발 총알을 맞고 절명絕命, 향년 24년 6개월, 날수로는 8천 948일, 순국(5초 침묵), 직후 일본군이 시신을 이시카와현 가나자와 〈노다야마 전몰자 묘원(野田山 戦没者 墓苑〉 인근의 공동묘지 내 통로에 평장으로 암매장
-. 1946년 김구 선생의 주선으로 효창공원 삼의사 묘역에 조국광복을 위해 몸 바친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의사 안장.
묘 왼편에는 중국 뤼순감옥에서 순국한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찾으면 안장하고자 마련한 빈 무덤이 있다.
동지부冬至賦
기봉岐峰 백광홍白光弘 선생의 〈동지부〉 화답시
印黙 김 형 식
뵙고 싶습니다
기봉岐峰 백광홍白光弘 선생님
주역周易의 바다에 낚시 던져 놓고
군왕君王과 서경書經을 논하고 계신 선생님을 떠 올려 봅니다
사마천이 역사를 서술 할 때
그 옆에 書経과 시경詩經을 들고 서 계신
어른의 모습 그리며 경의를 표합니다
어느 성왕聖王인들 감탄하지 않고
총애 하지 않았겠습니까
동지부冬至賦,
천기天氣 풀어 손에 쥔 장원
보리뿌리 기침起寝하는 冬至,
양陽의 기운 十方世界로 뻗어 가는데
어찌 그리 35세 젊은 나이로 가셨습니까
스승 일재一齋 이항李恒 선생은 “대우大祐(기봉의 자)는 재주와 덕이 그 짝을 보기 드물었는데 능히 그 뜻을 크게 펴지 못하고 갔으니 애석 하구나” 하고 애통 해 하였으나
이제 보니 선생님은 8백년을 살다 간 팽조彭祖 보다 더 오래 살고 계십니다
일찍이 유이劉履(1317~1379)가 《풍아익風雅翼》을 편찬한 것은 선생과의 인연을 예견하고 있음이어라
동지부 날개 달고 비상하는 봉황새
벽오동 나무가
아니면 깃들지 않고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 않고
예천의 샘물이 아니면
마시지 않는 선생님의 그 자태
님은 임금께
“요순을 공경히 본 받으소서
한 마음 잡아 지킴 유념하셔서
높은 덕 밝히심에 힘 쏟으소서”하며 직언을 아끼지 않으셨다
요즘 세상 이 땅에 기봉岐峰 어른 같은, 가신 없음을 슬퍼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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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부冬至賦
기봉岐峰 백광홍白光弘
하늘 땅 아래 위서 자리 정해
음양이 오가면서 풀무질 하네
소멸함이 있으면 다시 자라고
또한 이미 깎여도 되살아나네
네 계절의 운행이 다 하여가니
다만 홀로 동지 때에 느낌이 인다
뭇 음陰이 이때에 지극 하다가
한 양陽이 시작될 조짐 있었지
율력律歴은 황종黄鍾의 절기 응하고
별자리는 두병의 견자이라네
태양은 남두에서 운행 다하고
달은 흑도에서 다스림을 곧게 한다
여섯 구멍 가관에서 재가 날리고
볕이 한 줄 나란히 도수 더하네
현명의 위엄 점차 느슨해지고
얼음 신령 비로소 일 넘겨주네
하늘 마음 인을 펴는 실마리되고
땅의 굴대 조금씩 기운이 솟네
일원기운 움직임은 고요하건만
많은 싹의 생기가 모여드누나
운초는 싹이 트고 여초 움 돋아
온갖 초목 앞서서 절기를 맞네
버들가지 움터나고 매화 벙글어
모두 새롬 나아가 옛것 바꾼다
천둥소리 한 밤 중에 환구 울리고
운화의 갖은 악기 연주 하누나
옥패소리 자황전서 조회를 하니
군도가 더욱 유장해짐을 하례하누나
동지는 한 해 역수 으뜸이 되니
삼백 예순 날 한해의 시작이 된다
아! 하늘 땅이 엇갈려 태괘泰卦가 되매
음양은 서로서로 오르내린다
음은 하지에서 처음 싹트나
시월의 얼음에는 거세차지네
아래 위 모두 서로 굳게 닫히매
양의 기운 거의 다 시들어 졌네
하지만 종자 씨 마저 먹지는 않아
하루 밤에 한 줄기 조짐 있었지
식은 화로 남은 불씨 입김 불어서
음의 틈새 엎드렸던 기운 일어나
2월 들자 점차 양기 감돌고
3월 지나 온화한 봄 날씨 온다
운초는 돋아나 부쩍 자라고
자옥하니 원기가 펄쳐지도다.
모든 양이 나탓났다 흩어짐이니
원래 그 출발이 이로 부터라
위대하다 하늘 마음 심원하여서
굳건히 운행하여 그침이 없네
소장에도 운수 있음 느껴 알아서
의리의 끝없음을 깨달으리라
인간만이 하늘 굳셈 땅의 순흥함 갖췄으니
본성 중에 건원과 합하는도다
아! 사물에 얽매여 가리워지면
어지러이 사라짐에 이르잖음 드무나니
궁음이 마음 하늘 꽉 막아 버려
욕심 물결 못물을 꽁꽁 얼게 해
하지만 텅 비어 깨끗한 본성
그래도 한 실마리 남아 있어서
밤 기운을 타고서 싹을 잘 틔워
우물 드는 아일 보고 슬퍼 하였네
이것이 마음의 冬至이거니
어찌 몸을 돌이켜 삼가잖으리
진실로 이로 인해 잘 보존하면
어이해 우산이 헐벗으리오?
마침내 활짝 펼쳐 사방 이르면
천하에 앞장 되고 남음 있으리
한 이치에 접촉하여 잘 기른다면
나라에도 또한 징험할 수 있으리
세상 도리 지극히 비색함 만나
어리석음 빠지고 어둠에 묻혀
어지러이 음한 무리 일을 꾸미니
북풍의 싸늘함이 안타깝구나
이 때에 어떤 사람 벌떡 일어나
바른 기운 옳은 도리 품부稟賦 받아서
열흘 추위 하루 볕을 들게 하여서
양기를 회복하길 바라는 도다
나라 운명 환히 밝게 이르게 하고
음기가 재앙 부림 끊어야 하리
이야말로 군자 무리 나아갈 바니
진실로 양이 돋는 한 시작이라
참으로 하늘 사람 한 이치이니
어찌 이것저것 살피잖으리
때문에 선왕은 시작을 삼가
언제나 동지날엔 관문을 닫네
때를 따라 공경하여 일 처리하면
한 해 공은 이룸이 틀림없으리
원퀀대 성상께선 원기 채득해
종일 애를 쓰시고 저녁에도 삼가소서
《주역》에서 나고 듦을 곰곰 살피고
〈제전〉을 공경히 본 받으소서
한 마음을 잡아 지킴 유념하셔서
높은 덕 밝히심에 힘 쏟으소서
미천한 신 또한 좋을 때 맞아
양덕의 밝고 환함 기뻐하리라
좋구나, 이 좋은 날 경사 올리며
강구의 상서로움 송축하노라.
-〈동지부〉 全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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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부冬至賦〉 : 기봉岐峰 백광홍白光弘은 가정 임자년(명종 17년, 1552) 과거에 급제하고 그해 11월에 임금께서 영남과 호남의 문신들에게 성균관에서 재주를 겨루게 하였는데 공은 이 〈동지부冬至賦〉로 장원. 이는 《기봉집》 제1권에 수록 함. 상으로 임금께서는 《풍아익》 선시 10권을 하사.
*《풍아익風雅翼》 : 이 책의 편저자 유이劉履(1317~1379)는 주자朱子를 숭배하는 학자로 주자의 뜻에 따라 《문선》에 수록된 시에서 212편, 도연명陶淵明의 시집을 비롯한 여타 서적에서 34수, 도합 246편의 시를 8권으로 편집하여 《선시보주》라 하였다. 요순堯舜 이래 진晉 대에 이르는 옛 가요 42수를 뽑아 2권의 《선시보유》를 엮었다. 이어서 당송唐宋 시대 시인 13명의 시 132수를 뽑아서 《선시속편》 5권을 엮었다. 이 세 책에는 기존의 주석을 참고하고 부족한 부분은 자신의 의견으로 주석을 달고 이를 보주補注라 하였는데, 주석의 체제는 주자가 시경의 집전을 편찬한 방식을 따랐다. 조선시기 중요한 詩学 교과서.
*《주역周易》 : 단순히 ‘역易’ 이라고도 한다. 이 책은 점복占卜을 위한 원전原典이다. 동시에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흉운凶運을 물리치고 길운吉運을 잡느냐 하는 처세상의 지혜이며 나아가서는 우주론적 철학이기도 하다. 주역周易이란 글자 그대로 ‘주周나라의 역易’이란 말이며, 주역이 나오기 전에도 하夏나라 때의 《연산역連山易》, 상商나라의 《귀장역帰蔵易》이라는 역서가 있었다고 한다. 역易이란 말은 ‘변역變域’ 즉 ‘바뀐다’, ‘변한다’는 뜻이며 천지만물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현상의 원리를 설명하고 풀이한 것.
*《서경書經》 : 대체로 보아 《서경》은 군왕과 대신 사이의 대화, 군왕에 대한 대신의 건의, 백성에 대한 군왕의 통고, 전쟁에 임하는 군왕의 맹서, 군왕이 신하에게 특권과 책임을 부과하는 명령 등 다섯 종류의 문건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마천은 《사기》에서 중국 고대사를 서술할 때 《서경》과 《시경》에서 자료를 많이 취하였다.
*《시경詩經》 : 춘추 시대의 민요를 중심으로 하여 모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 된 시집.
-.참고문헌 : 《국역,기봉집岐峰集》(白光弘 著, 鄭 珉 譯, 86~92쪽)
-.岐峰 白光弘의 詩文学 研究〉(敍光 張喜九 박사 학위논문, 1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