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로봇을 화성에 보내고, 의료기술의 발전에서도 최첨단을 걷는 미국. 하지만, 조금 들여다 보면 미국은 재미 있는 나라입니다. MD의
권력이 누구보다 쎄다 하지만, 대체의학분야에서도 최첨단을 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연요법 의사 (ND)를 교육하는 대학이 새로 생기고,
카이로프락터 (DC)의 위상은 갈수록 높아져 가며, 주류의학에 거의 흡수되 버린 듯한 정형의학 (DO)을 가르치는 대학이 주 정부의 지원으로
생기기도 합니다. 그렇게 따지면, 미국은 이미 일원화나 이원화가 아니라 면허 다원화 나라에 해당합니다. 19세기 말 생의학과 동종요법이 서로
영역 다툼을 할 때, 정형의학 (osteopathy)은 공공의 적이었습니다. 기독교적 세계관에 기반하여 Andrew Taylor Still에
의해 '약물 없는 치료를' 기치로 제창된 이 의학은 주류의학계와 꾸준히 반목하다, 어느샌가 협조의 길에 접어 들고, 급기야 1960년대
캘리포니아에서는 MD와 면허 통합을 이루게 됩니다. 미국민의 삶에 조용히 스며들게 된 DO. 우리가 어릴 때 보았던, 의학드라마, 천재소년
두기도 DO 이며, 해리슨포드 주연 영화로 세계적 인기를 끌었던 '도망자'의 소재가 되었던 사건의 주인공도 DO입니다. 주류의학의 모델을 어느
정도 수용했지만, 여전히 정체성을 유지하려 하고 있는 DO의 모습과 집단 내에 꾸준히 이어져 왔던 갈등, 60년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는
가능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가능하지 않았던 면허 통합, 전문의 수련을 거쳐 MD와 같은 치료와 시술을 똑같이 행할 수 있지만, 여전히 DO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는, 이 숨겨진 의사 집단의 모습을 통해, 한의학의 미래와 발전 과정을 조망해 보는 자리를 가졌으면 합니다.
첫댓글 추나학회 사무국장님 참석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