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사회사업의 이상을 꿈꾸며 함께 할 실습생들을 뽑고자 했습니다.
사례관리 잘 해보고자 하는 학생들과 함께 여름을 뜻깊게 보내고 싶었습니다. 특별히 정 씨 어르신의 단기욕구를 사례관리로 돕고자 했습니다. 정 씨 어르신은 자신이 살아온 굴곡진 칠십 평생을 글로 정리해보길 원하셨습니다.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과정 속에서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길 원하셨습니다. 자서전 쓰기를 통해 어르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남은 생애도 자기 삶을 사실 수 있게 돕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자서전 쓰기를 통해 어르신의 둘레사람 관계가 더 풍성해지도록 돕고자 했습니다.
이 일을 위해 실습생을 선발하고자 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은 실습생 선발 전 과정에 정 씨 어르신이 주체로 참여하는 것이었습니다. 자서전 만드는 일은 정 씨 어르신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르신에게 실습의 목적을 설명해 드렸고 어르신의 욕구를 중심으로 실습이 진행됨을 잘 설명드렸습니다. 그리고 어르신이 한 달동안 만날 실습생들을 뽑기 위해 면접 때 함께 해주실 것을 부탁드렸습니다. 정 씨 어르신이 주체가 되어 면접 날짜와 시간, 장소를 정했습니다. 저는 실습 신청한 학생들을 정 씨 어르신이 정한 시간과 장소에 맞게 올 수 있도록 주선했습니다.
면접 질문에 대해서도 의논드렸습니다. 저는 사회사업가다움과 관련하여 질문하기로 했습니다. 어르신은 자라온 배경과 인성에 대해 질문하기로 했습니다. 어르신은 무엇보다 자신과 잘 맞는지를 확인하고자 했습니다.
2016년 5월 25일(15시~19시)과 27일(15시~18시)에 면접이 진행되었습니다. 면접 때 지원자들 각각의 지원사를 들으며 개인의 생각과 사회사업 이상 따위를 들었습니다. 한 분 한 분의 생각과 말이 귀했습니다. 마음에 담겼습니다.
정 씨 어르신은 지원자들의 삶에 대해 질문을 하시고 이야기를 나누시며 지지와 칭찬을 해주셨습니다. 때론 지원자들의 삶에 도움이 될 교훈을 말씀해주시기도 했습니다. 함께 면접에 참여한 저 역시 정 씨 어르신이 지원자들을 대하시는 태도를 보며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후대가 정말 잘 되길 바라는 강한 중심을 느꼈습니다. 실제 정 씨 어르신은 지원자 개개인이 성장해야할 부분을 발견하셨고 이에 맞는 책을 추천해주셨습니다. 정 씨 어르신은 그 동안 많은 일을 겪으셨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왔기 때문에 사람의 마음을 잘 읽어주시는 강점이 있으셨습니다. 이런 강점에 지원자들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책을 추천해주시는 듯 했습니다.
정 씨 어르신은 자신이 한 달 동안 만날 실습생을 선발해야하기 때문에 면접 과정에 열정적으로 임하셨습니다. 자신과 잘 소통할 수 있을 만한 실습생을 뽑길 원하셨습니다.
총 6명의 지원자 중 2명을 뽑기로 했으나 정 씨 어르신은 그 동안 삶의 경험을 토대로 3명의 인원으로 만나는 것이 균형있겠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저 역시 무리가 없었기에 3명을 뽑기로 했습니다. 3명이 선발되었고 3명이 탈락했습니다. 탈락한 분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실습면접을 위해 아침일찍부터 오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탈락한 지원자에 대해 김세진 선생님의 제안으로 타 기관 추천을 하기도 했습니다. 더 좋은 곳에서 더 의미있는 활동을 하시길 기원합니다. 선발된 3명의 실습생들에 대해서는 사회사업가다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습일정에 최선을 다해 임해주실 것을 당부드렸습니다.
예전 사례관리 실습을 진행할 때 실습생 선발은 제 몫이었습니다. 그렇게 선발된 실습생과 당사자의 만남을 주선했고, 각 당사자의 욕구에 따라 사례관리로 돕도록 했습니다. 실습생이 당사자와 잘 맞는지에 대해서는 주로 제가 판단을 했습니다. 당사자가 실습생을 선발할 수 있는 기회는 없었습니다. 당사자의 일인데 제가 대신 해왔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실습은 시작부터 다릅니다. 당사자의 일이니 처음부터 당사자가 하게끔 주선했습니다. 정 씨 어르신 자서전 쓰기에 주인공인 정 씨 어르신이 실습생 선발의 주체가 되셨습니다. 정 씨 어르신은 자신의 일을 가장 잘 도울만한 실습생을 선발했습니다. 전공지식이 많고 적음, 인성이 좋고 나쁨이 기준이 아닌 오로지 정 씨 어르신의 일을 잘 도울만한 분이 기준이었습니다. 정 씨 어르신이 직접 뽑은 실습생이었기에 기존처럼 실습생과 어르신이 서로 잘 맞을지 노심초사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정말 평안했습니다. 자신의 일에 적극적으로 임하시는 정 씨 어르신의 모습에 감동했습니다. 어르신 삶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선발된 3명의 2016년 여름방학 실습생분들의 지원사 중 마음에 남았던 내용 일부를 발췌, 기록 해봅니다.
1. 김정현(숭실대학교/서울)
그 누구보다 당사자들이 행복할 환경을 같이 만드는 사회사업가가 되고 싶습니다.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50년 후에 돌아봐도 후회하지 않는 청년 시절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어르신의 인생을 통해서 저의 지난 인생을 돌이켜보고 후회하지 않는 삶을 계획하고 싶습니다. 인생지사 새옹지마라고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세상이고 언제 고난과 행복이 찾아올지 모릅니다. 그 변화 속에서 올바른 길을 꾸준히 가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르신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속에서 많은 배움을 얻고 저만의 길을 찾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 박동경(나사렛대학교/천안)
잘 해내기 위해서는 열정도 있어야하고 책임감도 있어야 하기에 누구보다 가득한 열정과 맡겨진 일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이번 활동을 하면서 어르신의 인생 이야기를 담는데 있어 감히 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또한 어르신께서 살아오신 70년의 경험과 어디서도 얻을 수 없는 삶의 지혜를 가득 배워가고 싶습니다.
또한 저는 이번 활동을 매 순간 감사하며 임할 것입니다. 이렇게 어르신의 자서전을 내는 사업을 제가 어디서 경험할 수 있을까요? 정말 귀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미래의 사회복지사를 꿈꾸는 학생으로서 나중에 사회복지사가 된 후 이 실습을 떠올렸을 때 '아 정말 열심히 했지, 정말 즐거웠고 행복했지.'라고 기억할 수 있도록 이 활동에 임하겠습니다.
3. 고지원(한국교통대학교/청주)
자신의 강점 중에서...
'아무도 신뢰를 하지 않는 자는 누구의 신뢰도 받지 못한다.'라는 말처럼 작은 약속에도 믿음과 약속, 신뢰를 중요시 합니다. 내가 먼저 동일한 모습을 약속을 지켜 행한다면 다른 이들도 결국 저에게 믿음을 보이고 신뢰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 간의 신뢰를 쌓아가는 것 중 하나는 약속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입으로만 외치는 것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정 씨 어르신과 함께 할 실습생들을 축복합니다.
3명 실습생의 열정으로 뜨거워질 올 여름을 기대합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5.31 22:09
첫댓글 "하지만 이번 실습은 시작부터 다릅니다. 당사자의 일이니 처음부터 당사자가 하게끔 주선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놀라운 일입니다. 응원합니다!
글자크기 수정과 사진첨부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