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4년에 나와 처음 만난 울림불교 학생회 4기생중에
공주시청에 근무하는 제자가 어제 전화를 하여
'스님 아이들 법회가 토요일 몇시인가요' 묻습니다
그러더니 아이들 법회시간에 맞추어
피자를 사가지고 후배들 격려차 다녀갔기에
울림 불교학생회 자랑을 좀 하느라 글을 씁니다
제자는 두명의 아들을 두고 모두 원효유치원을 나와서
지금은 고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데
두 아들이 공부도 잘하거니와 성실하기까지 하고
부인도 역시 열심히 사회생활을 하는 집 가장입니다
오늘은 마침 남녀 법우들이 많이 나왔기에
성품이 강하고 싸우기 좋아하는 섬서성에서
관세음보살이 아릿다운 여인의 몸으로 나투어 살아가는데
청혼을 하는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주고자
처음에는 반야심경을 외게하고 다음엔 금강경을
그다음에는 법화경을 외우게 하여 마지막 한사람이
그 시험을 통과합니다
그런데 초례를 치르는 날 밤에
신부가 갑자기 까닭없이 죽어버리니
신랑은 아내의 손목도 한번 잡아보지 못하고
부인의 장례를 치르는 상주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렇게 무덤을 쓴 어느날 스님이 한분 나타나서
이 괴이한 일에는 무언가 까닭이 있을것인즉
무덤을 파보라 하는 말을 하니
마을 사람들이 모여 무덤을 파자
신체는 보이지 않고 금쇄골만 하나 남아있습니다
이에 스님은
관세음보살이 섬서성의 강강한 성품을 제도하고자
여인의 몸으로 나투어 교화를 하시고 금쇄골을 나투셨다
라고 게송을 읊고 사라집니다
정말로 보기드문 여인이 섬서성에 나타난 뒤로
강한 성품의 사람들 마음이 부드러워졌으며
젊은이들은 오직 배필을 구하고자 하는 일심으로
부처님 여러 경전을 불철주야로 외게 한 까닭에
저절로 섬서성 사람들 마음이 유화선순하게 되었으니
스님의 말이 틀린 말이 아닙니다
그후로 배필로 정해졌던 신랑은
인생의 무상을 절감하고 출가하여 수행을 한다는 이야기와
금강산의 회정대사와 몰골옹및 해명방과
보덕각시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러면서 다음주 법회는 귀가일이니
다다음주 법회에는 반야심경 270자를 외워오기로 하자
만약 외우는 법우가 있으면
적당한 상품권을 하나씩 나누어 주겠다 하니
다들 한번 도전해보겠다 약속하였습니다
워낙 머리가 비상한 아이들인지라
섬서성의 관세음보살님 인연설화처럼
우리 법우들이 반야심경을 한편 외우면서
반야바라밀의 공부로 오온개공의 도리를 깨달으면
상품권도 부족하다 할만큼 큰 공부가 될것입니다
이어서 말하기를 여러분들이 중학교에서는
너나없이 1.2등 하던 법우들이 고등학교에 오게되니
저절로 1등부터 30등까지 나뉘어 지게 되고
그러다 보면 좌절하고 실망하며 포기하는 경우도 없지 않은데
오늘 그런 법우들을 위하여 이야기 하나 들려주마
하고는 부처님의 제자중에 형조차도 포기할만큼
둔근이었던 주리반특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출가 공부에는 도무지 머리가 돌아가지를 않아
같이 출가한 형으로부터 집으로 가라 내쳐진 주리반특은
도량의 입구에 앉아 하염없이 울고만 있습니다
밖에 가셨다 돌아오신 부처님은 주리반특의 사정을 아시고
손을 잡고 도량안으로 인도하신 후에 걸레와 비를 주며
닦을때는 닦는데만 정신을 집중하여 닦고 있음을 외게하고
쓸때는 쓰는것에 정신을 집중하여 쓸고있음을 외게 합니다
물론 처음에는 그것조차도 외기가 쉽지 않았지만
부처님의 관심과 도반들의 배려로 점점 더 익숙해지더니
어느 한순간 둔근의 꺼풀이 벗겨지면서 지혜인의 본모습이 드러나
부처님의 사랑받는 제자가 된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지금까지 일학년을 지나도록 혹시라도 성적이 낮았다면
그것은 다 잊어버리고 지금부터 오직 무슨 공부를 하든
집중을 하여 공부를 하다보면 저절로 산란심이 가라앉고
하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되는 공부가 가능하게 될터이니
뒤쳐진 공부를 회복하는데는 오직 눈으로 보고
입으로 소리내고 귀로 자기 소리를 들으며 손으로 적고
마음으로 집중하면 그것이 공부의 방법이라 일러주었습니다
주리반특은 그뒤로 비구니처소에서 한달에 한번 있는 법문에 가서
비구니스님들의 요란한 박수를 받을만큼 훌륭한 법문을 하였으며
부처님이 왕으로부터 공양청을 받으시자 발우를 들고 따랐지만
궁지기로부터 바보가 어디를 들어가느냐 거절당하자
궁안에서 부처님이 공양하실 시간에 맞추어 두팔을 쑥 뻗어서
부처님 앞에 발우를 챙겨드리니 왕은 이 팔이 누구 팔인지 확인하고
주리반특을 안으로 모셔와 승가의 스승에 대한 예로 공경하는 모습을
법우들에게 들려주며 너희들이 성적이 삼십등위로 나뉜다 하여
사람이 삼십가지의 차등이 있는 것이 아니니만큼
오늘 이후로는 주리반특처럼 열심히 공부하여
모두가 1등이 되게 하자 격려하였습니다
내용중에 주리반특은 부처님께 발우를 전해드리고
아란야(정사:절)로 돌아와 있는데 왕으로부터 사람이 와서
주리반특을 모셔오라 하였다 하며
스님들 여러분이 계신데 가서 주리반특을 찾으니
수백명의 스님들이 내가 주리반특이요 하고 손을 듭니다
그래서 빈손으로 궁에 돌아가니 부처님은 웃으시며
수백명 대중 가운데 잘살피다가 제일 먼저 손을 드는 스님이
주리반특이니 그분을 모시고 오면 됩니다 라는 말씀을 듣고
결국에는 임무를 완수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주리반특은 어리석음으로부터 해탈하고보니
과거에 부처님께 들으면서도 이해가 안되고 잘 몰랐던 구절들이
저절로 깨쳐지게 되어서 이후로 하는 법문은 자기 법문을 하여도
부처님이 하셨던 법문을 들은 것이 주리반특의 입을 통해
재방송되듯이 하였다 할만큼 모르고 들었던 것조차도
깨치고 나면 그 사람의 살림살이 밑천이 되는 것입니다
4기 선배의 격려하는 말을 듣고 준비해온 간식을 먹으며
더욱 힘을 내서 열심히 공부하는 울림인이 되기를 약속하였고
천수천안을 가진 관세음보살께 눈먼 아들을 둔 희명이
도천수대비가를 부르며 아들의 눈뜨기를 희구하였다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인연설화를 들려주고
아이들에게 역사 공부도 함께 해나가자 다짐하였습니다
*원효사 천천클럽에서는 필리핀 태풍 피해 복구를 위한
구호성금 모금에 100만원을 아름다운 동행에 기증할 예정입니다
혹 다른 의견이 있으신 회원들은 의견을 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 모두가 부처님 덕분입니다 나무석가모니불 ()()()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