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공공연하게 선포되어지는 즉 정상적이고도 경직된 분위기의 채널을 통하여 전해지는 것보다 때로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은밀하게 진행되어져 오거나 은밀하게 보관되어 온 자료에 의해서 진실이 밝혀지는 경우가 흔하다. 또 그것들에 비중을 두는 편이 맞다. 특히 그들이 역사적 현장에서 신뢰할만한 위치에 있는 직위의 인물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이번에 받아든 귀한 자료집은 '조선말 사대부 27인의 편지'글이란 점과 충분히 신뢰하고도 남을 사실적인 고증자료라고 할 수 있디 특별히 이 글이 서간문형식의 편지글이라는 점에서 그 고증의 확실성에 비중을 둘만한하다고 본다.
이 도서는 안필형선생과 안재식 선생이 증조부로부터 선찬에게로 그리고 일찍 돌아가신 선친을 대신하여 어머니로부터 유산으로 물려받은 자료를 이번에 책자로 편집되어 출간을 하였다는 점에서 안재식 선생님께는 그 무엇보다도 역사적이고도 감동적인 자료집이 아닐 수 없다. 이 귀한 도서를 부족한 필자에게까지 보내와 주셔서 역시 귀한 자료로 보관하면서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재점검하며 학습하는데 큰 도움이 될 듯하다.
그 무엇보다도 서간문 형식의 문학으로 전해져 내려왔다는 점에서 그 어느 장르보다도 사실적이라고 할 수 있으며 동시에 진실된 시대의 현상을 담아 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자료집은 단번에 읽을 수 있기 보다는 보관하면서 장구적으로 역시적 생생정보로 활용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이 도서는 원문을 소개하고, 그 원문을 순수 한글로 번역함과 동시에 해제를 통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충분한 이해를 돕고 있어서 좋다. 이 편지글의 특징은 사적이면서도 조선 시대의 일상적 문화로부터 사생활에서 전이되는 다양한 주제들이 소개되어서 참으로 유익한 정보가 되고 있다. 아래의 편지를 통하여 그 예로 삼고자 한다.
"번역 - 준풍 따뜻한 봄기운이 한창인데, 요사이 정사를 보는 안부가 좋으신지요? 그리운 마음 간절하고 또 축원을 드립니다. 저의 부모님은 그럭저럭 별 탈 없이 지내고 계신 것이 사적으로 다행입니다. 다름 아니라. 이번에 드리는 태록을 보면 아실 것입니다. 이 가서에는 특별히 그는 행실을 삼가고 꾸밈이 없어 고향에서 지내는 예절이 절로 이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조카의 잡기와 채장을 소급하여 이 사람에게 장출하는 것을 용인하는 건 이치상 마땅치 않습니다. 이는 반드시 죄상이 잘못 전해져 염탐에 걸려든 것으로 개탄스럽습니다. 그러하니 편지가 도착하는 날, 곧바로 엄하게 실상을 조사하여 주십시오. 이른바 관에서 잘못 소입되는 것을 하나하나 신곡에다 추급한 뒤에 다시 침어하는 상황이 많아진다면 어찌 되겠습니까? 만약 대수롭게 여길 일이 아니라면 어찌 이렇게까지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까? 나머지는 이만 줄이고 편지를 드립니다." - 경진년(1880년1월28일 기하 민영환은 두 번 절합니다.
"해제 - 경진년 당시 민영환이 규장각대교를 지낼 때, 충주영장 안정구에게 보낸 편지이다. 어떠한 사람이 자신의 조카가 내지 못한 빚이나 세금을 떠안게 되자, 이를 부당하게 여긴 민영환이 추신을 통해 이는 잘못된 것임을 피력하면서, 바로 잡아주기를 부탁하였다."
이와 같이 조선말기 당시의 정치인으로서 주요직을 두루 겸비한 이들의 사생활적 그리고 주변 문화적 실태를 편지글에 실었다는 점이 바로 우리가 역사를 통해서 배우지 못했던 실제적인 현상들을 정보로 알려준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있다고 충분히 평가된다. 필자 역시 조선시대의 의정활동을 해 오셨던 이준경 대감의 자료를 서너 편 가지고 있어 남다르게 관심이 높다. 필자도 시간이 되면 이준경 대감의 평전을 준비하려고 계획중이다. 그런면에서 이 자료집은 충분히 참고서가 된다고 본다. 이 귀한 도서를 만나게 되어 안재식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 끝으로 이 도서의 헌시를 쓰신 안재식 선생님의 시를 소개하는 것으로 필자의 블로그에 그 역사적 의미의 흔적을 남기기로 한다.
"뻐꾸기가 먼저 반긴다/울 할매 할배가 반긴다/울 어매 아배도 반긴다//등 굽은 소나무 살린다고/참나무 밑둥을 동여맸더니/잎새마다 목이 말라 시들하다/아프리카를 다녀온 뻐꾸기.그 나무 꼭대기에 앉아/뻐꾹뻐꾹~ 소리를 꼬리에 달면/참말로 요상하게/내 귀엔 큰스님 법문으로 들린다//있을 때 잘하지 뻐꾹뻐꾹~/있을 때 잘하지 뻐꾹뻐꾹~ 대를 이으려 수만리 날아온 뻐꾸기가/햇빛 맑은 산자락에 법문을 펼치면/-사랑해요, 죄송해요/계실 때 하지 못한 말들이/이승과 저승의 접점에서/회환이 그리움되어 통풍처럼 쏟아진다//죄인인줄도 몰랐던/늙은 고아의 하루, 어느새 안타깝게 저문다" - <유월, 대교산에 가면>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