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김영훈위원장의 글입니다.
그리스전 이후 노심초사 아까운 탈락을 열망했던 나로선 16강전이 기대한대로 끝나서
월드컵도 먼 관심사가 되었는데
지난주 가까운 친구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제주에 내려갔었는데
장례식장에서 조차도 월드컵 경기를 보고자하는 친구놈들의 관심과 열망을 보면서
무엇이 저토록 열심인 마음을 만들까하는 생각도 해보았죠~
'그저 축구를 좋아하는 것이겠지' 내맘대로만 정리했습니다.
결국 스페인의 우승으로 월드컵은 막을 내렸습니다.
어디가 이길지 잘찍는 문어가 전세계적으로 유명세에 올랐던 월드컵이기도 했습죠~
문어는 어떻게 될까? 이런 것도 꼬리를 무는 흥행상품이 되겠지요~
아침 메신저로 날라온 글 하나 소개합니다.
축구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나라 대항 월드컵 결승전에 오른 두나라
스페인과 네덜란드에 대한 약간의 배경을 알고 보면
색다른 시각에서 결승전을 즐겼을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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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민주노총위원장)
스페인이 오늘 새벽 독일 전차군단을 1:0으로 이기고 결승에 진출함으로서 남아공엔 이제 무적함대 스페인과 오렌지군단 네델란드만 남게되었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은 아프리카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대회인데다 이남과 이북이 동시에 본선에 진출한 경우라서 이래저래 관심이 많았다. 이남은 원정 16강이라는 성과도 있었지만 이북은 여전히 높은 국제축구의 벽을 넘지 못하고 전패를 기록하고 짐을 싸고 말았다. 그래도 세계최강 브라질과 대등한 경기를 한 것은 위안이라면 위안이고 정대세의 골 세레머니를 결국 못 본것은 아쉽다.
하여간 국민들은 짜증나는 일상속에서 그나마 축구를 통해 스트레스라도 풀 수 있었다면 다행. 나는 결코 스포츠와 정치의 상관관계, 또는 상업주의로 찌들데로 찌든 FIFA의 역겨움 등에 토론을 할 생각도 시간도 없다. 다만 결승에 오른 두 나라에 대해서 그냥 심심풀이로...어차피 결승전은 할거니까.
먼저 영원한 우승후보 스페인. 세계 3대 프로축구시장의 하나. 프리메라리가엔 레알마드리드와 바르샤라는 애칭을 가진 FC바르셀루나 팀이 있는 곳. 우리와 대결한 아르헨티나의 축구천재 메시가 속한 바르샤는 한번도 2부리그로 강등된 적이 없는 세계최강의 팀. 그리고 다른 프로축구팀이 유니폼에 기업홍보를 하고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것에 비해 '유니세프'를 가슴에 달고 뛰는 팀이다. 다른 팀과는 반대로 구단수입의 일부를 아동들을 위해 출연하는 구단. 메시 역시 어릴때 성장장애를 겪었던 것은 우연일까?
그리고 스페인프로축구노조가 있다!! 물론 대부분의 나라에는 축구든 야구든 선수노조는 다 있다. 올 4월 리그의 숨막히는 순위경쟁이 초절정에 달해 있을 때 바르샤와 레알 등이 포함된 선수노조는 '조건부 파업결의'를 하였다. 이유인 즉슨 3, 4부 리그에서 만연하고 있는 임금체불이 시정되지 않는다면 1부리그의 선수조합원들은 파업에 돌입한다는 것이다.
루이스 마누엘 노조위원장은 '모든 선수들이 축구라는 이름으로 연대할 것을 확신한다' 며 사실상 정규직 대공장 조합원들이 최저임금 노동자들을 위한 국민임투를 결의한 것이다. 그래 잘한다!! 이게 바로 노동조합이다. 그래서 나는 연대투쟁의 모범(!)인 스페인을 응원하고 싶다.
준우승 두번에 4강 전문 네델란드. 이 역시 작은 나라이지만 강한나라. 내가 아는 한 지구상에서 가장 진보적인 나라이면서 동시에 스포츠의 강국. 히딩크의 조국이자 오렌지군단.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색! 오렌지!!
유럽에서 가장 먼저 동성결혼을 합법화하고 대마를 마약으로 보지 않는 나라. 주간 노동시간이 31시간(거의 주4일 근무)에 최저임금이 시급 1만5천인 나라이다. OECD국가 중 최장의 노동시간과 시급 4200원대의 우리가 일반적으로 상상할 수 없는 나라이다. 이 역시 노동조합의 투쟁의 역사가 만들어 낸 결과이다. 대부분 유럽의 복지국가는 바로 이러한 강력한 노조를 통해 이루어졌고 자연히 엘리트 체육이 아닌 누구나 스포츠를 쉽게 접할 수 있고 자기개발을 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노조 조직률이 높은 나라일수록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복지와 삶의 질, 행복지수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허정무 감독과 박지성이 거쳐간 네델란드 리그. 오렌지군단을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고민된다. 하지만 어느나라가 이기든 처음 월드컵을 차지한다는 것은 가슴 설레는 일이다. 국가만 다르지 뛰는 선수들 모두는 노동자들이다.
첫댓글 축구도 이런 관점에서 보면 볼 만 하겠는걸요~
학교 선생님들께 날려야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