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입맛, 세계를 사로잡다 2년 만에 수출 27배 증가 거창 ‘하늘바이오’ 올해 농수산물 수출목표를 16억달러로 잡고 있는 경남도는 농수산물 수출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기 위해 농식품가공 수출전문업체를 지정해 육성한다. 현재 80개인 지정전문업체도 2018년까지 200개로 늘릴 계획이다. 경남도 지정 농식품가공 수출전문업체인 거창군 남상면 소재 (주)하늘바이오(대표 윤효미)를 찾았다. 황숙경 편집위원 김·고추 등 농수산물로 전통부각 생산 (주)하늘바이오는 부지 9190㎡에 연면적 1230㎡의 공장에서 김과 다시마, 고추 등 15종의 부각을 생산한다. 지난 2013년 경남도와 함께 LA농수산엑스포에 참가하면서 20만달러 상당의 부각을 수출했다. 지난해에는 55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2년 만에 수출액이 27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하늘바이오는 수출액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는 57%에 달한다. 국내 판매보다 수출로 더 많이 벌어들이는 업체다. 자체 상표를 달지 않고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위탁생산해 수출한 물량까지 합하면 수출액이 더 많다고 한다. 주요 수출대상국은 미국, 캐나다 등 미주 지역과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권으로 크게 나뉜다. 중국과 미국, 호주 등 국제식품박람회에 참가해 홍보에 적극 나서면서 프랑스와 호주 등지의 수출상담도 잇따르고 있다. 우리의 전통식품인 부각이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수출품목으로 각광을 받게 된 것은 (주)하늘바이오 전통부각연구소 오희숙(63) 소장의 수십 년에 걸친 노력의 결과다. 반찬이 스낵으로 진화하자 해외서 반응 거창의 종갓집 며느리인 오 소장이 가풍을 살린 손맛으로 부각의 명인이 됐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말린 김과 다시마 등의 해초류와 신선농산물에 찹쌀풀을 발라 건조시킨 오 소장의 부각이 2002년 '한국전통식품 베스트 5'에 선정됐다. 이어 2004년에는 한국전통식품명인 제25호로 지정 되면서 '오희숙 부각'은 명품식품의 반열에 올랐다. 1992년 '생자연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해 처음 부각을 생산하기 시작할 무렵에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반찬코너를 통해 판매했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판매가 줄고, 회사 운영에 위기를 맞았다. 반찬으로 인식되는 부각은 소비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해 남녀노소 누구나 간식으로 즐길 수 있는 스낵화 과정을 거쳤다. 1998년부터 3년간 연구를 통해 코팅기법, 저작감(咀嚼感·씹는 느낌) 향상에 대한 특허 출원 등 부각의 상품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7~8년 전부터 부각 스낵에 대한 해외 반응이 왔다. 웰빙 과자로 인정받으면서 하늘바이오의 '씨위드칩'은 없어서 못 파는 귀한 몸이 됐다. 수출 지속 증가…생산시설 확충 과제 "해외 식품박람회에 참가할 때마다 우리 부스의 시식 대기줄이 가장 길어서 저 자신도 놀랍니다. 먼저 시식한 사람이 '맛있다'고 하면, 자연스럽게 박람회장 안에서도 소문이 나더라고요." '돈을 주고도 사먹겠느냐'는 질문에 '사먹겠다. 어디서 살 수 있느냐'고 되묻는 외국인들을 보면서 자랑스러움과 보람을 느낀다는 오 소장. 2008년 (주)하늘바이오를 설립하면서 '생자연' 이후 15년간 맡아오던 대표직을 딸인 윤효미(39) 현 대표에게 넘겨준 것도 수출 증대에 주효했다. 영국에서 퓨전음식을 공부하고 돌아온 윤 대표가 부각의 스낵화를 적극 주도했다. 해외 마케팅에도 앞장서고 있다. 현재 인삼부각, 생강부각, 도라지부각 등 기능성 프리미엄 부각 생산에 집중하고 있는 (주)하늘바이오의 올해 수출목표액은 지난해 수출액의 두 배에 가까운 1000만달러다. 해외수출에 절대적 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유통기한의 상향 조정을 비롯해 맛과 영양 등 제품력을 인정받으면서 수출에 탄력이 붙은 (주)하늘바이오는 최근 생산시설 확충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안고 있다. 프랑스와 호주 바이어가 오는 6월과 7월 대형마트 런칭(launching)을 계획하고 계약을 원하고 있으나 생산시설 부족으로 수출계약을 망설일 정도가 됐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