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13편
우리와 함께 계시며 낮은 자를 높이시는 여호와를 찬양 (찬송 223장, 새찬송가 236장)
2017-10-20, 금
맥락과 의미
시편 113-118편은 예전부터 출애굽의 할렐루야 시편으로 불립니다. 출애굽의
내용의 노래하면서 ‘할렐루야’로 시작하거나 끝나는 시가 많기
때문입니다. 구약 성도들은 이 시편을 절기 때마다 불렀는데, 특히
유월절을 기념하며 부르며 출애굽의 구원을 되새겼습니다.
113편은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집니다. 3절씩 나누어서 1-3절은 온 세상이 영원히 하나님의 이름을 찬양하라고
합니다. 4-6절은 높으신 하나님께서 자신을 낮추신 것을 찬양합니다.
7-9절은 낮은 자를 높이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1. 온 세상은 영원까지 여호와의 이름을
찬양하라 (1-3절)
시인은
‘할렐루야’ 하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여호와를 섬기는 모든 종들과 함께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그냥 여호와를
찬양하라고 해도 되겠지만, ‘여호와의 이름’을 찬양하라고
특히 강조해서 말합니다. 여호와의 이름은 출애굽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창세기에서부터
여호와라는 말이 나오긴 하지만, 이름에 담긴 의미를 가르쳐 주신 것은 모세에게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
땅에서 구해내겠다고 하실 때였습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전능의 하나님으로 나타나셨지만, 그 이름을 여호와로 알리지는 않으셨습니다(출 6:3). 여호와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를 그들에게 다 알려주시지는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여호와의 의미는 ‘스스로
있는 자’, 곧 영원히 계시며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하시는 분입니다(출 3:14). 백성들은
출애굽의 과정에서 하나님께서 참으로 여호와이심을 깊이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출 6:7). 하나님께서 자신들과 함께 하시며 지키시고 보호해 주신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시내산에서 언약을 세우실 때도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구원하여 낸 여호와’라고 하시며 출애굽의 구원과 여호와의 이름을 긴밀히 연결시켜서 가르치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유월절 때마다 여호와의 이름을 찬송하면서 출애굽의 은혜를 되새겼습니다. 이것은 과거의 일을
회상하는 데만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부터 영원까지 하나님께서 자신들을 지켜주시며 계속해서 여호와로
찬송을 받으실 것이라는 기대와 소망을 담고 있습니다.
해
뜨는 데서 지는 곳까지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이 자기 백성과 함께 하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창대하게 하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이 이루어져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세계 만방으로 흩어져 하나님을 찬양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열방의 백성들도 하나님이 여호와 되심을 깨닫고 그분의 이름을 찬송할 것임을 예언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2. 높은 곳에 계시며 낮추시는 하나님
같은 분은 없네 (4-6절)
여호와는
높으신 분입니다. 모든 나라 위에 높이 계신 분이십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하늘보다 더 높습니다. 세상의 나라와 왕들이 자기의 세력을 아무리 자랑한다고 해도, 하늘보다 높으신 하나님 앞에서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출애굽에서
이 사실이 잘 드러났습니다. 애굽 왕 바로는 하나님께서 백성들을 보내라고 하시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자기가 하나님처럼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열 가지 재앙을
내려서 바로와 애굽을 철저히 무너뜨리셨습니다. 홍해를 갈라서 애굽의 군대를 다 쓸어버리셨습니다. 힘으로 굴복시켜서 자기 백성을 구해 내셨습니다.
여호와
하나님과 비길 존재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세상의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 아래에 있습니다. 이방 사람들이 섬기는 신들도 감히 하나님 앞에서 자기를 내세울 수 없습니다.
애굽의 술사들이 처음에는 하나님을 대적하려 하였지만 열 가지 재앙이 진행되면서 완전히 압도되었습니다.
출애굽의 과정은 오직 하나님만이 높은 곳에 계시는 분임을 나타내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홍해를
건넌 직후에 모세와 백성들은 이 사실을 깨닫고 ‘누가 여호화와 같은가’
하고 찬송했습니다(출 15:11).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가장 높은 곳에 앉아 계시며 세상 만물을 다스리고 계십니다. 세상의 왕들은 높은 자리에
앉으면 위만 쳐다보고 낮은 사람을 하찮게 여기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러지 않으십니다. 자신을 낮추어서 하늘과 땅을 두루 살피며 백성들의 처지를 헤아리십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 땅에서 포로 생활을 할 때, 하나님은 그들의 고통을 보고, 부르짖음을 듣고, 직접 내려오셔서 애굽 사람의 손에서 구해 내셨습니다(출 3:7~8).
높으신
하나님께서 자신을 낮추셔서 천지를 다 살피시며 백성들을 보살피신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됩니다. 우리가
현실의 어려움 때문에 고통받는 때가 있습니다. 도저히 현실의 벽을 넘어설 길이 보이지 않는 절망적인
상황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에도 우리는 소망을 버리지 않습니다.
하나님께
불가능할 일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분께서 우리의 어려움을 소상히 지켜보고 계시며, 우리의 필요를 다 아십니다. 하나님을 의지하며 현실을 이길 힘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때가 되면 하나님께서 어려운 상황을 거짓말처럼 바꿔주실 것입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세상에서 비길 자가 없는 분으로 영광 받으실 것입니다.
3. 낮은 자를 세우셔서 높이시는 분을
찬양하라 (7-9절)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가난하고 궁핍한 자를 먼지 더미와 거름 더미에서 들어올려 주시는 분이십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 땅에서 노역하고 살던 삶이 실제로 그런 처참한 환경이었습니다. 건축 현장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살아야 했고, 그렇지 않더라도 애굽 사람들이 기피하던 목축을 전담하면서 동물의 거름과 함께 뒹굴어야
했습니다. 애굽 포로 시절의 이스라엘 민족들이 바로 가난하고 궁핍한 자였습니다.
이것은
더 넓은 차원에서 볼 수도 있습니다. 하늘에 계신 하나님의 관점에서는 이 세상 사람들이 다 가난하고
궁핍한 자요, 먼지와 거름 속에 살고 있는 자들입니다. 세상의
군왕이라 하더라도 결국은 죽어서 진토로 돌아갈 비참 가운데 놓여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애굽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 민족을 들어서 높여 주십니다. 또한 스스로 하나님 앞에서 가난하고 궁핍하다 인정하는 자들을
높여 주십니다. 단순히 비참 가운데 건져 주시는 정도가 아니라 하나님처럼 높은 자로 귀하게 대해 주십니다.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던 자를 사회의 지도자로 높이 세워서 공동체를 다스리게 하십니다. 또한 임신하지 못한 여인은
임신하게 해서 가정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다스리게 하십니다. 그리고 자녀들의 좋은 어머니로 삼아 주십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오랜 포로 생활로 인해 개인 생활은 물론이거니와 가정과 사회가 파괴되어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출애굽 직전에는 이스라엘의 아이들을 모두 죽여서 실질적으로 모든 여인들이 ‘임신하지 못하던 여자’였습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이것들을 회복시키시고 백성들이 사회와
가정을 이루어 품위 있게 살도록 하십니다. 하나님과 같은 수준에 이를 때까지 존귀하게 성숙시켜 주십니다. 하늘 높은 곳에 계신 하나님의 소유로 삼아서, 그분을 예배하며 섬기는 거룩한 제사장 나라가 되도록 하십니다(출 19:6).
믿고 복종할 일
높으신
하나님께서 애굽 땅에서 고통받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목소리를 들으셨습니다. 종 되었던 낮은 자를 해방시켜
주시는 큰 구원의 일을 행하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고난 가운데 이 시편을 불렀습니다. 특히 바벨론 포로로 끌려갔을 때 출애굽의 경험과 자연스럽게 겹쳐지면서 더욱 절실한 마음으로 이 시편을 불렀을
것입니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출애굽의 구원을 자기들에게 계속해서 베풀어 주시길 구하며 현실의 고난을
이겨냈습니다.
하나님의
구원은 오늘날에도 계속됩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로 낮아지셔서 이 땅에 오셨습니다. 우리의 모든 죄를 대신 짊어지고 십자가에 죽으셨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성령님으로 우리와 함께 계시며 우리를 거룩하고 영광스러운 존재로 만들어 가십니다.
우리 스스로가 낮은 자이고 하나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자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에게 복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낮은 자를 높이시는 분입니다. 자신이 죄인이며 하나님의 진노 받을 자임을 알고 오직 그리스도께 자신의 도움을 구합시다. 하나님 앞에서 자기를 낮추고 여호와의 이름만을 찬송합시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찾아오실 것입니다. 우리의 죄의 문제를 해결해 주시고, 또 삶의 여러 실제적인 문제들도 해결해 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