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월의 산행은 지난달 구정으로 인하여 덕유산 눈꽃 산행이 앞당겨진 탓으로 마치 두달만에 산행하는것같이 길게 느껴졌는데 지구의 온난화 영향으로 올겨울도 포근하게 보낸후 2월말이기는 하나 어디에선지 봄의 아지랑이라도 피어 오르는듯한 날씨속에서 경남 언양의 진산인 고헌산 산행에 나섰는데 경부고속도로를 달려서 언양인터체인지를 통하여 들어갔는데 언양은 옛적부터 울산을 비롯하여 경주,밀양과 양산을 잇는 교통의 요지로서 지리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와항재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는데 울산광역시 울주군 두서면과 상북면사이에 있는 이산은 옛적부터 고언산,고언뫼로도 불렸으며 뜻은 큰산을 의미한다고 하며 정상에는 옛산성의 자취도 남아 있고 또 용천(용샘)이 있어서 예로부터 비가 오지 않거나 하면 고을 수령이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냈다고 하는 산으로서 산불 방지를 위한 넓은 임도를 따라서 올라갔는데 눈은 없고 해동하는듯 땅이 질었는데 밋밋한 봉우리가 단조로운 느낌까지 들정도로 아기자기한 맛은 나지 않았다.
임도를 따라서 한시간여만에 표지석이 3개나 서있는 정상에 올랐는데 몇시간 걸리는 다른 산들에 비하여 싱거운 느낌까지도 들었으나 산정상에서의 조망은 탁월하였다.
소위 말하는 영남알프스의 여러 우뚝한 산봉들과 수려한 능선이 눈앞에 펼쳐졌는데 과시 영남알프스라 칭하는것이 허언이 아니며 위용이 있고도 우람하게 다가오니 오르기만 하면 아낌없는 비경을 토해내는 산이 어찌 반갑지 않으리오?
영남알프스의 최고봉이자 주봉격인 가지산을 필두로 운문, 천황, 간월, 신불, 영취산등 산이 또 다른 산을 만나고 연합하고 어우러지면서 능선과 계곡을 만들어내고 소와 못을 포용하고 있으며 푸른 하늘의 청명함과 구름까지 호응하니 꽃구름이요 이곳은 항상 물이 풍부한 곳이라고 하니 마치 모든 응석을 다 받아주는 고향의 품처럼 넉넉하고 포근한 곳이었다.
가까이로 보아도 2007년에 108범종에서 우담바라꽃이 피어서 화제가 되었던 고헌사와 동쪽 들판을 흠뻑 적셔주는 사연댐 그리고 정상밑의 칼날바위까지 전경이 아름다웠는데 영남알프스의 원,근 전경에 몰두하다 보니 산의 기상과 호연지기에 마음까지 경건해지고 정돈되는 느낌이 들었다.
그후 권성률재무이사가 정성스럽고 푸짐하게 준비한 제물을 정상 전망대에 마련한후 올해의 건강하고 무탈한 산행을 위한 시산제를 지냈는데 김현영운영부회장의 사회와 김윤진부회장의 침착하고 낭낭한 축문을 읽는 가운데 초헌관인 정반수회장님과 송설의 산신령으로서 의관을 갖춘 박상선직전회장님이 아헌관으로 그리고 홍성규자문위원께서 종헌관으로 잔을 올렸으며 이어서 기수 순서대로 잔을 올린후 소지와 철상을 하고 음복을 하였는데 막걸리부터 돼지고기, 떡, 밤, 대추, 과일까지 모두 배부르게 먹고도 남을 정도였다.
하산은 소호령방면으로 내려왔는데 자갈길을 내려오니 봄색깔이 나는 푸릇푸릇하고도 싱싱한 소나무와 낙엽송군락이 곳곳에 널려있어서 곳곳에 아지랑이가 이는듯 하였고 낙엽길을 걸으니 사각거리는 낙엽소리가 떠나지 않은 가을과 미리 찾아온 봄을 느끼는듯도 하였다.
하산후 시간도 충분하고 해서 회를 먹기로 한후 울산을 거쳐서 동해로 갔는데 불과 몇십년 전만 해도 한적한 어촌이었던곳이 현재는 세계 중화학공업의 메카로서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울산광역시 시가지와 무룡터널, 정자지구를 지나서 경주로 들어온후 신라 문무왕의 수중능침이 보이는 감포의 의성횟집에서 싱싱한 회와 과메기등으로 회식을 하였는데 김석삼고문의 건배제의 구호로 요새 서울에서 유행하는 “재건축”이었는데 재능과 건강, 축복이라는 뜻이라고 하였다.
저녁은 매운탕으로 식사를 하였는데 어류의 알이 많이 들어있어서 시원하였다.
그후 6시가 지나서 경주를 거쳐서 대구로 들어왔는데 이번 산행에서 오랜만에 나온 윤창호자문위원과 유진투지증권에 근무하는 이영환동문과 또 경일대에 근무하고 있는 박하용동문이 참가를 해서 반가웠고 산행일이 장인어른의 생신일인 이영훈수석부회장은 차량까지 들어와서 인사를 하였으며 평소에도 각종 찬조를 아끼지 않는 김종업대구동창회 부회장님이 오늘도 샤프볼펜셋트를 50개나 준비해와서 나누어 주었으며 참석은 못해도 진로의 김진석소장은 매번 소주를 제공하고 있으니 이런 열정에 힘입어서 회원들의 호응과 단합력은 갈수록 뜨거워지는것을 느낄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