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바다는 볼 때마다 다릅니다.
아까 까지만해도 꽉 차있던 바닷물이 어느 순간 돌아보면 갯벌이 훤히 드러나 있기도하고
그런가 하면 또 어느새 물이 차 올라오고....
그 속에서 꼬물거리며 살아가는 생물들도 많아요.
갯벌 속에는 수 많은 구멍이 뽕뽕 뚤려 있어요.
그 속엔 무언가가 살고 잇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태안에 온 다음 날 이곳 펜션 사장님을 따라 바닷가에 고기 잡으러 나갑니다.
사진 찍으려는 욕심에 따라나섭니다.
꿰매 놓았던 투망과 바케스 하나가 준비물의 전부입니다.
펜션 근처에 저수지가 있습니다.
저수지 뚝방 아래쪽은 바다입니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엔 어떤 물고기가 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위에서는 민물이 계속 유입되고 있는 바다....
바다 고기가 살까? 민물 고기가 살까?
바다고기 숭어가 엄청 많습니다.
농어도 더러 있구요.
망둥어도 있습니다.
바다고기만 있는게 아니고 저수지에서 떠내려 온 민물 고기도 있습니다.
잉어도 있고 붕어도 있어요.
바닷물이 많을 때는 숭어들이 떼를 지어 다니는 모습이 보입니다.
바닷물이 빠져나간 후 보니까 누런 잉어들이 헤엄쳐 다닙니다.
잉어와 붕어가 바닷물이 섞인 곳에서도 살 수 있다니 신기합니다.
저수지 뚝방입니다.
뚝방 왼 족이 바다이고 오른쪽이 저수지....
낚시 하는 분들의 텐트도 보입니다.
저기 수로를 따라 저수지 물이 바다로 들어갑니다.
바닷불과 민물이 만나는 지점이지요.
지금은 바닷물이 거의 만수위에 가깝구요. 서서히 빠지기 시작하는 시간입니다.
수로에는 바닷물과 민물이 섞여 있는 상태이구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숭어들이 떼를 지어 왔다갔다 합니다.
투망을 던지지만 기술 부족입니다.
펼쳐지지 않습니다.
연습 많이 하셨다는데 맘대로 안되는 거 같습니다.
다시 던져도 뭉테기로 떨어지고...
수없이 던지기 연습을 합니다.
그러는 사이 물이 차츰 빠져나갑니다.
아마도 물고기도 같이 따라서 나가지 않을까 싶어요.
물이 빠지기 시작하면 바닷물보다 민물의 비율이 높아질테니 바닷고기는 바닷물따라 가겠지요?
이건 순전히 아침이 생각입니다.
오우~ 어쩌다 실수도 하십니다.
좀 펼쳐졌어요. 근데 물고기가 잡힐까요?
천천히 끌어올려 봅니다.
짜잔~ 과연 물고기가 들었을까요?
우~~~ 역시 좀 펼쳐지니까 잡히기는 합니다.
숭어,농어,망둥어도 있습니다.
아직 어린 놈들입니다.
어려도 모양은 갖추었어요.
요녀석은 숭어입니다.
숭어는 작아도 힘이 펄펄 넘칩니다.
그에비해 농어는 얌전합니다.
어린 녀석들이니 바다로 돌려 보내줘야겠지요?
이 한번의 실수 다음엔 또 던져도 던져도 아까맨키로 뭉테기로 떨어집니다.
작년 태풍때 망가진 움막이 흉물스럽게 저수지 뚝방에 남아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흐르니까 점차 따분해지기 시작합니다.
지켜보는 거 외에 내가 할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고기가 많이 잡히면 구경하는 재미라도 쏠쏠하겠지만 배도 고프고 무료합니다.
뚝방아래 있는 물은 바닷물이구요. 저 뚝방 넘어에는 저수지가 있습니다.
하늘에는 목 길고 다리 긴 녀석이 날고 있네요.
흰색인데 이녀석 이름이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와~ 또한 번 펼쳐집니다.
셔터 누름이 좀 늦은 감이 있습니다.
이미 투망이 가라앉고 있네요.
느낌이 있다고 사장님이 엄지 손가락을 치켜올립니다.
투망에 걸린 숭어가 물 속에서 힘찬 몸짓을 합니다.
물에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크기가 매우 큰 녀석인가 봅니다.
얼굴만 살짝 내밀고 있습니다.
와~ 큽니다.
몇 시간만에 요거 한 마리가 전부....
또다시 투망던지기 연습이 시작됩니다.
심심한 저는 물이 조금씩 빠지기 시작하는 갯벌에서 혼자 놉니다.
물이 빠지고 갯벌이 조금씩 드러납니다.
저 작은 구멍은 누가 살고 있는 집일까요?
고동들은 널려 있습니다.
여긴 좀 더 덩치 큰 녀석이 살고 있나 봅니다.
이제 막 물이 빠지기 시작하는데 요녀석은 부지런 하기도 합니다.
벌써 일을 많이 했네요.
열심히 집안에 흑을 밖으로 퍼날랐습니다.
바닷물에 잠겼던 나문재도 모습을 드러냅니다.
신기하게도 자갈이 많은 곳에는 고동도 없습니다.
촉촉히 물기가 남아 있고 흙이 있는 곳에만 고동이 있어요.
이런 작은 생물들도 지들이 살아갈 곳이 어딘지 참 잘 알고 있네요.
소금쟁이 참 오랫만에 봅니다.
너무 멀리서 잡아서 모기 같이 보이지만 소금쟁이입니다.
물이 이젠 정말 많이 빠졌습니다.
갯벌도 많이 드러났구요.
여전히 연습중이십니다.
이제 어둑어둑해집니다.
바닷물이 완전히 빠지고 넓은 갯벌이 드러납니다.
해는 넘어간지 한참 되었어요.
정말 많이 배고픕니다.
금방 돌아올줄알고 먹을 걸 아무것도 챙기지 않았더니....
저수지입니다.
낚시대를 장착한 강태공은 기다림에 익숙한 듯 조용히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어둠이 내려앉은 호수에 길게 산그림자가 드리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