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념수련과 호흡수련
선도 수행자들 중에는 몸을 움직여주는 行功(행공)과 호흡수련이
선도 수련의 전부인 줄로 아는 이가 많다. 그들은 행공수련과 호흡수련에만 매달린다.
행공․호흡수련과 함께 의념수련이 얼마나 중요한 줄 모른다.
선도수련의 비법은 상․중․하 三丹田(삼단전)수련이다.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하단전 중심자리에 머물게 만들어 精․氣․神(정․기․신)을 하나로
통일시키는 것이 선도수련의 비법이다.
그래서 행공보다 호흡이, 호흡보다 의념(생각과 마음)수련이 더욱 중요하다.
우리의 의념이 하단전 중심자리에 고요히 머물때 우주의 기운이 아주 풍부하게 들어온다.
또 내몸에 들어온 기운은 밖으로 잘 새나가지 않는다.
이리하여 몸 속에 충만해진 기운이 병약한 부위들을 두루 고쳐준다.
그리고 남는 정기가 하단전에 쌓여 양화기와 단화기가 생성된다.
하단전 중심자리에 의념집중을 잘하는 사람들은 양화기와 단화기를 빨리 얻는다.
수련의 결실을 맺어주는 의념수련은 좋은 수행법이지만 그것을 제대로 하기가 참 어렵다.
마음과 생각이 자꾸 번거로워지기 때문이다.
생각을 텅 비우고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혀 하단전 중심자리로 향하려 하면 온갖 잡념이 방해한다.
의념이 떠오르는 잡념에 자꾸 이끌려 다니면 우주의 기운을 풍부하게 받기 어렵다.
잡념을 따라 내 안의 기운도 밖으로 흩어져 새나간다.
이렇게 의념집중이 안될 때는 마음과 생각을 호흡에 붙들어 매라.
오직 호흡만을 생각해라. 의식이 호흡에서 떠나질 않으면 잡념이 달아난다.
호흡에 한참 집중하다 보면 머리가 거울처럼 맑아지고 마음은 호흡만을 따르게 된다.
그런 다음에는 호흡을 놓고 다시 하단전 중심자리로 의념을 집중한다.
생각도 마음도 모두 하단전 깊은 곳에 잠자듯 고요히 머물게 만든다.
호연지기를 길러라
흔히들 단전호흡을 아랫배만으로 숨을 쉬는 것으로 오해한다.
또 아랫배가 많이 나올수록 호흡을 잘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어떤 수련인들은 힘을 주어 아랫배를 많이 부풀리려고 애쓴다.
이것은 아주 잘못된 호흡수련법이다. 억지로 힘을 가해 아랫배를 내밀다 보면 횡경막이 경직된다.
심장과 폐의 근육도 굳는다. 따라서 폐활량이 적어지고 심장기능도 약해진다.
산소가 부족해지고 심장기능이 약해지니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긴다.
수련을 하면서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것이다.
좋은 호흡은 아랫배만으로 쉬는 숨이 아니다.
가슴과 윗배, 아랫배, 즉 윗몸 전체로 풍부하게 쉬는 숨이다.
제대로 된 단전호흡은 폐로 산소를 풍부하게 들이마시고,
아랫배 하단전으로는 우주의 기운을 듬뿍 받는 것이다.
단전호흡을 바르게 하려면 먼저 폐호흡을 잘해야 한다.
가슴을 활짝 열고 공기를 충분히 내쉬고 마셔야 한다.
그런데 폐호흡도 억지로 많이 하면 부작용이 따른다.
자연스럽게 저절로 드나드는 공기를 충분히 들이쉬고 내쉬어야 한다.
호연지기가 있어 마음이 대담한 사람은 폐활량이 크다. 소심한 사람은 폐활량이 적다.
그래서 폐호흡을 잘 하려면 먼저 호연지기부터 길러야 한다.
어떤 어려움이나 괴로움이 닥쳐와도 다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하면 폐기능이 활발해진다.
가슴을 활짝 열고 폐를 충분히 활용하여 숨을 쉬다보면, 명문으로 우주의 기운이 더욱 잘 들어온다.
가슴과 함께 우주 기운의 통로도 열리기 때문이다.
또한 너무 슬퍼하면 우측의 폐기능이 약해진다.
너무 근심하면 좌측의 폐기능이 약해진다.
호연지기를 잘 기르면 슬픔이나 어려움에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따라서 폐기능이 활발하게 마련이다.
中氣의 강화
가슴을 열고 폐를 충분히 활용하여 호흡하는 연습을 며칠 한 다음에는 의념을 좀더 아래로 내린다.
가슴과 아랫배의 중간에 자리잡은 배꼽과 명문을 의식하며 숨을 쉰다.
숨이 들어올 때는 의념을 숨과 함께 배꼽으로 향하고 내쉴 때는 명문으로 향한다.
이렇게 배꼽과 명문을 생각하면서 호흡하면 숨이 폐와 하단전으로 동시에 들어온다.
폐로는 코를 통해 공기가 들어오고, 아랫배 하단전으로는 백회와 명문을 통해
우주의 기운이 들어오는 것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고요히 숨을 따라 배꼽과 명문을 번갈아 생각하기만 하면 된다.
억지로 많이 쉬려 하지 말고, 그저 자연스럽게 충분히 쉬다보면,
폐활량도 커지고 아랫배도 저절로 부푼다.
이 호흡도 가슴을 열고 폐를 충분히 활용하는 호흡처럼 며칠 동안 계속한다.
충분한 폐호흡을 십여분쯤 한 다음에 이 호흡을 하면 더욱 좋다.
배꼽과 명문 위쪽에는 비장과 위가 있다.
위와 비장은 오장육부의 가운데에 자리잡아 방위로는 中央(중앙)에 속하고, 五行(오행)으로는
土(토)에 속한다. 그래서 비장과 위의 정기를 中氣(중기)라 일컫는다.
위는 음식물을 소화시킨다. 비장은 적혈구와 백혈구를 만든다.
또 면역을 위한 항체를 생산한다.
따라서 비장이 약해지면 각종 질병에 대처하는 면역력이 떨어진다.
배꼽과 명문에 의념을 두며 숨을 쉬면 중기가 강해진다. 비장과 위가 활력을 얻는다.
위․비장의 위에는 폐 심장 간 등이 있다.
아래쪽에는 신장 방광 소장 대장 등이 자리잡았다.
중기가 튼실해지면 위쪽 장부의 정기와 아래쪽 장부의 정기가 조화를 잘 이룬다.
특히 심장의 火氣(화기)와 신장의 水氣(수기)가 서로 합하여 몸을 튼튼하게 만든다.
중기가 허해지면 오장육부가 조화를 잃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