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 전날 파티로 하루를 늦게 시작한 덕분에 일출은 보질 못했지만 대신에 오후즈음 되어서 몸에 쌓이 노폐물(?)을 배출 시키러 톰즈텀브 트레일 (Tom's Thumb Trail - th 발음은 한글로 어떻게 써야 할지 늘 고민! 트,뜨,쓰가 아닌 그 중간쯤..)로 향했습니다.
피닉스에서 북쪽으로 30분 정도 가면 멋진 바위산과 황량한 사막 풍경이 어울어진 맥도웰 소노란 프리저브 톰스썸브 트레일헤드 (McDowell Sonoran Preserve Trailhead)에 도착 할 수 있는데요! 피닉스는 도심에서 벗어난 외곽 산 아래 경치 좋은 곳에 있는 집들이 대체적으로 비싼편인데요. 이 곳도 으리으리한 저택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곳 부촌중에 한 곳입니다.
아웃도어를 좋아하는 피닉스 사람들... 맑은 날씨에 적당한 기온으로 야외 활동을 하기 좋은 12월, 1월이라 그런지 주차장은 거의 만차를 이루고 있네요!
맥도웰 소노란 프리저브 톰스썸브 트레일 (McDowell Sonoran Preserve Trail)에는 다른 어떤 곳 보다 선인장이 많은 것 같은데요. 입구부터 저희를 반가고 있는 뾰족뾰족 가시들... 앞으로 일어날 일을 경고 하는 듯 합니다.
일단 트레일의 거리와 방향, 표고등을 지도에서 체크하구요. 하이킹과 클라이밍에 필요한 장비를 챙겨 워밍업에 들어갑니다.
TJ와 남편 그리고 일본계미국인 유코와 강아지 두마리가 오늘 한팀을 이루었어요.
맥스(유코의 멍멍이)와 럭키는 크리스마스파티, 영화의밤, 뉴이어이브 파티 이후에 절친이 되었지요!
삼년동안 유코와 함께 했다는 맥스는 럭키보다 더 유코 껌딱지네요! 목줄을 풀어주면 저만치 달아나는 럭키와는 달리 맥스는 유코를 전담 마크하면서 반경 5미터 이상 떨어지질 않습니다.
맥도웰 소노란 프리저브 톰스썸브 트레일 (McDowell Sonoran Preserve Trail)의 초입입니다. 왜 주차장에 그토록 많은 차들이 있는지 이해가 되는 곳이에요! 트레일이 대체적으로 어렵지 않아서 고령의 어른이나 아이들이 함께 와서 걷기 좋은데다가 경치가 사진보다는 10배정도는 좋은 것 같습니다. 파노라마로 풍경을 담고 싶었지만, 그 생각이 드는 찰나 베터리가 방전되어 파노라마가 없네요! 아.. 아쉬워라..!!
눈길 닿는 곳곳이 엽서에서 본 것 같은 모습입니다. 저도 모르게 넑을 놓고 계곡 사이로 보이는 지평선을 응시하게 되더라구요!
땀이 등을 타고 촉촉히 젖어 올때쯤 발걸음을 멈춥니다. 파티 후유증인지 다른날 보다 더 빨리 지치는 것 같네요!
스넥을 먹으며 경치 구경을 합니다. 1월 1일 새해부터 깨를 좀 볶아 보겠다고 커플룩으로 차려입었다지요! :)
클라이머들의 대화 이곳 바위 틈새에 안전장비를 걸고 아래로 하강한 다음 바위를 다시 오르는 계획을 짜고 있습니다. 유코에게 장비 사용법을 설명하고 계신 남편님.
저는 아직 장비를 직접 다룰만 실력이 아닌고로 멍멍이와 함께 경치 구경에 유유자적 하고 있습니다.
주인만큼 산만(?)한 멍멍이 결국 사고를 칩니다. 혼자 쭐래쭐래 돌아 다니더니 불이나케 눈물을 머금고 다리를 쩔뚝 거리며 저에게 달려오네요. 낑낑낑~ 아주 불쌍하게 울면서 말이죠!
다리와 입에 선인장 가시가 잔뜩 달려 있습니다. 선인장 중에도 제일 아프다는 놈에게 걸렸네요. 여기선 "쵸야"라고 부르던데 한국 이름은 잘 모르겠습니다. 가시를 떼어줄려고 손을 데는 순간 녀석이 얼마나 아팠던지 제 손도 물어버리네요! 덕분에 저도 선인장 가시 두개를 옮겨 받았지요! 따가와서 찔끔 눈물이 납니다. 남편님이 급하게 달려와 나무로 집게 같은걸 만들어 줘서 남편이 완력으로 럭키를 잡고 있는 동안 제가 열심히 젓가락질을 해서 떼어냈습니다. 발에 붙은 선인장을 떼려고 입질을 하다가 턱에 옮겨 붙은것 같은데 얼마나 세게 박혔는지 선인장을 빼고 나니 피가 똑똑 떨어졌어요! 사진은 가시를 제거한 후에도 한참 동안이나 발을 핥아내고 있는 모습이에요! 떼어낸 선인장을 멀리 보내려고 하이킹슈즈로 킥 하는 순간 그대로 신발에 박혀 버리네요. 다시 가시 제거 작업을 하고 집게로 집어 멀리 던져버립니다.
이번 일로 럭키가 모든 식물이 안전한건 아니라는 걸 알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늦잠을 자고 출발이 늦은탓에 가방에 준비물을 챙기지 못했네요. 배가 고픈데 가방에 들어있는건 에너지바 두개와 물 한병! 요걸 싹~ 먹어치우고 유코에게 굽신굽신.. 약간의 음식을 얻어먹었어요! 배고플 땐 체면도 먼나라 이야기라지요!
TJ의 빌레이를 봐주고 있는 유코 그 옆에 맥스! 주인 곁을 떠나지 않으니 선인장 밟을 일도 없지요! 반대로 유코가 클라이밍을 할 때는 낑낑 거려서 빌레이 봐 주는 사람의 주의력을 다소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다 장단이 있는지만 그 개성을 존중해 줘야지요. 그냥 보고만 있어도 사랑스럽잖아요!
클라이밍 중인 TJ
클라이밍 중인 유코
의상 컬러와 헬맷등이 매칭이라서 그런가요? 은근이 잘 어울리는 두 사람입니다.
아직 싱글인 TJ 하지만 유코는 남자친구가 있어요! 두바이(UAE)에 새해 불꽃쇼를 보러 갔다고 하는군요! 어째 여친은 요런데 남겨두고 혼자만 갔을꼬......? 한국이라면 용서가 안될 상황인데 미국이라 그런지 유코는 쿨하게 야외활동 중!
하이킹을 좋아하고 피닉스를 방문할 계획이 있으신 분께 추천해 드리고 싶은 맥도웰 소노란 프리저브 톰스썸브 트레일 (McDowell Sonoran Preserve Trail)
느즈막히 활동을 시작했더니 얼마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땅거미가 지기시작합니다. 그림자가 슬슬 길어지니 어두워지기 전에 산 아래로 내려가야겠지요!
짐을 싸기전에 맥스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유코. 따스함이 느껴지는 모습입니다.
바위에 걸었던 장비도 제거하고 터프가이들도 움직일 준비를 합니다. 다음번엔 하이킹 친구들과 카멜백(물통 내장형 가방)하나 매고 트레일을 따라서 한바퀴 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곳이에요!
- Kyo's -
첫댓글 낮 잠자도 좋겠다.
짱짱한 햇살에 완벽하게 그을릴 준비를 하시거나 썬크림으로 떡칠을 하고 주무시는게....
미쿡.. 서부쪽은 대부분 사막기후여?!~ 멍멍이가 마이 아푸겄네!~ 내도 선인장 가시 함 보고잡따! ㅎㅎ
서부 영화나 만화에서 보던 진짜 그 풍경이 있어요! 3~4미터 되는 선인장이 떡!!!
덕분에 집구석에 누워 좋은 구경한다면서,,
누워서만 말고... 한번 오시는건?
@옥인교 꼬인다 그러지마라 힘들다
@박정용 아... 또 그리 되는겐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