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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화보기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매바우
가까운 미래, 지구는 에너지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나먼 행성 판도라에서 대체 자원을 채굴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판도라의 독성을 지닌 대기로 인해 자원 획득에 어려움을 겪게 된 인류는 판도라의 토착민 ‘나비(Na’vi)’의 외형에 인간의 의식을 주입, 원격 조종이 가능한 새로운 생명체 ‘아바타’를 탄생시키는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한편, 하반신이 마비된 전직 해병대원 ‘제이크 설리(샘 워딩튼)’는 ‘아바타 프로그램’에 참가할 것을 제안 받아 판도라에 위치한 인간 주둔 기지로 향한다. 그 곳에서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자유롭게 걸을 수 있게 된 ‘제이크’는 자원 채굴을 막으려는 ‘나비(Na’vi)’의 무리에 침투하라는 임무를 부여 받는다. 임무 수행 중 ‘나비(Na’vi)’의 여전사 ‘네이티리(조 샐다나)’를 만난 ‘제이크’는 그녀와 함께 다채로운 모험을 경험하면서 ‘네이티리’를 사랑하게 되고, ‘나비(Na’vi)’들과 하나가 되어간다. 하지만 머지 않아 전 우주의 운명을 결정 짓는 대규모 전투가 시작되면서 ‘제이크’는 최후의 시험대에 오르게 되는데….행성 판도라와 지구의 피할 수 없는 전쟁! 이 모든 운명을 손에 쥔 제이크의 선택은?
오랜동안 이 영화를 목마르게 기다렸다. 그리고 오늘 봤다. 그리고 실망스러웠다. 많이 허탈했다. 시간도 너무 길다.
기술적인 이야기는 안 하겠다. 난 그런 것엔 별로 관심없다. 그림은 그 어떤 수식어로도 턱없이 부족할 만큼 환상적이고 장엄하다. 감독의 말대로 이 영화는 극장영화의 미래를 보여준다. 불법다운로드와 갈수록 다양하고 재밌어지는 텔레비와 중독성의 게임에 맞서는 유일한 전략이 바로 이런 영화다. 공감한다. 이 영화를 다운로드받아 본 사람은 어리석다.
문제는 이야기다. 너무 진부한 이야기. <늑대와 춤을><포카혼타스> 등등의 이야기들, 미국의 무지막지한 세계침략상을 은유한 건 좋은데 너무 지루하다. 캐머론은 원래 창의적인 이야기꾼은 아니다. 대신 익숙한 이야기를 능숙하게 잘 하는 사람이다. <타이타닉>도 얼마나 진부했나.오리지널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은 <터미네이터>시리즈가 유일하다.
<터미네이터>는 정말 좋은 이야기라서,이야기를 기막히게 받쳐주는 탁월한 액션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성공했고, <타이타닉>은 진부하긴 해도 인류의 영원한 테마인 사랑, 선상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나름 잘 변주했기 때문에 ( 디카프리오도 있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렇듯 성공의 결정적인 요인은 단지 현란한 최첨단 그래픽 솜씨가 아닌 것이다.
이렇게 작품마다 이야기와 테크놀로지의 환상적인 결합을 이끌어냈던 그가 이젠 로버트 제멕키스 감독처럼 기술에 너무 올인한다는 느낌이다. 기술이야 정말 더할 나위가 없어 보이지만 멋진 이야기없는 환상의 마술쇼는 절름발이일 수 밖에 없다.
<터미네이터2>의 마지막 장면 용광로 속으로 사라지는 터미네이터가 엄지를 치켜들때와 같은 그런 감정적 임펙트가 <아바타>에는 보이질 않고 전체적인 전개도 흡인력과 긴장감이 많이 떨어진다. 이야기의 중심에 서야 할 외계인 종족과의 로맨스마저 후반으로 갈수록 생기를 잃어버린다.
캐머론의 대표작은 아직까지 <터미네이터>시리즈가 될 수 밖에 없다. 텔레비와 게임을 이기려면 이야기의 완성도 역시 그것들을 능가해야 한다.
-영화보기카페 '상그니'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