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참 힘든일이 많았다. 불과 한달반 전까지 옆자리 짝꿍이던 우리 팀 막내...스물여덟 꽃같은 나이에 새색시가 되서 꽃길만 펼쳐질것 같던 우리 막내가 지난주에 하늘나라에 갔다. 실감이 나지 않아서 매일 꿈인지 생시인지 멍한 기분으로 정신없이 매일 산더미같이 쌓인 일을 쳐내다가 문득문득 눈을 감으면 매번 듣던 목소리와 그 표정이 너무 선해서 눈물이 났다. 오랜만에 온 법회에서 대비주를 하고 영가시식을 하니 이제 정말 보내주는 의식을 다 마무리한 것같은 기분이 들어 안심도 되고 눈물이 많이 났다.
천독 가행정진 중에는 그렇게 잠이 쏟아졌다. 최근에 잠을 거의 잘 자지 못했는데 대비주하면서 잠이 너무 많이와서 한 반 정도는 들어가서 잠을 자느라 천독은 고사하고 반도 하지 못하고 무거운 몸을 끌고 서둘러 집에 갔다.
다음주 남편 생일 겸 제주도 여행을 작년말부터 계획해서 예약해놓았는데 최근 남편도 나도 너무너무 일이 바빠서 갈까말까를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 대비주 천독 가행정진 중 비몽사몽하며 대비주를 지송하던 중에 갑자기 파노라마처럼 눈앞에 광경이 지나갔다. 최초에 우리가 어떻게 만났는가? 대학교에서 공부하다가 만났고 취업하고도 결혼하고도 항상 별도의 공부를 같이 했으며 주로 데이트 장소가 도서관 또는 학교였다. 같이 공부하다가 그 앞에 맛집을 찾아가서 맛있는것도 먹고 하루를 보내면 그게 그렇게 서로 뿌듯하고 보람있었다. 아~ 그 순간 갑자기 깨달음이 왔다. 일생동안 반복되는 일이었다. 정윤이를 낳고도 가족여행을 갈때마다 둘중에 한명 또는 둘다 너무 바빠서 여행중에 항상 노트북을 챙겨가서 여행중에도 일한적이 다반사였다. 내 깊은 속마음에서 이미 남편과 나의 만남= 힘들고 바쁜 일, 어려운 공부, 함께 끊임없이 노력하면서만 만날 수 있는 관계라는 공식이 성립되어 있었나 보다.
천독 가행정진에 참여했다기엔 부끄럽기 짝이 없지만 참여했다는 것 만으로 가피를 얻고 오랜만에 밤에 꿀같은 단잠을 잤다. 가슴아픈 일을 겪고나서 솔루션도 대비주도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고 무기력했는데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어 정말 감사할 뿐이다. 대비주는 언제나 최상의 길을 여신다.
첫댓글일연보살님의 수행이 저에겐 늘 참 귀하게 다가와요. 어젠 유독 몸이 가녀려보이고 기운이 없는 듯 한데도 가행을 결심하고 해 내는 모습이 얼마나 귀하던지요. 가까운 인연을 보내드리고 반복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천만금의 시간이었군요. 아픔과 졸음이 동행했어도 의연히 방하착했으니 새로운 성장과 생장이 봄꽃처럼 피어나시겠어요. 찬탄합니다...^^_()_
첫댓글 일연보살님의 수행이 저에겐 늘 참 귀하게 다가와요.
어젠 유독 몸이 가녀려보이고 기운이 없는 듯 한데도
가행을 결심하고 해 내는 모습이 얼마나 귀하던지요.
가까운 인연을 보내드리고 반복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천만금의 시간이었군요.
아픔과 졸음이 동행했어도 의연히 방하착했으니
새로운 성장과 생장이 봄꽃처럼 피어나시겠어요.
찬탄합니다...^^_()_
일연 보살님!
힘든 가행 정진해내시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셨다니
반가운 소식입니다~
보살님과 함께 해서 참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