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南) 프랑스의 풍광(風光)<6>
4. 프랑스 제3의 대도시 리옹(Lyon)
프랑스에서 세 번째로 크다는 도시 리옹(Lyon)은 도심의 서쪽 편으로 알프스에서 발원한 론(Rhone)강이 북에서 남으로 흐른다. 강을 건너 10분쯤 걸어가면 다시 지류인 손(Saône)강이 나타나는데 론강과 손강의 가운데 부분은 기다란 반도 형태의 언덕이 형성되어 있다.
그 우뚝 솟은 언덕 위에 푸흐비에흐(Fourviere) 노트르담 대성당이 있고 언덕 꼭대기에 있어 등산열차(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간다. 성당 조금 아래쪽에는 시내를 내려다보는 골짜기에 어마어마하게 큰 로마 반원형극장 유적도 있는데 리옹시는 이 언덕 전체를 묶어 ‘리옹역사지구(Historic Site of Lyon)’로 지정하였고 1998년에는 유네스코에서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하였다고 한다.
파리(Paris) 시내를 관광할 때 세느강변의 노트르담(Notre-Dame)성당이 불타서 수리 중이었던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팠었는데 이곳 노트르담 대성당은 너무나 웅장하고 아름답다.
푸흐비에흐(Fourviere) 노트르담 성당 / 대머리 수사님
<1> 리옹(Lyon) 노트르담(Notre-Dame) 대성당
리옹 노트르담(일명 푸흐비에흐) 대성당은 1896 완공되었다는데 성당 앞에서 내려다보면 리옹시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노트르담 성당은 외부도 웅장하지만 내부도 너무나 화려하면서 아기자기하다.
기도를 마치고 나오는데 마침 수사님이 뒤쪽에 오셨기에 염치를 무릅쓰고 강복을 받은 뒤 사진 한 컷...
손(Saône)강은 조금 남쪽으로 내려가서 론강과 합류한 후 아비뇽, 아를 쪽으로 흘러 지중해로 들어간다.
우리는 1일권 전철(Metro)표를 샀는데 노트르담 성당을 오르는 등산열차도 탈 수 있어서 편안하게 올랐지만 걸어서 올라오는 사람들도 좀 보였고, 이 꼭대기까지 걸어서 오르려면 땀깨나 흘려야 할 듯...
<2> 고대 로마 대극장 유적
등산열차(푸니쿨라)에서 내리면 정상 부근으로, 지그재그 공원길을 조금 오르면 아름다운 정원이 조성된 공원이 나오고 곧바로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전망대가 있다.
하느님의 축복인가 날씨도 너무 좋다. 공원에서 조금 내려가면 엄청난 규모의 노트르담 대성당과 고대 반원형 로마 대극장을 만나게 된다. 로마 대극장은 로마시대(BC 43)에 세워졌다니 역사가 2,400년이 넘는 셈으로, 거의 완벽하게 복원되어있고 지금도 각종 축제와 공연이 이곳에서 벌어진다고 하니 놀라울 뿐이다.
아를(Arles)을 비롯하여 아비뇽(Avignon), 리옹(Lyon)까지 남프랑스는 가는 곳마다 고대 로마유적들이 남아있어 놀라웠고, 하나같이 2,000년이 훌쩍 지났는데도 원형 그대로 잘 복원하여 보존되고 있다.
고대 로마 대극장 유적
<4> 리옹 생장(St. Jean) 성당
언덕 아래에는 규모는 작지만 노트르담 성당보다 훨씬 역사가 오랜 생장(St, Jean) 성당이 있다.
12세기에 짓기 시작하여 15세기에 완공되었다는 이 성당에는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시계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리옹은 동화 ‘어린왕자’의 작가 생 떽쥐베리(Antoine de Saint-Exupéry)의 고향이기도 하다.
리옹 생 장 대성당 / 세례 받는 예수님 / 생 떽쥐베리 동상
~ 에필로그(Epilogue) ~
10박 11일간의 남프랑스 여행기를 마무리하며...
프랑스 여행의 인상은 이미 예상은 했었지만 너무나 볼거리들이 풍부한 예술의 나라, 문화의 나라인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그러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도 많아서 조금 당황하기도 했고 신기하기도 했던 점을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먼저 프랑스 사람들은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에 놀랐다. 영국과 인접한 나라이고 과거 왕족이 서로 혼인하며 왕조를 이어가는 등 교류가 많았는데도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말 못 할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나라와 일본처럼 프랑스와 영국도 가까운 나라지만 껄끄러운 과거사 때문이 아닐까?? 언뜻 생각나는 것은 잔 다르크(Jeanne D'arc)의 비극....
또 한 가지 놀라운 점은 도시 전체가 너무 지저분하다는 것과 프랑스 사람들의 오만함이다. 거리마다 구석구석 쓰레기들이 뒹굴고 있는가 하면 허름한 벽면마다 낙서들이 휘갈겨 있는 모습이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아무 곳에서나 함부로 담배꽁초를 던져버린다. 그리고 지저분한 화장실.... 프랑스 사람들은 수다스러운 중년 아줌마들 빼놓고는 대체로 쌀쌀맞고 콧대가 높다는 인상을 준다.
하긴 우리가 탔던 파리의 택시기사는 한국에서 왔다니까 한국은 전자산업이 발달하여 무척 부러우며, 프랑스는 잠자고 있다(France is sleeping)고 해서 속으로 기분이 좋긴 했다. ㅎ
프랑스어 발음도 여행자들의 발목을 잡는다. 영어 발음에 익숙한 사람들은 당황하기 쉽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미술관(오르쉐/d'Orsay)을 「독세/도흐세」라고 발음하면 누가 알아듣겠는가? 영어를 하지 못하는 프랑스 사람들하고는 아예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인사말 「메르시(Merci)」도 「메흐씨」라고 발음을 하니...
또 한 가지는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파리는 소매치기의 천국’이라는 말....
파리 여행 첫날 나는 허리에 차는 전대에 넣어놓았던 지갑을 소매치기당했다. 전대 지퍼가 보이도록 배 앞에 달고 다니며 계속 신경을 썼는데 어느 결엔가 내려다보니 지퍼가 열려있다!!
1일 관광 경비 200불과 한국에 돌아오면 쓸 한국 돈 5만 원, 그리고 카드가 들어있었는데 사라졌다.
그늘에 앉아 부랴부랴 한국 아들에게 전화하여 카드를 막으라고....
같이 여행하던 대학 후배 임교장도 굉장히 조심성이 있는 친구인데 귀국 전날 다시 파리로 왔는데 옆 주머니에 넣었던 지갑을 소매치기당했다. 거기도 20만 원 정도....
하여튼, 파리는 우리가 상상하던 ‘예술과 낭만의 도시’가 아니라 ‘소매치기의 천국’이었다. ㅎㅎ
실컷 감탄하면서 관광을 해 놓고는 험담만 늘어놓고 있다고 누군가 나쁜 놈이라고 흉보겠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