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역잡아함경_32. 마왕 파순, 변화하여 온갖 형상을 짓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영축산(靈鷲山)에 계실 때였다.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과 함께 열반의 법을 찬양하였는데,
그때 마왕은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부처님이 왕사성에 있으면서 여러 비구들과 함께 열반의 법을 찬양하고 있으니, 나는 지금 가서 방해해야겠다.’
이렇게 생각한 그는 즉시 형상을 1백 사람으로 바꿨는데 50명은 아주 단정하고, 50명은 아주 추악하였다.
그러자 여러 비구들은 모두 놀라면서 괴이하게 여겼다.
‘지금 어찌하여 아주 단정한 이가 있는가 하면, 또 아주 추악한 이가 있을까?’
부처님께서는 마왕이 와서 방해하는 걸 아시고, 그때 세존께서는 파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오랫동안 생사(生死) 속에서 그러한 좋고 나쁜 몸을 갖추어 받았는데, 네가 어떻게 괴로움의 언덕을 벗어날 수 있겠으며, 이와 같이 변화한들 또한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만약 남녀에 대하여 애착을 둔 자가 있다면 너는 마땅히 변화하여 온갖 형상을 지어야 하겠지만, 나는 지금 전혀 남녀의 상(相)이 없거늘, 어찌 온갖 형상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겠는가?”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