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박용섭 (朴龍燮)
본적: 강원도 삼척시 노곡면 주지리 248번지
출생: 1950.4.4.일생
현주소: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경인로 484번길 68-7
신일해피트리 아파트101동1202
E-mail. pys50000@hanmail.net
손 전화 010-3198-6531
건국대 미래 지식 교육원 한국어 지도사 과정
건국대 미래 지식 교육원 문예 창작 지도사 과정
전국 근로자 문화 예술제 수필 부문 은상
경기 노동 문화 예술제 시 부문 금상
복사골 문화예술제 시조백일장 장원
2011년 좋은 문학으로 등단
2021년 제31회 복사골문학상
부천 작가회 회원 부천시인 협회 회원
삼척시 두타문학 시동인 회원
두타문학 50년사 도자기전시회 박물관보관
서울 시인협회 월간 시회원
첫 시집: 내 책상에는 옹이가 많다
두 번째 시집: 나는 사과나무가 되고 싶다
정일남 선생님 영전에
박 용 섭
금빛 나는 시의 씨앗을 품고
어두운 막장서 영롱한 별밭을 일궈
노래하는 시밭을 가꾸셨습니다
그늘에서 밝음을 이루시고
환하게 웃으시며 꽃을 심던 날
천만인을 향해 노래를 불렀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믿음의 발판을 만들고
글과 삶이 다르지 않다며
몸소 증명하신 선생님은 반듯한 시인이셨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방황에서 구하시고
넓고 뜨거운 정렬로 은유의 밭을 일구시어
뒤따르는 사람들의 기도가
땅을 울려 하늘에 닿은 오늘
삶과 글과 믿음이
하나라는 것을 세상에 공포하셨습니다
풍수지리 한 자리에 산은 깊고
달빛을 만지면 보드랍다던 당신
세상고락 잊은 채 나 여기 살다 가겠다며
깊이깊이 뿌리 내린 선생님
밝은 빛으로 인도하여 주세요
피 한 방울
박 용 섭
소리 원숭이 사는 외딴 강에도 기름띠
구불텅 거린다
환경오염에 길들여진 탓인가
자연이 어디 거짓이 있으랴
물 없이는 기껏해야 삼 일 사는데
생존이 위기에 처했다
사랑하다 죽은 여인의 흰목을 만질 때
인체의 칠십사 퍼센트가 물이지만
그냥 마실 물은 삼프로
산이 슬퍼 보일 때가있다
허연 뼈를 들어낸 절개지
붉나무 뿌리 붕대로 낭떠러지를 버틴다
발가락이 잘려도 언제발톱을 세울지 몰라
그물로 가둬놓는다 아물지 않은 상처가 곪아
파헤친 흙덤에서 벌레가 나온다
바람이 신음소리 뱉어낼 때마다 마른 피 같은
황토가 쏟아져 내린다 무릎 꺾인 수사자처럼
그물 찢으며 포효 한다
아껴먹어도 투명 병은 바닥을 보이고
마지막 한 방울 아쉬운 하늘의 물방울
아무리 쏟아도 깨진 나팔의 비명처럼
일도 오르는데 두려운 것은
고이는 물보다
뽑아 쓰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
태양의 바늘이 하얀 길 위로 쏟아진다
지렁이처럼 말라 죽을 것이다
찬란하던 해의 얼굴이 창백하다
푸른 별들이 붉은 피를 토한다.
직지
태어났다
박 용 섭
활줄같이 곧은 마음
큰활처럼 굳은 의지 어아가를 부르면
만 리 향!
꽃 피워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낯선 산고를 이겨내는 어매
벙어리 입을 열게 하는
하늘의 명받고 이 땅에 새순으로
지식의 날개를 달아주고
소리를 활짝 피우고 싶지만
세상의 시선은 냉랭한 횃 초리뿐
태어나기 전
모래 속 미소로 오묘한 영혼 적셔
잉태시킨 태양의 빛
보아도 귀머거리 모르는 문
활짝 열리는 하늘
용광로의 붉은 열기 달구어
뼛속까지 흐르는
양수 같은 쇳물 소리
가장 강렬하게 각인된
그 몸 직지
한두 줄씩 속내 풀어내며 잠 못 든 영혼
높은 하늘 꽉 채운
미래의 꿈 햇살이었다.
지금
가만히 책 한 권 집어 든다.
늦어도 여기서 부터
박 용 섭
그들이 처음으로 입 맞추던 강가 풀밭
구멍 뚫린 갈잎천장으로 별이 쏟아진다.
막막함으로 한 걸음 또 한 걸음 걷는 달팽이
이슬 맺힌 길 위로 안개 킨 길 빛 안으로
질주의 본능 멈출 수 없어
바깥바람 양식 들어 마신다
온몸을 녹여서 몸 밖으로 빚어낸
유골 한 채 들쳐 엎고
고행 길 슬몃슬몃 일필을 친다
묵묵하게 쉼 없는 느린 자유의 필법은
폭풍에 날아가는 지붕처럼
불가능한 이탈의 질주 였다
꿈이었을까 현실의 바램이었을까
눈물 삼키며 조끔씩 조끔씩
유골 한 채 짊어지고
한숨이 서리되어 기억 어딘가에
투명한 비백으로 또 한 번의 내공의 빛을 쏟아 내며
온몸으로 한 획 새긴다
무방비의 하늘은 얼굴위에 천천히 내려오고
무거운 마음 내려놓으려 찬바람 이슬내린 길 따라
떡갈잎 한 장마다 손이 되고 발이 되어
무겁게 새긴 자국들 뒤돌아본다.
삶의 행간마다 피어있는
향기 없었던 목마름 기록들이
이슬비에 젖어 내려도
오늘도 내일을 향해 보물 길 걸어간다.
붉은 자국
박 용 섭
땅꾼들이 목격한 시커먼
멍석구름 곤두박질친다
네발로 태어나 개구리헤엄 치며
두 눈 크게 굴리며 머물 자리 찾아
떡갈나무 잎들이 큰 물결처럼 출렁이고
뽀송한 잎맥을 타고 몸을 뉘어본다
스프링처럼 튀던 근육이 편안하다
난생의 네발로 태어난 청개구리인 나는
직립 꿈을 꾸었으나
대퇴골 굵게 세울 만큼 독하지 못했다
낙오자로 변종된 길을 앙금앙금 기면
수풀 속에 버려진 울음이 온밤을 적시도록
적막은 마른 갈잎 아닌 한지처럼 펼쳐진다
송연묵 캄캄한 먹물을 쏟아 부어
울음의 뜻을 기렸으나
한 점의 뜻은 하늘에 닿지 못하고
큰 나무뿌리를 닮은 글자가
자꾸만 땅속으로 뻗어갔다
온몸으로 땀방울 짜내는 밝은 비백은
내 안에 이슬방울 맺히는 순백의 경험인 듯
구겨진 것들끼리 부둥켜안은 풍경
진저리치도록 아름답게 익어간다
아늘아늘 부푼 나를 풀어본다 붓끝 같은 혀로
노린재 노려볼 때 톱날 세운 사마귀가
큰 나무 붉은 개미가 우글댄다고 귀띔 해주었다
습도가 넘치기 전 강을 건너야지
그때 태어난 말들이 작품지에
개구리 발가락처럼 붉게 찍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