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감정은 세월에 박힌다. 그리고..너희들의 영혼의 시간과 공간에 각인되지.
삿된 감정은 너거들의 마음에 박힌다. 그리고 그것은 상처가 되지.
TV를 안보고 산지 어언 40년 가까이 되는 것 같군. 궁민학교다닐때 외에는..
단 한번도 TV를 보지 않았지. 나는 1등을 가리는 것과 같은 저능아들의 달리기..축구..야구..
스포츠..미스코리아 등의 순위를 매기는 것에 전혀 관심도 없었지. 그냥..
그 어리석은 짓을 주최하고..그 어리석은 짓에 동참하면서 사는 이들의 인식이...
과연 참된 행복..참된 감정..참된 영혼을 느낄 수 있을까? 곰곰히 내가 고딩학교 1학년때
생각했지. 그때가 1988년인가? 모르겠군. 그리고..그때 스포츠와 미스코리아 및
한국의 대학시험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했지.
나는 70명이 넘는 반에서 1등을 하곤 했지. 수십만명이 보는 시험에서도..간혹..수학 등에서
1등을 하곤 했지. 그런데, 내가 하는 것이라고는..항상...탐욕스런 인간에 사라잡혀...다람쥐 쳇 바퀴에
갇힌 다람쥐처럼..계속 그 좁은 쳇바퀴를 돌고 돌고 돌고..돌았던 거였지.
1미터도 안되는 쳇바퀴를 얼마나 오래동안 돌려야할까?
그들은 우리들이 녹초가 되어 번아웃될때까지 놓아주지 않을걸 알았을때..
나의 시험지에는...똑같은 번호로 도배된 답안지들이 놓이기 시작했지.
나는 한번 읽은 책을 다시 읽기를 싫어해! 이미 다 아는 내용을 또 읽는 것은 정말 지루한 일이지.
1미터도 안되는 쳇바퀴를 한번 달린 걸로 난 충분해! 그런데, 나보고...계속..그 쳇바퀴를
다람쥐처럼 달리라고? 그것도..다른 학생들보다 더 빨리..더 빨리..달려서 빨리 시험 문제를 풀라고?
그냥..고문일뿐이지. 나는 만화책조차도 빨리 읽고 싶지 않아! 천천히 읽어 내려갈거야!
그런데..너거들은 왜 속도법 학원까지 다니면서 빨리빨리 글을 읽으려고 하는지 모르겠군.
그리고..너거들처럼..나에게도..계속..빨리빨리..문제를 풀라고 강요하지.
그리고..계속 같은 것을 읽고 풀라고 해. 이것은 그냥 고문일뿐이지. 저능아들과 함께...
나는 그렇게 고문당하고 싶지 않다구! 너거들이 1등을 하라구! 나는 관심이 없다구!
그러니..제발..나의 성적에 관심을 꺼주라! 너희들이 그렇게 집착하는 대학에 나는 다닐 생각도 없다구!
그러니..제발 나에게 관심을 꺼주라구! 너거들의 관심은 질투와 시기로 가득 찬..
상처입은 짐승의 울부짖음과 매한가지지. 너거들의 관심이 전혀 내게는 즐겁지 않구나!
나는 그때 나의 비참한 감정을 한없이 써내려갔어. 그렇게..나는 고딩학교 3년내내..
수많은 ...시와 글을 써내려갔지. 비참한 감정!으로 가득찬 나의 글과 시들은...정말로 암울했지..
사악한 인간들에 사로잡혀 다람쥐 쳇바퀴 속에서..
아무리 빠르게 달리고 달려도...결코..탈출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나서...달리는 것을 멈췄찌.
더이상 시험따위를 볼 의향이 없었어.
내가 대학교에 들어갔을때..나는...왜 이리 대학교 작지? 하고 생각했어.
그런데..세월이 지나가보니..작은 대학교가 아니라, 한국에서는 정말로 큰 대학교였지.
나는...하루 왠 종일 캠퍼스를 돌고 돌았어..
그리고..나의 마음은 진정되기 시작했지. 그리고 나는 내가 고등학교때 한없이 써내려갔던..
모든...글들을 다 거대한 대운동장에서 불태웠어. 얼마나 많았는지..나는..3개의 가방에다가..
가득..노트들을 담아서 대운동장으로 갔지. 그리고..칼바람이 부는 겨울날..나의 글들을..
불태우면서...몸을 녹였지.
그리고 나서...홀가분하게..계속 대학교 캠퍼스를 돌았지. 그리고..몸이 피곤하고
잠이 쏟아지면..자취방으로 가서 자는 것이지.
365일! 1년..2년..3년...10년...11년..12년... 그렇게...나는 거대한 캠퍼스를 한없이 걸으면서..
깊은 성찰을 했지.
2003년 5월 23일
제목: 미스코리아 글쓴이 : 박상준
남자든 여자든 사람은 최고가 없다.
기준을 잴 수 없는 곳에 재단의 가위를
드미는 것은 곳곳에 상처를 남기는 법.
인생은 촌각으로 지나가는 기차와 같아서..
그 안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져 있는 순간을 포착한다.
그게 젊음일 수도 마음일 수도 무엇일진 모른다.
자신들이 본 아름다운 광경이 젊음이라면..
그땐 그것을 기억하고자한다.
그러나 자신들이 본 광경이 젊음에 대한 추잡함이라면..
그땐 그것을 최고라한다.
기차가 떠나면 그 광경은 영원히 볼 수 없는 것이되어..
항상 최고라 연연하는 젊음에 대한 기억이
젊음을 아름다움으로 기억하는 자를 능멸하는 추잡함을 남긴다.
젊음에 대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젊음에 대한 최고를 기억하는 자는 스스로의 쭈글탱구를 잊고자
옛기억을 간직하고자 한다. 그 이름은 미스코리아
자신이 탄 열차의 광경만이 절경은 아니다.
타인이 탄 열차의 아름다운 광경과 행복을 훼손하지 말지어다.
알게 모르게 인간을 상품으로 진열하는 자들에겐
미스코리아는 잘게 써민 고기 토막과 같다.
최고의 고기를 맛보고자 하는 욕망이 인간을 고기로 만들어간다.
고기냄새를 풍기는 자는 그 싱싱함이 지나가면 썩어부패하는 냄새를 남기고
아름다운 기억을 풍기는 자는 그 순간이 지나가면 그 은은한 향내가
우리의 분노를 진정시켜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