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1월 2일 목요일, 비, 맑음, 바람불고 건조하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를 찾아가기로 했다. 우리 차를 몰고 찾아간다. 숙소에서 서쪽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가는 길, 11번 도로도 멋지다.
공원 입구 게이트(PORTADA RÍO MITRE - Parque Nacional Los Glaciares)에 도착했다. 빙하국립공원 매표소앞에 차를 세우고 입장권을 구매한다.
어른은 45,000페소, 아이는 7,000페소, 도희는 공짜다. 빙하를 만나려면 차를 타고 계속 들어가야 한다. 호수를 끼고 도로가 길게 이어진다.
가다가 페리토 모레노 빙하 R11 전망대(Mirador del Glaciar Perito Moreno R11)에 차를 세웠다. 다른 차들도 세워서 모레노 빙하를 멀리서 바라본다.
마타 새를 비롯한 야생동물들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고 경고판이 보인다. 멋진 모레노 빙하가 눈에 들어온다. 가까이에서 보고 싶은 마음에 다시 차를 타고 공원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주차장은 넓고 차들도 많다. 사람들도 많다. 주차장 앞 버스 정류장(Glaciar Perito Moreno)에서 빙하를 볼 수 있는 곳 까지 버스가 운행된다.
우리는 줄을 서서 있다가 버스를 타고 빙하 탐방 길로 간다. 노란색 산책로에 들어서면서 빙하가 보인다. 전망대에서 드디어 빙하를 마주한다. 달려온 여정이 생각난다.
칼라파테는 황량한 바람의 땅이다. 그 안에는 끝나지 않은 겨울이 보인다. 따듯하고 좋은 때만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칼라파테 사람들이지만 그들에게는 차갑다는 느낌보다는 굳세다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다.
매서운 겨울을 외롭게 버텨온 만큼이나 빙하처럼 단단히 굳어진 마음, 그런 굳센 의지가 없었다면 이 차갑고 척박한 땅을 어떻게 일구어왔을까.
그 위로 파타고니아의 바람과 구름이 수만 년 흘러가면서 차디찬 기운의 결정체인 빙하를 만들어 왔다. 거칠고 험악한 날씨에 길고 넓은 비포장도로를 덜그럭거리며 힘들게 도착할 수 있는 불편함이 엄청나다.
이 모두가 수만 년의 신비를 만나기 위해 우리가 치러야 할 대가가 아닌가 싶다. 대부분 비행기를 타거나 장거리 버스를 이용한다. 단체 여행으로 관광버스를 타고 온다.
여기에 도착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우리는 렌트카를 이용해서 왔다. Ruta 40을 타고 왔다. 태평양을 출발하여 칠레와 안데스, 아르헨티나를 가로지르며 파타고니아 지역을 뒤 덥고 있는 광대한 얼음대륙이다.
그중에서도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Parque Nacional Los Glaciares)은 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된 곳이다. 모레노 빙하를 비롯해서 47개의 빙하를 포함하고 있는 거대한 빙하 집단이다.
그리 길지 않은 겨울과 온화한 날씨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빙하가 있는 풍경이란 그야말로 사진에서나 볼 수 있는 낯선 모습이었다.
하얀 눈으로 뒤덮인 안데스 산맥, 빙하가 녹아내린 비취색의 호수, 그리고 저 깊은 곳에서 푸른빛이 뿜어져 나오는 빙하의 물결은 잠시 다른 세상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결코 끝나지 않는 겨울 속에서 지금도 살아 숨 쉬듯 흐르는 거대한 빙하를 만났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다. 남부 파타고니아 지방을 탐험한 최초의 아르헨티나의 탐험가였던 프란시스코 모레노9Francisco Pascasio Moreno)의 이름을 딴 빙하다.
모레노 Moreno란 이름 앞에 전문가란 뜻의 스페인어 페리토 perito를 붙여 '페리토 모레노 빙하(Glaciar Perito Moreno)가 되었다.
정면에서부터 길이가 14km, 폭이 약 4km나 되는 거대한 얼음판을 자랑하고 있다. 호수와 맞닿은 부분의 높이는 평균적으로 60m 정도이지만, 가장 높은 곳은 100m에 다다르기도 한다.
현재 빙하의 중심부는 하루에 2m, 가장자리는 40cm씩 호수 쪽으로 계속 밀려나오고 있단다. 여행자들이 배를 타지 않고도 가장 가깝게 만날 수 있는 빙하로 빙하 국립공원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전망대와 산책로는 빙하의 여러 면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놓았다. 높은 전망대 Primer Balcon에서는 저 멀리에서 밀려오는 빙하의 위쪽 부분과 전체 모습을 조망할 수 있다.
낮은 전망대 Balcon Inferior에서는 빙하의 거대한 높이를 느끼며 빙하의 결가지 자세히 관찰 할 수 있다. 전에는 나무로 된 오래된 산책로가 이제는 철재 재질로 바뀌었다.
바람소리와 호수의 잔물결 소리를 제외하고는 온통 적막인 이곳, 모든 관광객들은 카메라를 손에 든채 조용히 빙하만 바라보고 있다.
모두들 커다란 얼음덩어리가 떨어지는 장관을 묵묵히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작은 얼음이라도 떨어지면 전망대 쪽의 절벽으로 소리가 반사되어 커다란 울림이 퍼진다.
우두둑하고 큰 얼음이 갈라지는 소리가 들리면 몇 초 안에 천둥과 같은 소리와 함께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떨어진다. 호수에는 흰 물보라가 인다.
이런 장관에 사람들의 탄성과 박수소리가 잠시 이어지기도 한다. 이렇게 오래도록 빙하를 바라보고 있으면 얼음에 반사되는 햇빛에 눈이 시리다.
오후에는 눈부신 빙하와 태양을 눈앞에 동시에 두게 된다. 이 빙하의 물이 우리 숙소가 있는 칼라파테 앞의 아르헨티나 호수를 이룬다.
천연한 옥빛을 발산하는 아르헨티노 호수의 서쪽 끝에 끝없이 펼쳐진 얼음의 대지가 펼쳐진다. 억겁의 시간 동안 한없이 다져진 빙하의 얼음들은 투명한 푸름을 뽐내며 거대한 위용을 자랑한다.
가끔씩 들리는 천둥 같은 굉음과 함께 수십 미터 크기의 얼음이 호수로 떨어지는 모습에 그만 할 말을 잃게 된다. 이 빙하는 지역의 높은 기온으로 인해 움직임이 활발한 편이기 때문에 다른 빙하에 비해 붕락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붕락이란 빙하의 일부분이 떨어져 나오는 현상을 일컫는데, 페리토 모레노 빙하 전망대에서 한동안 빙하 벽을 바라보고 있으면 커다란 소리와 함께 호수로 떨어지는 얼음 덩어리들을 볼 수 있다.
붕락이 발생할 때 많은 얼음 덩어리들이 호수와 부딪치며 파편이 흩어지는데, 전망대가 생기기 전에는 이러한 파편을 맞고 사망한 사람들이 꽤 되었다고 한다.
멀리서 보기에는 얼음 부스러기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머리통만한 얼음덩이가 수십 미터 높이에서 떨어지는 격이니 매우 위험하다.
빙하국립공원을 대표하는 페리토 모레노 빙하를 걸어서 모두 탐방한다. 사람들이 많아 밀려가고 거슬려가며 보는 것 같다. 빙하국립공원은 1937년 지정된 아르헨티나 최대 규모의 국립공원으로서 서부 파타고니아 대초원을 포함하고 있다.
198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곳 빙하의 특징은 다른 지역의 빙하 해발고도인 2,500미터보다 훨씬 낮은 해발고도 1,500~600미터로 매우 낮은 지역에 빙하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호수 수면에서부터 빙하 평균 높이 74미터, 호수 물에 잠겨 있는 빙하 깊이는 170미터라고 한다. 페리토 모레노 투어도 다양하다. 빙하 위를 트레킹 하는 투어가 제일 인기가 있다.
아침 9시경에 출발하며 오후 5시쯤 칼라파테로 돌아온다. 모든 트레킹 장비는 에이전시에서 대여해 주며 빙하 트레킹에 대한 간단한 교육도 실시한다.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빙하 얼음을 넣은 위스키를 제공하며, 각 숙소에서 픽업하여 투어가 끝난 후 다시 숙소로 데려다 준다.
미니 트레킹(Mini Trekking) 빅 아이스 투어와 거의 비슷하지만, 트레킹을 하는 시간이 짧다. 보트 투어(Boat Tour)도 있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서부터 보트를 타고 빙하 벽에 근접한 지점까지 가서 구경할 수 있다.
전망대보다 훨씬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전망대에 도착하기 전 모레노 항에서 내리면 근처의 레스토랑(하나밖에 없다)에서 보트 표를 구입할 수 있다.
우리는 버스 정류장이 있는 곳으로 나왔다. 빙하 호수를 만나기 위해 걸어서 내려간다. 페리토 모레노 전망대가 나온다. 여기서 보는 빙하의 모습도 좋다.
바위들이 많은 곳이다. 바위 전망대(Iceberg Canal)도 사람들이 올라가 있다. 바위가 많아 손자들이 걷기에 좀 위험하지만 여기서 유빙 덩어리를 손에 잡을 수 있다고 해서 호수 가까이 바위를 올라간다.
얼음 덩어리를 잡고서 정말 즐거워했다. 엄청난 세월을 겪어온 얼음이다. 위험하지만 멋진 경험이다. 얼음을 들고 사진을 찍는다. 호수 가에 한참을 놀다가 올라온다.
이렇게 우리는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를 끝냈다.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다시 칼라파테 숙소로 돌아온다. 도착하니 오후 6시다.
슈퍼에 들러 소고기와 빵을 샀다. 저녁으로 소고기 미역국을 끓여 식사를 했다. 소고기 작은 덩어리가 엄청 많은 미역국이다. 환전을 하려고 칼라파테 시내로 아들과 나왔다.
해가 길어 아직도 훤하다. 밤 9시가 다되는 시간이다. 거리에는 사람들이 많은데 대부분 관광객이다. 식당도 문을 열고 영업하고 있고 여행사와 기념품 가게들도 영업하고 있다.
손님들이 가득하다. 환전하는 곳을 물어물어 찾아간다. 소개 받은 커다란 기념품 가게에서 환전을 했다. 1100페소로 환율이 별로 좋지 않다.
그래도 500달러를 환전했다. 숙소로 돌아오니 밤 10시가 넘었다. 남극이 가까워서 인지 해는 졌지만 날은 훤하다.
*1월 2일 경비 – 점심, 햄버거, 피자 66,560, 입장료 194,000, 슈퍼 64,000, 숙소 방 2개 133,000, 계 550,000원. 누계 5,770,000원 *1달러=1,450원. 아르헨티나 1페소 =1,2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