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토) 상암 월드컵 경기장 부근에 평화의 공원 및 하늘공원에서 금양초등학교 총 동문회에서 매월 산행을 대신해서 걷기 대회를 가졌다. 이날 금동카페 총 회원 297명 중 52명이 참석을 하였고 통상 나이는 75세~52세 정도 동문들이 모여 삼삼오오로 걸었다.
평소 천식 때문에 노천에서 걷는게 꺼려졌지만 옷을 든든히 껴 입고 마스크를 주머니에 찔러 넣고 집을 나섰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은 7호선, 2호선, 6호선으로 3번 갈아 타야 했는데 상암월드컵 역 전철에서 내려 오른쪽으로 급히 꺾어 출구로 향해 가려다 360도로 벌러덩 공중부양 후 땅바닥에 나가 떨어졌다.
전철을 타려고 기다리고 있던 한 부인이 캐리어를 길게 뉘어 잡고 있는 바람에 캐리어에 내 짧은 다리가 걸려 넘어진 것이다. 캐리어를 부인 앞으로 끌어 놓고 탑승을 기다렸으면 이런 참변은 없었을텐데, 소경이 돌뿌리를 나무랄 수 없듯이, 나는 너무 쪽이 팔려 남들의 시선을 피해 얼른 출구로 급히 빠져 나갔다.
출구를 나오자 많은 동문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고 오늘은 빼빼로 데이인지라 여성 후배가 하나가 빼빼로 한 갑을 쥐어 준다. 함께 모임을 갖는 동기는 약 10명 가량 되는데 이런 저런 연유로 3명 밖에 참석을 하지 못 했다. 특히 동기 한 여성이 수색 근처에 살아 참석하기로 했엇는데 20일(월)에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 해외여행을 가게 되어 급히 이 날 김장을 서둘러 담다 보니 오늘 모임에 참석이 어려워 많이 아쉬웠다.
월드컵 경기장 주변에는 통일교인들 행사로 주차장과 주변 길에 수(數)를 셀 수 없을 정도의 버스가 들어 차 있었고 팻말을 들고 이동하는 통일교도들 수도 어마어마 하였다.
약 13만 평의 평화의 공원 주위 호수 외곽을 돌면서 사진을 찍었고 평화의 공원 여의 하늘 공원쪽으로 이동하여 291 계단을 올라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억새 밭의 광경이 일품이었다. 이곳은 쓰레기 장을 공원으로 형성시킨 것이기에 군데군데 메탄가스를 빼내기 위해 파이프를 묻어 놓은 것이 이채로웠다.
하늘 공원에서는 월드텁 경기장은 물론 한강변이 한 누에 내려다 보였다. 양화대교, 성산대교, 마포농수산물시장, 국회의사당, 선유도, 남산 등이 보였다. 그 옆으로 노을 공원이 보였지만 이미 4시간 이상을 걸었기에 발걸음이 무거워져 더 이상의 산보를 포기하였다. 이미 시간은 오후 2시를 넘기고 있었다.
오늘은 빼빼로 데이라 오전에는 빼빼로를 먹고 오후 점심은 가래떡으로 대신하였다. 오후 4시까지 그간의 피로를 덜어 내기 위해 3잔의 소주잔과 더불어 맥주로 목을 추겼다. 오래 간만에 좋은 공기를 마시고 억새 숲을 걸으면서 금양초 동문들과 즐거운 담소로 하루를 보냈다.
하룻 밤을 자고 나니 걸을 때는 몰랐는데 허리, 다리가 약간 아팠다. 평소 나는 탁구로 몸을 다지고 있었는데 걷기 운동과는 사용 근육 부위가 달라서 그런 모양이다. 특히 왼쪽 손목과 손바닥에 약간의 통증이 왔다. 아마도 월드컵 경기장 역에서 빡세게 넘어 질 때 왼손 바닥을 먼져 땅바닥을 쳐서 그런 모양이다.
2004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에서 유도 부문 금메달리스트인 이원희 선수를 배출한 보성고교를 졸업했슴에도 낙법을 제대로 익히지 못 해, 왼손 바닥을 먼져 땅바닥에 대다 보니 왼손에 무리가 온 모양이다. 보성고는 필자가 1965년 고2 일 때 본교 유도 종합 200단을 돌파한 유도의 명문고이다.
왼손목의 수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1960년도 금양초등학교 6학년일 때 도봉산 원족(소풍)을 하루 앞 두고 철봉대에 매달렸다가 착지를 할 때 왼손 바닥이 먼져 땅에 떨어져 몸무게가 손바닥으로 쏠리는 바람에 왼손 목이 퉁퉁 부어 올랐지만 어른들에겐 몰래 뒤로 숨기고 소풍을 다녀 왔던 생각이 떠오른다.
그것이 초등학교 6학년 생활 중 처음이자 마지막 소풍이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단 한 번 소풍을 간 것이 전부이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돈이 원수로 집 안 에 돈이 없엇기 때문이다.
사친회비를 안 낸다고 집으로 쫒겨 가기도 여러 차례 이었지만 당시 집으로 돌려 보낸다고 없던 돈이 나올 리 없었다. 당시 시골에서 쌀을 팔아야 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시절은 쌀이 곧 돈이었기에 쌀을 장에 나가 팔아야 했는데 쌀 팔아 소풍 가기가 여간만 어려운 게 아니었다.
모처럼 상암 월드컵 전철역 부근 평화의 공원 및 하늘공원으로의 소풍이 옛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 간 듯 옛 꿈에 잠겨 본다. 소풍이라 부르면 어떻고 산행으로 부르면 어떠랴. 시간이 지나면 이 모두 좋은 추억으로 남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