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가 해변을 바라보고 있어 뒤로 난 진입로를 따라 천천히 내려가면
위에서 내려다 볼 때와는 또 다른 단정한 모습.
DECK작업은 다른 팀에서 했는데 막 스테인을 바른 듯 발자국이 나 있네요.
북동방향의 현관, 채광을 고려한 현관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팀원들 여럿의 의견을 물어 투명하게 개방한 'KING POST TRUSS'와
‘격자무늬’없어 시원한 해변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거실 창
구조상의 필요도 있지만 장식성이 더 강한 실내의 노출 형 ‘TIE TRUSS'
더글러스 퍼 단면 심재의 붉은 속살.
화장실이 따로 붙어 있는 큰방인데
이 집은 본격 살림집이 아니라 펜션이기 때문에 화려함을 더해도 좋겠다는 생각에
실용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이처럼 좀 반짝이는 조명기구를 방마다 달았습니다.
방에 딸려있는 욕실.
원래 설계에서 제가 강력하게 주장해서 변경한 부분은 2개의 욕실입니다.
보통은 다중시설일수록 화장실의 크기나 시설을 간략하게 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저는 오히려 달리 생각합니다. 다중이 사용하기 때문에 기능적인 측면을 충분하게
생각하고 적절하게 배치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욕실 사용습관이 다른 사람들이
얼마든지 부주의하게 사용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더구나 풀나치통나무집이라면...
그래서 애초의 계획보다 거실 크기를 다소 줄이면서 화장실 공간을 30퍼센트 가량
늘렸고, 샤워공간은 민 벽을 만들어 거기에 의지해 반드시 샤워부스를 설치한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기존의 통나무집에 이런 배려가 전혀 없이 욕실이 꾸몄다는 게
영 마땅치 않았어요. 통나무 벽체가 그대로 드러난 부분에 샤워기가 달려있고
공간까지 협소해서 통나무가 물(습기)에 그냥 방치된 상태였거든요. 하여튼 저는
욕실 구성을 설비업자에게 그냥 맡기지 않습니다. 할당된 비용에 관계없이 도기나
타일을 직접 고르고 세부 작업과정을 충분하게 상의하여 진행합니다.
큰방에서 거실로...
바라보는 왼쪽부터 주방, 현관, 욕실, 따로 욕실이 있는 큰방 순입니다.
이 집의 세틀링스페이스 가림 판은 30군이 심혈을 기울여 이중 장치를 했기 때문에
Settling이 거의 끝나갈 때까지 손보지 않아도 될 정도입니다. 단 현관과 욕실 코너
기둥(Post) 위에 설치된 스크루 잭(Screw Jack) 커버를 6개월에 한번 정도 열어
이 장치를 스패너 따위로 조절해 주는 수고 정도면 되겠네요.
큰방 욕실과 등을 대고 있는 현관 옆의 욕실.
통나무는 물이 닿지 않게 그리고 민 벽과 통나무 벽체(Log Wall)는 한 몸이되
따로 놀게(Sliding) 만들어야 하고 거기에 따르는 모든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못 ‘하나’박는 것도 신중하게, 원리에 입각해서 작업해야 합니다.
현관문을 열고 다시 밖으로 나와
집 외부를 한번 둘러보지요.
Wall Log를 차곡차곡 쌓아 만든 본채와 키웨이(Key way 연결 홈)로 연결된 욕실
민 벽은 스크루 잭을 머리 위에 얹고 있는 포스트와 한 몸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제까지 올린 작업과정 사진과 비교해서 보시면 고개가 끄덕여 지지 않을지...
DECK 작업은 본 계약에 없었고 제 여건과도 맞지 않아 집주인이 따로 섭외했는데
기대보다 빠르고 무난하게 만들었다는 느낌입니다. 제 방식과는 다르지만 그 분야
전문가라더니... 망설이고 걱정했던 기초외부도 방부목으로 감쌌군요.
어떤 분들은 제게 말합니다.
“조경도 같이 해 보는 게 어떤가?”
물론 집의 완성도는 건축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으나 입지와 방향에 따른
외부모양 설계 그리고 주변 환경조성 말하자면 ‘자연스런’ 조경이 집의 외양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습니다. 다만 제 능력이 아직 거기까지 미치지
못하므로 그 부분은 집주인에게 맡겨야겠습니다.
집은 대게 올려다보는 모습이 더 폼 나지요.
지하실의 용도는 소위 ‘바베큐장’인데 새로 지은 통나무집에 묵는 손님만이 아니라
옆 동의 손님들도 같이 이용할 수 있게, 비가와도 바람이 불어도 고기를 구을 수 있는
전천후 장소, [해맘펜션]을 찾는 손님들이 바다풍경을 바라보면서 바비큐와 약간의
음주를 즐기게 하고 싶다는 집주인 아니 펜션 ‘쥔장’의 애틋한(?) 마음이 담겨있는
매우 이상적인 공간입니다. ^^ 창도 달도 탁자도 들이고 해야겠지요.
2층이 없는 단층구조, 평수에 비하면 복잡하다 할 ‘열십자’형태, 살림집이 아니라
영업용도라는 점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다소 어려움도 있었고 아쉬움이 남습니다만,
눈에 보이지 않아도 오랜 세월동안 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할 구조 기능적인 공정은
단 한 가지도 빼먹지 않고 최선을 다 했습니다.
지금 당장은 통나무집을 지어 살 여건이 아니지만 미래에 그런 계획을 가지신 분들,
통나무집에서 잠자고 생활해 보는 체험이 필요하신 분들, 아파트에서 살고 있지만
휴양지에서만큼은 자연소재로 지어진 집에서 낭만적인 하루를 보내고 싶은 분들은
여기를 클릭하세요. 이런 곳이 다 있네! 할 만큼 주변 환경이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