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파도에 실어
-호주 기행.1 골드코스트
남태평양을 마시자
모래밭은 미숫가루
가슴속 깊이 빨려드는
백사장, 42km
요동치는 파도
황금의 땅, 골드코스트
콩코드 호텔 14층
베란다엔 몸만 놔두고
마음은 대륙과 대양을
넘나드는 파도
성황당 목 부러진 나무에
걸린 오색 깃발처럼
유람선 불빛은
흰 파도를 끌어안고.
쪽빛 바다가 춤추는
-호주 기행.2 시드니항
황금빛 노을과
쪽빛 바다가 만나
가슴을 설레이게 하는
시드니항의 스카이라인
오페라하우스의 미소가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은 호주 최대의 도시
여기는 세계 3대 미항의 하나
바다 위에 떠 있는 것은
그림 같은 형형색색의 요트와
관광유람선 몇 척 뿐
조각난 스티로폴 한 쪽
떠도는 병마개 하나 없이
항구의 퀴퀴한 짠 냄새도
맡을 수 없는 이곳이
오히려 이상하다
적도 아래 남쪽에서
제일 높은 300m의 시드니 타워
바다 위를 가로지른
503m의 아치형, 하버브릿지
지붕 위를 달리는
장난감 같은 전차를 타고
그림 같은 풍경들 속에
나도 하나의 그림이 된다.
푸른 안개 속에는
-호주 기행.3 블루마운틴
손가방을 옆구리에 끼듯
남태평양을 허리춤에 달고
내륙의 서쪽으로 100km
블루마운틴이 기다리고 있다
푸른 안개 속에서 서서히
기지개를 켜며 일어서는
고산지대의 봉우리들
다이아몬드 빛, 푸른 안개 속
겉껍질이 다 벗겨져도
거뜬히 살아 갈 수 있는
유칼립투스 나무에서는
푸른 유액을 햇빛에 내품고.
코알라의 고집
-호주 기행.4 코알라
녹용 달린 사슴 보다든
발 빠른 캥거루가
그 보다는 느림보 코알라가
대접 받고 사는 나라
동물의 천국, 호주
자다 먹고
먹다 자는
하루 스믈 네시간 중 스므시간
비몽사몽간에도 오직
유칼립투스 잎만 먹고 사는
그의 고집 또한 가상하다.
동화 속의 나라
-뉴질랜드 기행.1
지구상에서 맨 먼저
아침 해가 떠오르며
양과 소가 대우받고
남자보단 여자가
여자보다는 강아지가
우대 받으며 사는 나라
그림같이 펼쳐놓은
초원의 양탄자
동화 속의 궁전
너무나 조용해서
너무도 심심해서
재미없는 천국
시청 직원이 찾아와
양을 함께 몰아주고
경찰관이 지나다
잔디도 깍아주고
운전기사는 캡틴
양치기가 최고인 나라
지저분한 쓰레기가 없고
포악한 맹수나
징그러운 뱀도
지독한 모기와
사기꾼과 범죄자도
살지 않는 나라
그믐달이 초승달보다
서둘러 떠오르듯
덤덤하게 사는 것보다
쇼킹하게 죽는 것이
더 재미있을지도 몰라
때로는 자살률이
세계 제일이 되는 나라.
로토루아 노천 온천탕에는
-뉴질랜드 기행.2
먼 곳을 바라보면
그림 같은 초원과 창공이
양떼인가, 송이구름인가
선 그어 구분하기 어렵고
가까이서 바라보면
흐르는 개천에서나
집 앞 못가에서도
온천수가 하늘을 뚫고
노천 온천탕은
유리벽 없는 하나의 어항
색깔 다른 인종들이
빅쑈에 나온 돌고래인양
어머니의 태반에
다시 회귀하는 태아처럼
피부색의 명암에 관계없이
과거 속을 물장구 치고 있지.
원주민 마을, 와카레와레아
-뉴질랜드 기행.3
아름드리 고사리나무 숲
그 사이로 흐르는 간헐천
마을 입구엔 진흙 열탕
어디를 가나 온천지대
이 마을에 살고 있는
원주민, 마오리족은
과거보다도 오늘이
오늘보다도 내일이
마냥 행복하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도
코와 코를 두 번 찍고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키아오라」어서 오십시오
손은 정겹게 악수를 한 채
풍채가 수려한 몸매
그 보다도 더 매력적인
자연 속에서 자연에 순응하면서
자연과 함께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때 묻지 않은 인간의 모습
온천수의 지열을 이용하여
고구마와 호박도
통돼지나 생선까지도
통째로 찜을 한 「항이」라는
전통 음식으로 이방인에게
저녁식사를 대접 한다
자연에서 버림받고
인간에게 쫓기다
지구상에서 물러가는
다른 원주민에 비하면
와카레와레와의 마오리족은
사는 맛이 저절로 난다.
와이토모 동굴의 불가사의
-뉴질랜드 기행.4
유년의 반딧불인가
동굴 속 강 위에는
어둠에 수를 놓은 은하수
개똥벌레가 싸놓은 빛
그로우윔(Glow worm)
환호성 삼킨 침묵
중국의 만리장성과 함께
세계 8대 불가사의의 하나
지구 반대편에서
하루 종일 비행기 타고 와
잠깐 보고만 가도
지불한 돈과 시간이
아깝지 않게 생각되는 곳
모두가 숨을 죽인 채
갈잎만한 카누를 타고
칠흙의 강을 따라
동굴을 뚫고 나오니
맑은 아침 햇살이
개똥벌레가 되어
원시림을 뒤덮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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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호주 . 뉴질랜드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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