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정식 "군가"(軍歌)가 아니면서 불리우는 노래를 "사가"(私歌)라고 한다.
때에 따라서는 이 "사가"(私歌)가 훈련소에서는 더 많이 불리기도 했다.
예를 들면 아침에 교육장으로 갈때는 군가를 부르지만, 내무반으로 돌아올 때는 거의 "사가"(私歌)를 부르며 왔다.
그중에는 군대 오기전에 이미 알고 있었던 노래도 있었지만 처음 듣는 노래도 많았다.
수용연대에서 휴식시간에 처음 그런 노래를 들었다.
육군이~~ 좋다기에 지원입대를 했더니,
신병훈련소 들어가니까 대가리 빡빡 깍더라.
군대생활 일년만에 휴가증을 들고서
애인이라고 찾아갔더니 시집가고 없더라.
홧김에 한잔먹고 왕창왕창했더니
헌병백차 싸이렌소리에 될대로 되거라
군대생활 삼년만에 제대증을 들고서
고향이라고 찾아갔더니 부모형제 없더라.
니기미~~X을 할거 농사나 짓지.
군대는 좇빨았다고 지원입대를 했더냐.
처음 이노래를 들었을 때의 황당함이란,,,,,,
하지만 남자들만 있는 곳이라는 특수성 때문인지 지휘관들도 막지는 않았다.
훈련소에서는 부대마다 부르는 사가(私歌)가 마치 그 부대를 상징이라도 하는듯 다른 노래를 불렀다.
춘향이와 이도령이 남원에서 연애할 때 (연애할 때)
꽉밟아 눌러 비썩마른 갈비 꽉밟아 눌러 비썩마른 갈비 갈비 갈비!
즐거웠던 이도령이 한양가서 소식없네 (소식없네.)
꽉밟아 눌러 비썩마른 갈비 꽉밟아 눌러 비썩마른 갈비 갈비 갈비!
신관사또 변사도가 수청들라 하였건만 (하였건만)
꽉밟아 눌러 비썩마른 갈비 꽉밟아 눌러 비썩마른 갈비 갈비 갈비!
절개굳은 춘향이가 수청들리 만무하네 (만무하네)
꽉밟아 눌러 비썩마른 갈비 꽉밟아 눌러 비썩마른 갈비 갈비 갈비!
암행어사 출두소리 산천초목 벌벌떠네 (벌벌떠네)
꽉밟아 눌러 비썩마른 갈비 꽉밟아 눌러 비썩마른 갈비 갈비 갈비!
춘향이와 이도령이 얼싸안고 춤을 추네.(춤을 추네.)
꽉밟아 눌러 비썩마른 갈비 꽉밟아 눌러 비썩마른 갈비 갈비 갈비!
"비밥바룰라" (Be-Bop-A-Lula)라는 외국노래를 따라 부르는 노래다.
이 노래는 우리 부대와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항상 들려오는 노래였다.
막상 이 노래를 부르는 훈련병들과는 마주친 적이 없는듯 했다.
우리 중대가 부르는 "사가"는 이런 노래였는데 터키(투르키예)의 민요인 "우스크다라"(Uska Dara)에 맞춰 불렀다.
두들기면 목탁소리 난다 "율부린너" 대갈통.
숲속에서 연애하다 들킨 "신성일"과 "엄앵란".
장총의 명사수가 "죤웨인"이 아니라
"달라스"의 이름높은 "오스왈드"다.
덩치크다 자랑마라 #"스티브리브스"야.
덩치작은 "고재봉"은 도끼들고 찍었다.
지하의 "고재봉"아 설어 말어라.
전라도의 "김광수"는 괭이 들고 찍었다
지하의 "김광수"야 설어 말아라
안동의 "신하사"는 수류탄을 던졌다.
우리앞집 여대생 (여대생! 여대생!)
밤만 되면 나간다 (나간다! 나간다!)
그 이름 빠껄이라네 (짜란! 짜란!)
지금쯤은 할끼다. (할끼다! 할끼다!)
빤스벗고 할끼다 (할끼다! 할끼다!)
온몸이 노곤할끼다.(짜란!짜란!)
눈알이 뱅뱅돌끼다.(짜란! 짜란!)
흥미로운 것이 이 노래의 제목이 "007歌"란다.
왜 그런 제목이 붙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스티브 리브스"를 "스티븐 보이드"라고 부르는 부대가 있었는데 잘못된 것이다.
"스티브 리브스"(Steve Reeves, 1926년 1월 21일 ~ 2000년 5월 1일)는 "미스터 유니버스"에서 수상을 한 근육질의 배우이고,
"스티븐 보이드"(Stephen Boyd, 1931 ~ 1977)는 영화 벤허에서 "멧살라"(Messala)역을 한 배우다.
그리고 이 노래의 뒤에 나오는 부분은 이미 사회에서 들었던 노래다.
훈련소때의 내무반장은 키가 조금 작고 항상 싱글벙글 웃는 "임한재"하사다.
약간은 전라도 사투리를, 그리고 약간은 충청도 사투리를 쓰고 훈련병들에게 자상하게 대하는 사람이였다.
한번은 그가 오락시간에 재미있는 노래를 들려준다.
아침에는 식사당번 저녁에는 불침번에
때때로 완전군장 연병장을 구보하니
이것이 훈병인가 이것이 쫄병인가.
알고도 모를것이 군바린가 하노라.
찬바람이 솔솔부는 논산의 훈련소.
오늘도 아침부터 구보를 하네.
#도라지 위스키는 생각치도 않치만
막걸리 대폿잔이 그립습니다.
찬밥을 먹고나니 만만한게 훈련병,
모여라 헤쳐라로 해를 보내고
불쌍한 훈련병의 엎드려 뻗친 그 모습
사랑하는 애인에게 보이고 싶소.
단잠을 자다가도 기상하면 일어나
비오는 연병장을 구보합니다.
언제 지은 원수라고 요다지도 때립니까
정말이지 밤잠이나 자게 해주소.
어머니 아버지 안녕하세요.
오늘은 각개전투 삼단계라오.
높은 포복 낮은 포복 팔굽까진 이 모습
사랑하는 부모님께 보이고 싶소.
오늘은 사격장에 사격대회 열렸는데
깜장판만 왔다 갔다 불합격일세.
방아쇠 1, 2단에 합격이냐 불합격이냐
다음부턴 특등사수가 되겠습니다.
라랄라 랄라랄라 랄라랄라 랄라라
오늘은 취사장에 돼지를 잡네.
왕건이는 간데없고 국물만 남았구나.
홀짝홀짝 마시고 나니 덜그럭 빈 깡통.
이 노래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야외에서 부르는 관계로 적지를 못하고 외워야 했는데 여기까지밖에 외지를 못했다.
이 노래는 6.25당시 전쟁터로 나가던 젊은이가 부르던 노래에 맞춰 부른다.
아버지 어머니 안녕히 계세요.
까마귀 우는 곳에 저는 갑니다.
三八線을 돌파하여 太極旗를 날리고
죽어서 白骨되어 돌아 오리라.
아내여 굳세게 이 世上에 사세요
당신과 만날 적엔 百年 살자고
지금은 離別歌를 合唱하여 하건만
꽃같은 우리 아내 언제나 보나.
이 노래는 어렸을 때 자주 들었던 노래라 이에 맞춰 부르는 관계로 그나마 저만큼 외울수가 있었다.
그런데 이 노래도 시절이 지남에 따라 추가가 되는듯 했다.
인터넷을 검색하다보니 아래와 같은 글이 있었다.
오늘은 점호시간 병기검사하는데
약실수입 불량으로 기합을 받네
점호사관 하신 말씀 영자 약실 이렇더냐
아닙니다 영자 약실 A급입니다.
이런 노래도 있었다.
제목이 "우리 중대장"인데 노래내용은 훈련소가 아니다.
우리 중대장
우리 중대장~ 나이롱뻥만 알았지.
요놈의 훈련병 휴가 보내줄 줄 왜 몰라 주나
여이쌰 여이쌰 여이쌰 여이쌰 나는 설어워.
우리 인사계(똥싸계)~ 보급품만 알았지
요놈의 훈련병 신발 떨어진 줄 왜 몰라 주나
여이쌰 여이쌰 여이쌰 여이쌰 나는 설어워.
우리 어머니~ 곗돈 몰 줄 만 알았지
요놈의 자식놈 용돈 떨어진 줄 왜 몰라 주나
여이쌰 여이쌰 여이쌰 여이쌰 나는 설어워.
우리 아버지~ 첩질 할 줄 만 알았지
요놈의 자식놈 빳다맞는 줄은 왜 몰라 주나
여이쌰 여이쌰 여이쌰 여이쌰 나는 설어워.
이화 여대생~ 연애할 줄만 알았지
요놈의 훈련병 X꼴리는줄을 왜 몰라주나
여이쌰 여이쌰 여이쌰 여이쌰 나는 설어워.
그리고 아래의 것도 내무반장이 불러 준 노래다.
원산폭격 한강철교 쥐잡이가 웬말이냐.
완전군장 알철모에 토끼뜀이 웬말이냐.
나는 싫어 나는 싫어 불침번이 나는 싫어,
식사 당번 6주 만에 훈련소 생활 다 갔구나.
이노래는 옛날 "유정천리"라는 노래에 맞춰 부른다.
#원산폭격, 한강철교, 쥐잡이등은 기합의 일종인데 내가 훈련소에 들어갔을 때는
"쥐잡이"라는 기합은 없었다.
#"쥐잡이"는 내무반 전원이 침상(寢床) 아래로 기어 들아가는 것인데
언젠가 침상아래에 삐죽이 나와 있던 못에 머리를 다쳐 죽은 사병이 있었다고 한다.
그후로 "쥐잡이"는 금지되었다고 한다.
#"한강철교"도 실제로는 한 적이 없다.
#"원산폭격"이란 말보다는 "대가리 박어!"라는 말을 사용했다.
대부분의 기합은 견딜만한 힘든 일이였다."오리걸음"이나 "선착순" 등의 기합은 오히려 체력을 향상시키는 일이였다.
하지만 내게 제일 어려운 것은 철모를 배위에 놓고 철모가 떨어지지않게 상체를 뒤로 제키고 있는 것이다.
허리가 약한 사람들은 이로인해 "디스크"라는 병을 얻기 쉬웠다.
그리고 M1소총의 "가늠쇠"를 물고 "열중쉬어"를 하는 기합을 몇번 받았는데 이로 인해 앞니가 망가졌다.
아래의 노래는 무척 흥미로운 노래다.
후반기 교육중에 조교인 이름모를 하사가 자신이 작사 작곡을 했다고 불러 준 노래다.
울지는 않으련다. 지금은 괴로워도,
서로 마음 다바쳐 사랑했기 때문에.
울지는 않으련다. 떠나 가더라도
언젠가 돌아올 사랑이기에
끝까지 참으면서 울지는 않으련다.
이 노래는 그후 어디에서도 들은 적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에 인터넷을 검색하다보니
"울지는 않으련다"라는 노래 제목이 나온다.
여기 저기 찾아서 노래가사를 알아봤다.
"남해성"이란 가수가 불렀다고 하는데 노래가사가 거의 같았다.
울지는 않으련다 아무리 서러워도
사랑했기 때문에 믿어왔기 때문에
울지는 않으련다 떠나가더래도
언젠가 돌아올 사람이라면
끝까지 견디면서 울지는 않으련다
울지는 않으련다 지금은 괴로워도
서로 마음 다바쳐 사랑했기 때문에
울지는 않으련다 떠나가더래도
언젠가 돌아올 사람이라면
끝까지 견디면서 울지는 않으련다
"남해성"이란 가수가 69년도에 훈련소에서 조교를 하던 그 하사관일까?
궁굼하기는 한데 그를 찾을 길이 없다.
이외에도 군대에서의 "사가"는 많이 있지만 대부분 해병대나 특수부대에서 많이 나온듯했다.
내가 적은 것은 그중 논산훈련소에서 직접 들은 것만 적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