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봄다운 봄이 시작되려나 보다.
봄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그림 프리마베라.
초기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 보티첼리가 그린 고대 그리스 로마신화를 배경으로 한 봄이라는 뜻을 가진
알레고리(상징) 가득한 《프리마베라》이다.
▲ 산드로 보티첼리, 프리마베라(Primavera) 1478년경, 패널에 템페라, 204×314cm,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 르네상스의 화가 보티첼리는 전성기 시절 그리스 로마신화을 바탕으로 한 그림을 많이 그렸다.
봄은 그 첫 번째 작품이자 가장 복잡한 작품으로 관능적인 사랑의 승화를 표현하고 있으며
우피치 미술관의 소장 품 중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이다.
- 이 작품은 로렌초 디 피에로 프란체스코 데 메디치를 위해 제작되었다.
메디치 가문의 위대한 로렌조 데 메디치는 자신의 조카인 피에로 프란체스코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이 그림을 선물로 준다.
당시 피에로는 정략결혼을 하게되는데 신부는 세미라미데로 메디치가의 라이벌인 가문의 10대 딸이었다.
메디치가는 정치적 동맹을 위해 이 결혼을 추진하여 1482년 7월19일 사실상 서로에 대해 아는 게 없는
이 젊은 남녀는 결혼하게 된다.
- 봄을 상징적으로 그린 이 그림은 어린신부에게 미덕과 교훈을 주기 위한 것으로 부부의 침실에 걸려 있었다.
프리마베라는 불운으로 시작된 결혼이 나중에는 행복해 진다는 의미를 담아 불안해 하는 어린 신부를 위로하기
위해 준 결혼 선물화인 것이다.
- 이 그림을 감상할 때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순차적으로 감상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 봄이라는 주제에 맞게 숲에는 황금색 오렌지가 가득한 나무를 배경으로 봄 바람을 상징하는 날개를 단
서풍의 신 제퓌러스가 한입 가득 바람을 품고 몸을 숙여 그의 연인, 숲의 요정 클로리스를 감싸 안자
그녀는 입에서 꽃을 피우며 꽃(봄)의 여신 플로라로 변하여 치마에 담긴 꽃을 뿌리고 있다.
한 인물을 요정과 여신으로 각각 표현한 것이다.
- 제퓌러스와 결혼하게 된 요정 클로리스는 꽃의 여신 플로라로 승격되는데 이 여신의 다른 이름이
프리마베라 곧 '봄' 이다.
- 가운데는 미와 사랑의 여신 비너스로 화한 당시 피렌체의 절세 미녀 시모네타의 모습이다.
그림의 주인공이기도 한 베스푸치 시모네타는 안타깝게도 22살이라는 꽃다운 나이에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메디치가의 작품 주문을 받은 보티첼리는 그런 그녀를 『프리마베라』의 여주인공으로 재 탄생시켰다.
- 9명의 인물들이 등장하는 이 작품의 배경인 아치형 숲은 허파 모양을 하고 있다.
그것은 시모네타의 사망 원인이 폐결핵이었기에 그녀를 추모하는 뜻으로 허파를 그려 넣었다는 주장도 있다.
폐결핵으로 사망한 시모네타와 서풍 제퓌러스의 바람 그리고 폐를 상징하는 듯한 배경그림은 무엇인가 연관되어
있는 듯 하다.
- 비너스의 왼쪽으로 그녀를 모시는 세명의 카리테스(우아함의 여신)들은 흘러내릴 것 같은 투명한 옷을 입고
서로의 손을 잡은 채 춤을 추고 있다. 세 여인은 각각 순결과 사랑, 아름다움의 여신으로 조화와 평온의 이미지를
나타내고 있다.
큐피트는 세 여인 중 한 사람에게 활을 겨누고 있는데 화살을 맞은 이는 머지않아 결혼을 해야할 운명인 것이다.
- 그 왼편에는 메디치가의 수호신이기도 한 신들의 전령 머큐리가 날개달린 신을 신고 지팡이로 구름을 걷어 내고
있다. 머큐리(헤르메스)는 보티첼리의 후원자이기도 한 로렌조의 이미지로 해석되기도 한다.
- 그들이 서있는 풀밭에는 만발하게 피어나 향기로운 아름다운 꽃들로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봄의 정원을 꾸미기 위해 보티첼리는 약 150여종의 꽃 500개를 그려 넣는 정성을 쏟았다고 한다.
이 꽃들은 실제 피렌체 주변의 구릉과 메디치 별장 주변의 초원에 피어있는 꽃들로 3월부터 5월에 핀다고 한다.
- 3월은 바람의 신 제퓌러스 4월은 미의 여신 비너스, 5월은 머큐리(헤르메스)로 모두 봄을 상징한다.
이것은 피렌체가 아름다운 문화와 예술을 꽃피우는 생명의 도시라는 것을 강조한다는 해석도 있다.
- 지금도 이 작품의 은유와 상징에 대해서 수 많은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보티첼리는 고전문학과 르네상스 문학의 관능적인 장면들에서 영감을 받아 이 작품에서 결혼의 이미지를 표현하
고자 했다고 한다.
▲ 〈시모네타 베스푸치〉 피에로 디 코시모 作 1503년경 콩테 미술관
x선 촬영결과 그림에 씌어잇는 글자는 의심스러운 것으로 판명됐다. 독사와 동양의 천이 분명한 망토, 머리 장식에
사용된 진주 등을 보면 이 작품은 클레오파트라의 초상화라고 추정되는데 그 은유의 의미를 포착하기는 쉽지 않다.
공간을 탐색하고 있는 듯 보이는 옆모습과 먹구름 몰려오고 있는 풍경에서 이채로운 시가 흘러나오는 듯 하다.
- 라루스 서양미술사 / 르네상스 100쪽 -
※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 보티첼리의 자화상 ▲ 비너스 ▲ 플로라
♣ Sandro Botticelli (1445~1510)
- ‘보티첼리’는 작은 통나무라는 뜻으로 키가 작고 뚱뚱했던 그의 형에게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 본명은 ‘알렉산드로 디 마리아노 필리페피’ 이다.
- 그의 아버지는 무두질을 하는 장인이었으나 보티첼리는 금세공사가 되기위해 회화에 대한 기초 소양공부를 한다.
- 18세가 될 무렵인 1461년경 피렌체의 거장 미술가인 카르멜 수사이기도 한 프라 필리포 리피 공방의 도제로 들어
간다. 여기서 그는 당대의 일반적인 회화법칙을 모두 습득하며 기본을 닦는다.
보티첼리는 스승인 리피의 모방과 양식, 영향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고유한 회화세계를 구축한다.
이후 베로키오에 입문하여 사실적인 양식을 배웠으며 그곳에서 젊은 시절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알게 된다.
- 피렌체의 젊은 청년 보티첼리는 뛰어난 실력으로 20세 중반부터 거장의 반열에 들어서게 된다.
-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이라 불리는〈프리마베라〉와〈비너스의 탄생〉은 그의 화풍을 가장 잘 담아 낸
작품이다. 미술사학자 곰브리치는 이 두 그림에 대해 하늘나라의 사람에 이 땅의 옷을 입힌 것이라고 했다.
▲ Botticelli 〈세 동방박사의 경배〉 1475 패널에 템페라 111x134cm 우피치 미술관 (30세경 제작)
<세 동방 박사의 경배>는 젊고 패기가 넘치는 청년 작가 보티첼리가 맨 오른 쪽에 자리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아기예수에게 경배하고 있는 가운데 보티첼리는 토가(헐렁하고 우아하게 주름잡은 로마 시민 특유의 겉옷)를 입고
쏘아보는 듯한 눈빛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 르네상스의 발상지 피렌체
- 문화예술의 성지이며 르네상스의 발상지 피렌체는 꽃피는 도시라는 영어이름 플로렌스(Florence)라고도 부른다.
- 로마에서 북서쪽으로 약 230㎞ 떨어져 있는 이 시는 공화국, 토스카나 공작령의 수도, 이탈리아의 수도(1865~71) 등 다양한 지
위를 누리며 긴 역사를 이어왔다.
- BC 1세기경 로마의 군사 식민지로 시작되어 14~16C에는 예술은 물론 상업, 금융, 학문 등의 분야에서 높은 위치를 점했다.
- 이 도시를 무대로 활동했던 유명한 인물로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브루넬레스키, 단테, 마키아벨리, 갈릴레오 및
메디치 가문을 들 수 있다.
- 이 도시를 지배한 메디치 가문의 로렌초가 1492년 죽은 후 2년 뒤 메디치 은행의 파산과 함께 피렌체는 쇠락의 길로 들어선다.
- 그 해 가뜩이나 우울하고 침체되어 있는 피렌체인들에게 충격을 준 수도사 사보나롤라는 회개하지 않으면 천벌이 내릴것이라
고 열변을 토한다.
- 같은 해 프랑스의 (샤를8세) 대군이 이탈리아로 쳐들어 오고 사보나롤라는 이것이야말로 피렌체에 내려진 천벌이라고 외친다.
이리하여 모든 것의 중심은 인간이라는 피렌체의 르네상스적 사상은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된다.
- 외국에서 일을 하다가도 작업이 끝나면 피렌체로 돌아오곤 했던 예술가들은 이후 외국에서 더 많은 일을 하게 된다.
피렌체로 각지의 인재가 모여들던 시기는 끝이나고 이제는 피렌체의 인재들이 밖으로 나가게 된 것이다.
- 수도사 사보나롤라의 영향은 플라톤 아카데미의 단골이고 로렌초 시대의 피렌체를 가장 아름답게 표현했다는 찬사를 들었던
화가 보티첼리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데, 그는 사보나롤라의 신봉자였다고 한다.
보티첼리는 회개하게 되고 그 결과 화풍을 환희에서 비애로 180도 전환하게 된다.
생애의 마지막 10년 동안 재정 형편이 어려웠던 보티첼리는 1510년 세상을 떠나 피렌체의 오니산티 교회에 잠든다.
(향년 65세)
▲ 로렌초 데 메디치 /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 쥬리아노 데 메디치
조르조 바사리 作 1476-1477 Tempera on panel 보티첼리 作
코시모의 손자로 위대한 로렌초라는 칭호를 받는다. 로렌초의 동생 쥬리아노는 1478년 부활절 암살사건
이 시기 메디치 가문의 영광은 정점에 이른다. 에 의해 죽음을 당한다.
보티첼리, 베로키오,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등을 후원한다.
당시 고리대금업이었던 은행업에 대한 이미지를 불식시키고자 엄청난 재산을 학문과 예술, 문화, 과학, 교육에 후원한다.
▲ 사보나롤라의 초상 ▲ 사보나롤라의 화형 1498년 산마르코 미술관, 피렌체
프라 바르톨로메오 (1472~1517 Fra Bartolommeo)作
1498년경, 목판에 유화, 53 x 47cm, 산마르코 미술관, 피렌체
▲ 피렌체 시 전경
* Savonarola, Girolamo : 이탈리아의 종교 개혁자(1452~1498)
페레라 출신의 도미니크회 수도사 사보나롤라는 매부리코에 두툼한 입술을 왜소한 몸매의 추남형으로 말투와 행동이 거칠고
과격해서호감을 얻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누더기를 걸치고 판자위에 밀짚을 깔고 자는 수도사의 진실성과 독특한 메시지로
인해 뛰어나 종교가가 된다.
그는 교회의 부패와 메디치가의 전제에 반대하고 신권 정치를 단행하였으나 로마 교황과 대립하여 끝내 처형되고 만다.
그의 죽음은 후에 루터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고 청년 미켈란젤로의 인생관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켈란젤로는 권력과 부의 중심점에 교황청을 위해 일하면서도 사보나롤라는 그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로마에서 피렌체로 돌아온 미켈란젤로는 사보나롤라의 이상을 <다비드> 상으로 표현하였다고 한다.
당시의 피렌체는 신이 아닌 인간이 세계의 중심이라고 선언하고 그리스 로마의 고전으로 돌아가자는 르네상스 운동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정점에 메디치 가문이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이단적 사상은 카톨릭 신앙의 기반을 뿌리채 뒤흔드는 것으로
교단과 수도사들 사이에서 위기의식이 일어나게 된다. 특히, 신플라톤주의의 인문학자들은 교회의 존립자체를 위협하기에 이르
게 되었다고 한다.
"음란한 예술작품들을 모두 불태우라! " 사보나롤라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 보티첼리의 비너스는 "9등신의 왜곡이 만들어 낸 미학의 절정"
▲ 〈 비너스의 탄생 〉1485~1486년경 Tempera on canvas 172.5× 278.5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소장
- 보티첼리는 1481년~1482년 시스티나 성당 벽화를 그리기 위해 로마를 여행을 한 것을 빼고는 피렌체를 벗어나지
않았다. 그는 평생 메디치가문의 후원을 받았는데 르네상스의 대표적인 도시 피렌체의 통치자인 메디치가는 문화
와 예술을 장려하고 고전문학과 철학연구로 도시의 문화적 위상을 높인 최대 후원자였다.
- 16세기초 보티첼리는 자신의 공방에서 레오나르도와 미켈란젤로, 젊은 라파엘로의 작품을 모사했다고 한다.
▲ Andrea del Verrocchio and Leonardo da Vinci 〈The Baptism of Christ〉 c.1472-1475.
Oil and tempera on wood /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제자들과 그린 마지막 그림이라고 하는 베로키오의 〈그리스도의 세례〉는 무릎을 꿇고 앉은 두 천사 중
왼쪽은 다 빈치가 오른 쪽은 보티첼리가(27세무렵) 그렸다.
다빈치의 천사 그림을 보고나서 베로키오는 이후 그림에서 손을 놓았다고 한다.
▲ 우피치 미술관 - 전면 왼쪽 〈비너스의 탄생〉〈아테네 여신과 켄타우로스 1482-1483〉
▲ 우피치 미술관 - 우측〈프리마베라〉- BBC 세계명화의 비밀 화면
▣ 참고 및 추천도서
-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명화 1001 - 마로니에북스
- 천년의 그림여행 - 예경
- 르네상스 미술 - 마로니에북스
- 유럽미술의 거장들 - 마로니에북스
- 세계명화속 숨은그림읽기 - 마로니에북스
- 세계명화 감상 - 지경사
- 라루스 서양미술사 르네상스 - 생각의 나무
- 세계미술관 기행 우피치 미술관 - 마로니에북스
- 서양미술사 연구 - 다빈치
- 르네상스를 만든 사람들 / 시오노 나나미 - 한길사
- 세계명화의 비밀 / BBC
- 브리태니커 백과
- 2013년 4월30일 wonsu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