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포효를 하고 있는 장수정. 사진= KDB코리아오픈 미디어팀
삼성증권의 후원을 받고 있는 장수정(양명여고)이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추석선물을 안겼다.
9월 19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 센터코트에서 열린 KDB코리아오픈 단식 2회전에서 장수정이 온스 야베루(튀니지)를 1-6 6-4 6-1로 물리치고 8강에 올랐다.
이날 경기는 가장 어린 두 선수가 붙어 자라나는 테니스 신예들의 대결이었다.
경기초반 장수정은 경기를 잘 풀어내지 못했다. 1세트에서 야베루의 백핸드를 받기에 급급한 나머지 자신의 플레이를 이어나가지 못하며 무너졌다.
2세트 이후 장수정은 마음을 다 잡고 상대방의 약점을 공략했다. 서브를 야베루의 포핸드에 바짝 붙였고 범실을 유도하며 세트올을 만들었다.
3세트는 서브에이스가 터져주며 3-1이란 게임스코어를 만들어 승리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 장수정도 승리의 대한 자신감이 붙었는지 주먹을 불끈 쥐기도 했다.
관중들도 이런 장수정의 자신감이 느껴졌는지 승리를 향한 기대감이 높아졌고 응원의 박수도 코트에 더 크게 울려 퍼졌다.
이에 비해 야베루는 더블폴트를 범하며 흔들리기 시작했고 마지막 장수정이 승리를 향한 멋있는 샷을 날리며 현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기립 박수를 받았다.
포핸드를 구사하고 있는 장수정
장수정은 “처음에 많이 긴장해서 속이 울렁거렸고 경기에 집중할 수 없어 1세트를 내줬다. 하지만 이렇게 지면 아쉬움이 클 것 같아 다시 마음을 잡으며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을 갖고 경기에 집중했다”며 1세트를 내준 이유를 말했다.
이어 “상대선수의 약점을 파악하여 활발한 움직임으로 압박하고 범실을 유도했던 것이 승리의 발판이 된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한국 선수가 이 대회 8강에 진출한 것은 10년의 KDB코리아오픈 역사상 장수정이 처음이다.
나아가 국내선수가 WTA투어 8강의 진출한 것은 2006년 1월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WTA 투어 캔버라 인터내셔널 조윤정(삼성증권 코치)의 준우승 이후 한국 선수로는 7년 8개월 만에 투어 대회 8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장수정이 이날 이룬 쾌거는 한국 여자테니스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고 조윤정 이후 다시 여자테니스가 일어설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장수정의 다음 상대는 세계랭킹 113위인 라라 아루아바레나(스페인)다. 한국을 첫 방문한 아루아베라나는 올해 2월 WTA투어 125시리즈인 바이오나이레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장수정에게는 버거운 상대일 수 있지만 1, 2회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으로 임한다면 4강에 못 오를리 법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