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 김유인
'코로나19 지역 감염 확산방지하려면 수도권 방문을 가급적 자제하시고, 마스크 쓰기, 거리 두기 등 개인 방역 수칙을 준수하시기 바란다'. '코로나19 수도권 확산, 연휴 기간 중 외출과 소모임 자제, "마스크" 쓰는 것이 필수, 손 씻기,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을 준수 바란다'. 연초부터 이러한 안전 안내 문자가 하루에 여러 번이 왔다. 코로나 때문에 올해의 여름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했다. 솔직히 많이 고민할 것도 없다. 여름방학은 나에게 아주 특별한 기간이 아니었다.
보통 한 학기 마치고 방학에 들어가면 계획을 세우곤 했다. 작년 여름방학에는 보육교사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방학 기간 내내 어린이집에서 보육 실습을 했다. 이번 여름방학은 한 번도 놀지 못했던 시간을 제대로 놀려고 계곡도 놀러가고 제주도 여행도 가고 싶은데 코로나 때문에 불안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켜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여가 활동을 삼가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해서 한가롭게 보내지는 않았다. 예전에 사회종합복지관에서 봉사 활동을 한 것이 생각났다. 할아버지들과 할머니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날이었다. 내 손으로 그분들에게 밥상을 차려 드리고,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그분들의 말씀이 계속 떠올랐다. 사연을 들어보니 노후생활이 외로워 보였다. 그 후부터 나는 어르신들에게 크게 관심을 가지게 되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어르신들에게 뭔가를 해 드리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특히 요양보호사가 되면 재가방문요양을 해서 혼자 계신 할아버지들과 할머니들에게 외로움을 덜 느끼게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 방학은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려고 요양학원에 서류를 접수해서 교육을 받았다.
요양보호사 과정은 요양보호 개론, 요양보호 관련 기초지식, 요양보호 각론 순서로 배운 것이다. 수업 첫날에 전문적인 용어가 많아서 진도를 따라가기가 어려웠다. 요양보호 개론은 요양보호 대상자의 특성, 측 노년기의 신체, 심리와 사회적 특성을 다룬다. 요양보호 관련 기초지식은 어르신들이 쉽게 걸리는 치매, 뇌졸중, 파킨슨과 같은 노년기에 따른 질환에 대해 알아본 차례였다. 그리고 각 병의 증상과 요양 방식을 배우는 순서였다. 요양보호사과정 중에 요양보호 각론이 이해하기가 좀 쉬웠다. 이 과정은 대상자에게 신체활동, 일상생활 및 개인활동, 의사소통과정 정서를 지원하는 것인데 수강생들이 대상자를 만나서 식사 돕기, 장 보기, 정리정돈, 업무 대행 등을 실습했다.
낮에는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학원에서 수업을 받고, 밤에는 거의 12시까지 사전을 찾아 가면서 단어의 뜻을 배웠다. 그렇게 해서 한 달 넘게 열심히 요양학원을 다녔다. 힘들었지만 하고 싶은 것이라서 참 좋았고 현장실습에서 어르신들과 이야기해서 고향에 계신 우리 할머니를 그리운 마음 좀 줄여들었다.
8월 29일에 요양보호사 시험을 볼 예정이다. 31일에 대학교 2학기 개강이다. 이제는 일주일밖에 남지 않아서 요양보호사시험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그리고 새학기에도 끊임없이 노력해야겠다. 나는 이시간은 의미 있는 고 특별하게 보내려고 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내 손으로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코로나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1학기에 온라인 수업만 받아서, 올 2학기에 대면 수업으로 교수님을 직접 뵙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