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인"에 수록한 강원도 특집 원고>
소중한 인연의 고리
지난 6월 17일 “새한국문학회 강원지회” 이름으로 처음 문학기행을 떠났다.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사태로 많은 인원이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오붓하게 여행을 떠났다.
목적지는 증평에 있는 소월.경암문학예술기념관과 청주에 있는 운보 김기창미술관이다. 2019년 6월 5일 개관한 문학관은 소월 선생님과 경암 선생님의 문학적 업적을 잘 살려놓은 곳이다. 게다가 경암 선생님은 한의사와 서울시의원 시절 발자취까지 두루 살펴볼 수 있었다.
경암 선생님과의 인연이 30여 년이 되었다. “수필과 비평” 발행인이시던 1995년 1월 호로 나는 수필가로 등단을 했다. 문인으로 처음 맺은 인연이다. 당시 수필과 비평 주간이던 정주환 교수님과 함께 경암 선생님은 새내기 수필가인 나를 인정해 주시며 멀리 강원도에서 왔다고 잘 챙겨주셨다. 나 또한 내 책임을 다하기 위해 서울행사 지방행사 가리지 않고 참석하여 수필가들과 친분을 쌓아갔다.
1997년 문학회 행사로 처음 떠났던 제주도 행사는 지금까지 잊지 못한다. 2박 3일의 제주도 행사는 “한국수비문학회” 회원들뿐만 아니라 선배수필가들도 많이 참석했다. 이 행사에서 많은 수필가들과 인연을 맺게 되었고 경암 선생님과는 더욱 깊은 인연의 고리를 맺게 되었다. 그 후 서울 방배동 선생님 건물 4층에서 자주 회의를 하고 문학토론을 하며 지금까지 긴 세월 인연의 연결고리를 이어가고 있다.
경암 선생님께서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 당시 전국에서 처음으로 “강원한국수필가협회”를 창립하도록 도와주셨고 이어 “부산한국수필가협회” “경기한국수필가협회” “인천한국수필가협회”가 탄생했다.
이철호 이사장에 이어 유혜자, 정목일, 지연희 이사장으로 이어지며 수필가협회와의 인연도 남다르다. 강원한국수필 제3집 출판기념회와 제2회 강원한국수필 문학상 시상식 때는 유혜자 이사장이 필히 춘천행사에 참석하셔서 회원들을 격려해 주셨고, 정목일 이사장 재임 시 철원행사와 원주 매지리 토지문화관에서 1박 2일 행사, 지연희 이사장 재임 시. 화천 “이외수문학관” 문학기행은 강원한국수필가협회 회원들도 참여하여 함께 수필의 폭을 넓혀갔다. 또 행사 때마다 단체 문자가 아닌 일일이 이름과 직책을 써서 메시지를 보내시던 장호병 이사장님의 정겨움과 성의도 내 마음에 간직하고 있으며, 협회 창립을 주도하셨던 “한국문인” 발행인 이철호 이사장님이 “새한국문학회” 행사를 1박 2일 인제 만해 마을에서 개최했을 때도 우리 회원이 참석하여 인연의 끈을 이어갔다. 그렇게 새한국문학회와 한국수필가협회에서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게 되었고 좋은 문인들도 많이 만났다.
그러던 중 벽을 뛰어 넘지 못하는 장르와 세계적인 부랑아 코로나19사태로 침체기에 들어선 ‘강원한국수필가협회’의 존폐를 내게 맡긴 회원들을 위해 과감히 협회 이름을 “새한국문학회 강원지회”로 바꾸기로 경암 선생님 허락 하에 2022년 1월부터 활동을 했다.
16년이란 세월이 흐르는 동안 창립회원이던 최복형 아동문학가, 최인숙 수필가가 활동을 할 수 없을 만큼 고령이 되었고, 중간에 입회한 최문식 수필가, 이희성 수필가도 건강상태와 고령으로 참여가 힘들어졌다. 또 타계하신 창립회원 중 50대 동화작가 민현숙을 시작으로 금희성 수필가, 심성구 수필가, 박유석 시인, 진호섭 아동문학가, 최종남 소설가, 김남석 수필가께서 우리 곁을 떠나셨다. 다시 한번 고인들의 문학활동을 추억해 본다.
새로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을 맡은 최원현 수필가한테는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최원현 이사장과는 제20회 동포문학상을 같이 받으며 맺어진 인연이 있고 나는 한국수필가협회 이사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려고 노력한다.
현재 한국수필가협회 부이사장이며 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장인 권남희 수필가의 배려로 수필의 날 행사에서 ‘2022년 수필작품상’을 수상한 영광도 오래 간직하며 수필창작에 애정을 쏟아본다.
이렇게 협회 이름을 바꾸고 나니 타 장르 회원들은 환영의 뜻을 보낸다. 2018년 ‘강원한국수필’ 제13집을 끝으로 2019년 동인지 발간비 5백만원을 ‘강원문화재단’에서 지원받게 되었으나 지원금을 반납하고 3년을 쉬게 되었다. 또 앞으로 회장의 일을 덜기 위해 본회 동인지를 내지 않고 연 1회 “한국문인”에 강원도회원 특집을 싣기로 하고 이번 호에 강원도회원 작품을 수록하게 되었다.
3년의 공백기를 지내고 이제 새로 시작해 올 6월 3일 문학관 3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려 하였으나 회원들의 사정을 고려해 6월 17일 일정을 잡아 회원들과 함께 문학관을 찾았는데 모두 경암 선생님의 업적에 감탄하며 대단한 분이라고 몇 번이고 말한다. 또 멋진 문학기행을 계획해서 좋았다고 내게도 고맙다고 하니 다행이다.
처음 전북 전주에서 맺은 인연은 전주에서 서울로 또 서울에서 충북 증평으로 이어졌다. 우리들의 인연은 더러는 악연도 있지만 대부분 좋은 인연으로 이어간다. 이제 경암 선생님도 연세가 드셨고 나 또한 젊은 나이가 아니지만 아직은 살아볼 만한 세상이고 문학활동을 할 수 있는 현실이 좋은 인연의 고리가 아니겠는가, 세상의 많은 인연 중에 문학인으로서의 인연이라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