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5주(다해)
찬미예수님!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13,34-35) 하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에 대해 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가 옛 시대, 곧 율법 시대의 모든 사랑을 넘어서는 그리스도의 사랑이라고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고 덧붙이심으로써 당신의 계명이 새로운 것임을 분명하게 나타내십니다. … 모세 율법은 형제를 자기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고 명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자신을 사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하느님의 모습을 지녔으며 아버지 하느님과 동등한 드높은 지위를 버리고 우리의 비천한 처지로 내려오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또한 우리를 위해 더할 수 없이 고통스러운 육신의 죽음을 당하지도 않으셨을 것이고 유대인들의 매질과 모욕과 조롱, 그리고 이루 다 꼽을 수 없는 숱한 고통을 당하지도 않으셨을 것입니다. 당신 자신보다 우리를 더 사랑하지 않으셨더라면 부유하신 그분께서 가난하게 되는 일은 결코 없었을 것입니다. 실로 그것은 그 정도로 새로운 사랑이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처럼 사랑하라고 명성도 재산도 그 어느 것도 형제자매에 대한 사랑 앞에 두지 말라고 우리에게 명하십니다. 우리 구원자의 복된 제자들처럼 그리고 제자들의 발자취를 따른 이들처럼, 우리도 필요하다면 이웃의 구원을 위해 죽음을 맞을 준비까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초대 교회 신자들은 자기 목숨보다 다른 이들의 구원을 더 중요히 여겼으며, 파멸을 향해 가는 영혼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하고 어떤 고통이든 겪을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 『요한 복음 주해』 9.)
서로 사랑하는 모습에서 예수님의 제자라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우리는 우리 자기 자신보다 서로를 더 사랑함으로써 우리가 예수님께 속한 사람임을 보여 드리도록 불림을 받았다고 몹수에스티아의 테오도루스가 이렇게 말합니다.
네 자신보다 남을 더 사랑하라
서로 사랑하라는 이 계명이 어째서 새 계명일까요?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가 답입니다. 다름 아닌 사랑하는 방식이 새로운 것입니다. 율법은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레위 19,18)고 지시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우리가 믿음의 동료들을 우리 자신보다 더 사랑하기를 바라십니다. 그래서 우리에 대한 당신의 사랑을 본받으라고 명하십니다. 이어지는 말씀은 예수님은 당신의 뜻을 더 정확히 밝히십니다. 실로, 이 계명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 계명을 실천하면 그 결과가 너무나 분명히 드러나서, 그것만으로도 그리스도의 제자라는 표시가 될 것입니다.(몹수에스티아의 테오도루스 『요한 복음 주해』 6,13,34-35.)
자기 자신보다 남을 더 사랑하는 이런 사랑은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어떤 기적보다 더 확실히 세상에 보여 주는 위대한 표징입니다. 우리가 서로에게 이런 사랑을 실천할 때, 우리 안에 하느님의 모습이 환히 드러난다고 니사의 그레고리우스가 이렇게 말합니다.
… 하느님은 사랑이며 사랑의 샘입니다. 이는 위대한 요한이 잘라 말한 바입니다. 요한은 “사랑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요한 4,7)이며 “하느님은 사랑”(1요한 4,8)이시라고 말했습니다. 우리 본성을 지으신 분께서는 우리의 모습도 이렇게 만드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따라서 사랑이 없다면, 하느님과 닮은 모습이 온통 사라져 버립니다.(니사의 그레고리우스 『인간 만듦』 5.)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모두 우리 자신보다 우리 이웃을 더 사랑함으로써 우리 안에 하느님의 사랑이 드러나도록 노력합시다. 아멘.
사랑에 대한 교부들의 가르침
모든 행동의 완성인 사랑
우리 모든 행동의 완성은 사랑입니다. 사랑이 목적입니다. 우리는 사랑 때문에 달리고, 사랑을 향해 달립니다. 그리고 사랑을 얻으면 사랑 안에서 쉬게 될 것입니다.(아우구스티누스 『바르티아 사람들에게 보낸 요한 서간 강해』 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