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서해랑길 기행, 무안 31코스 걷기

[몽중루]

       몽중루의 서해랑길 기행, 무안 31코스 걷기

       한반도 둘레길인 서해랑길 무안 31코스는 전남 무안군 해제반도 서쪽 끝 해제면 임수리를 시작으로 북쪽 해안을 따라 양매

       리까지 돌아가는 코스다. 코스 거리가 13,1km에 불과해 서해랑길 코스 중 최고 짧은 구간 중 한 곳이다.이지역에 사는 주민

       들의 생업은 주로 농업이다.   바다에 연해 있으면서도 어업이 아닌 농업에 종사하는 것은  이곳의 바다가  조간대인 갯벌이 

       넓은 탓도 있지만, 낮고 넓은 구릉지에 논과 밭이 많고, 황톳빛 땅이 기름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무안군의 대표 밭작물은

       마늘 양파 배추 양배추 고구마가 주를 이룬다. 기후가 온화해 겨울에고 배추나 양배추가 노지에서도 얼지 않고 견딘다.        

       7월 8일, 2주 만에 다시 임수리 수포 마을을 찾았다.  지난밤 이 지방은 100mm가 넘는 장맛비가 내렸다.  11시가 갓 넘은 시

       간,   다행히 비는 멎었지만 먹장구름들은 아직도 하늘 낮게 드리우고 있었다. 한창 꽃 피우기 시작한 구릉지 밭의 참깨들은

       비에 젖은 몸을 가누지 못해 스르르 누워 있고, 깊게 패인 밭고랑들은 간밤의 폭우를 대변하고 있었다. 석룡리 석산 마을을

       돌아 감정 마을을 찾았다.  200년도 더 된 듯 싶은 노 곰송(해송)이 낙락장송이 되어 마을을 지키고 서 있었다.  그런데 나무

       아래에는 '외지 사람은 이 나무에 소원을 빌 수 없음' 이라고 쓴 큰 안내판을 세워 놓아 의아했다.  하긴 곰솔이 마을을 지키

       는 경우는 흔하지 않지만, 그러나 아무리 마을의 신목(神木)이라 해도 이것은 지나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학송리 송전 마을을 지나고,  마을 앞 선착장이 있는 갯벌 해변을 지나, 대사리 북쪽 해안 중턱 백학산 임도를 찾았다.  백학

       산은 해제 반도 서북단에 위치한 높이 126,3m에 이르는 나즈막 한 산이다.  이 산의 완만한 북사면을 따라 나 있는 임도(林

       道)에는 동백나무 숲길을 조성해 놓아 보기도 좋은데,  이곳 동백나무들은 마치 사과나무라도 된 양  하나같이 모두 미니사

       과 같은 열매들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었다.  원추리와 쑥부쟁이들이 꽃을 피워 환하고,  잎 넓은 예덕나무는 교목에 걸맞게

       눈썹 같은 작은 연두색 꽃 피워 앙증맞았다.  갯벌과 바다와 섬들이 그림 되어 펼쳐지고,  잠자는 숲 속의 공주 같은 야생화

       들이 반기는 백학산 숲길, 더위를 잊은 채 걸어서 더 좋았다.  

       덕산리를 찾았다. 평탄한 구릉지의 초록 밭들과 바다와 갯벌이 있는 풍경이 한 폭의 수채화 같았다. 멀리서 아름거리는 칠

       산대교는 이 그림의 화룡점정, 함평만을 사이에 두고 무안과 영광을 잇는 그 위용 늠름해 더 시선을 끌었다.  비 온 후의 풍

       경이어 설까?  아직은 그린 물감이 채 마르지 않은 듯 청초해 더 아름다웠다.  웃음거리가 많다(笑豊)는  덕산리  슬산 마을

       (瑟山- -)의  해당화 길도 빼놓을 수 없는 풍경,  이곳 해당화는 그 붉은 열매도 많이 열려 풍년이었다.  고개 너머 사야 마을

       과 내분 마을을 차례로 지난 후, 양매리 삼강공원을 찾았다. 이 지역 광산 김 씨들의 비각이 모여 있는 곳이다. 비각들 옆에

       군위신강(君爲臣綱)을 세긴 석비가 우뚝하고  그 좌. 우에 부위자강(父爲子綱)과  부위부강(夫爲婦綱)을 세긴 석비를 나란

       히 세워  비각과 함께 작은 공원으로 가꾸어 놓았다.  삼강오륜(三綱五倫)은 유교의 도덕에서 세 가지의 강령과  다섯 가지

       의 도리가 아니던가!  해 묵어 빛바랜 비각의 나무기둥들은 세월의 더깨를 피하진 못했어도  정성스레 관리한 후손들의 손

       길은 느낄 수가 있었다. 명문(名門)을 지켜가는 방손(傍孫)들의 모습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촬영, 2023, 07, 08.

      ▼무안 해제면 임수리, 수포 마을 회관 앞 31코스 들머리

▼무안 31코스 안내판

   ▼ 무안 31코스 안내지도

   ▼수포마을 앞길

   ▼수포마을 참깨밭

   ▼해제면 석룡리, 석산 마을 동구

   ▼석룡리 아시리 염전

   ▼석룡리 애송재

   ▼ 석산 마을

   ▼석산 마을 회관

   ▼ 석룡리, 감정마을 신목인 곰솔

   ▼해제면 학송리, 송전 마을

   ▼송전 마을 회관

   ▼ 송전 마을 쉼터

   ▼ 학송리 해변 가는 길

   ▼ 학송리 앞 갯벌

   ▼ 학송리 선착장

   ▼해제면 대사리, 백학산 임도(林道) 입구

   ▼ 백학산 임도 - 1

   ▼동백나무 과실

   ▼ 백학산 임도 - 2

   ▼ 원추리 꽃

   ▼ 예덕나무 꽃

   ▼ 백학산 임도 - 3 / 임도에서 보는 해제면 북쪽 바다

   ▼ 올해 처음 보는 쑥부쟁이 꽃

   ▼ 백학산 임도 - 4

   ▼ 백학산 둘레길 -  5

   ▼대사리 백림사

   ▼ 백학산 자락에서 본 함평만 칠산대교

   ▼ 칠산대교

   ▼대사리 해안 풍경 - 1

   ▼대사리 해안 풍경 - 2

   ▼ 대사리 해안 풍경 - 3

   ▼ 해제면 덕산리 고개 삼거리

   ▼ 덕산리, 슬산 마을 골목

   ▼ 슬산 마을 안내도

   ▼슬산 마을 해당화 길

   ▼ 해당화 꽃

   ▼ 해당화 열매

   ▼ 마을 담장의 무늬마삭

   ▼ 덕산리, 사야 마을 고개

   ▼ 사야 마을 회관

   ▼사야 마을

   ▼ 사야 마을 동구 언덕의 팽나무 쉼터

   ▼덕산리 내분 마을

   ▼내분 마을 회관

   ▼ 해제면 덕산리, 삼강공원(광산 김 씨 비각)

   ▼ 덕산리 삼강공원 앞 31코스 날머리 및 32코스 들머리

[pennpenn]

똑 같은 길을 걸었는데 입체적인 후기
잘 감상했습니다. 이에 비하면 소인의 후기는
매우 평면적이지요.

길섶의 꽃 한 송이도 허투루 보지 않고
멋진 접사로 담아낸 명품사진에 탄복했습니다.
늘 건승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