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첫째 주 민화 수업
심영희
춘천 남부노인복지관 민화반 수업을 시작한 지 벌써 12주 차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그림을 참으로 열심히 그리는 회원들이 있는가 하면, 재료비가 많이 드는 줄 모르고 수강신청을 했다고, 아예 첫 시간 기초 그리기를 배우고 그만둔 회원도 여러 명 있습니다. 예술분야 수업을 하려면 준비물이 필요하기 때문에 재료값을 안 들이고는 수업을 할 수 없답니다.
그렇다고 내가 돈을 대주는 것도 아닌데 강제로 민화를 배우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지요. 적성에 맞고 재료비도 충당할 수 있는 회원들은 부지런히 민화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 결과 7월에 "강원실버전통예술축전'에 작품을 출품해 상을 타오기도 했답니다.
오늘 수업하던 그림 두 점을 비교해 보려고 합니다. 그림을 잘 그리고 못 그린 비교가 아닙니다. 두 회원 모두 그림을 열심히 그리고 잘 그립니다. 그런데 문제는 종이 재단에 있습니다. 위 호랑이 그림을 보면 아래위 양 옆에 여유분이 있어서 액자나 족자를 할 때 문제가 없습니다.
아래 모란도를 보면 종이를 자를 때 여유분을 두지 않아 작품으로 가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림을 잘라 액자를 하려고 하면 왼쪽 잎은 잘려나가야 합니다. 나머지 3면도 여유분이 모자라고요. 똑같이 배웠는데 신경 안 쓰고 대충 자르면 이런 결과가 나옵니다. 양 옆과 아래쪽은 그림 맨 끝에서 4~5cm 정도 여분을 두고 위 쪽은 7~10cm 정도의 여유를 두고 재단해야 배접만 해서 내는 공모전 출품에도 지장이 없고, 액자를 할 때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모란꽃을 그린 회원도 종이 재단을 그렇게 한 것을 후회하며 다음에는 그런 실수를 안 하겠다고 몇 번이나 말했답니다.
이것이 나이탓입니다. 자꾸 잊어버리면 메모해 놓으라고 해도 그림 조금이라도 더 그리려는 듯 메모하는 데는 인색합니다. 위 호랑이 그림은 40% 정도 그렸고, 아래 모란꽃은 90% 완성되었습니다. 꽃 덧선 나머지 그려 꽃씨 찍으면 그림 한 점 또 완성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