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둘씩 파견하시면서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말라고 명령하시고, 신발은 신되 옷도 두 벌은 껴입지 말라”(마르 6,8-9)고 말씀하십니다.
왜 예수님께서는 두 벌의 옷을 껴입지 말라고 하셨을까요? 왜냐하면 옷을 두 벌을 껴입는다는 것은 이중적인 마음을 갖고 산다는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옷을 두 벌을 껴입는다는 것은 투철한 삶의 여정에는 전혀 필요하지 않은 속임수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간다는 것을 암시하기 때문입니다. ‘두 벌의 옷을 껴입지 말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사도들에게만 해당된 말씀이 아닙니다.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해당된 말씀입니다. 그리스도인은 누구나 사치스러운 욕망이나 저속한 욕망에 짓눌려 살아서는 안 됩니다. 여기에 대해 아우구스티누스와 히에로니무스가 이렇게 말합니다.
“‘두 벌은 껴입지 마라’(마르 6,9 참조)는 이 말씀은 이중적으로 처신하지 말고 단순하게 살라고 권고하시는 말씀입니다”(아우구스티누스 『복음사가들의 일치』 2,30,75.)
여벌 옷도 지니지 말고, 음식을 담은 식량 자루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말고, 지금 신은 신발에 지팡이만 지니라는 계명(참조: 마태 10,9; 마르 6,8)은 … 완전해지기를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해당된 계명입니다. … 왜냐하면 주님께서는 복음서에서 모든 계명을 지켰노라 자랑하던 이에게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가서 너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마태 19,21)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히에로니무스 『요비니아누스 반박』 2,6.)
참고로, 아우구스티누스는 서방 교회의 4대 교부 가운데 한 사람. 2,000년 교회 역사 안에서 가장 위대한 교부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의 어머니 모니카 성녀가 아우구스티누스가 세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 덕분에 세례를 받고 교회의 가장 훌륭한 교부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참고로, 히에로니무스는 347년경에 오늘날 크로아티아에서 부유한 그리스도교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로마에서 공부하고 안티오키아에서 사제품을 받고, 콘스탄티노플에서 활동하다가, 로마로 가서 다마수스 교황님의 비서 신부로 활동했습니다. 교황님이 히에로니무스에게 쉬운 라틴어로 신·구약 성경을 다시 번역하라고 부탁하셨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라틴어로 된 신·구약 성경이 있었지만, 너무 어려운 라틴어로 쓰여 있었습니니다. 다마수스 교황님이 돌아가시자, 베들레헴으로 가서 남‧녀 수도원을 세워 수도원의 지도 신부로 활동하면서, 신·구약 성경을 아주 쉬운 라틴어 성격으로 다시 번역했습니다. 베들레헴의 주님탄생 대성전에 가면, 히에로니무스 경당이 있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가서 너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마태 19,21)라는 ‘예수님의 이 말씀은 특정한 사람에게만 하신 말씀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는 우리 모두를 당신의 완전함으로 부르시기 때문입니다. ‘만일 우리가 완전한 사람이 된다면’ 누구에게 도움이 될까요? 예수님한테 도움이 될까요? 아닙니다. 우리 자신한테 도움이 됩니다. 그러니 우리는 모두 우리 자신을 위해서, 완전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