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님 화엄경 강설 25】 8
<4> 평등하게 보시(布施)하다
其中衆生의 種種福田이 或從遠來하고 或從近來하며 或賢或愚와 或好或醜와 若男若女와 人與非人의 心行이 不同하고 所求가各異라도 等皆施與하야 悉令滿足이니라
“그 가운데 중생들의 갖가지 복전(福田)들이 혹은 먼 데서 왔거나 가까운 데서 왔거나 어질거나 어리석거나 아름답거나 추하거나 남자거나 여자거나 사람이거나 사람 아닌 이거나, 마음과 행동이 같지 않고 구걸하는 것이 각각 다르더라도 평등하게 베풀어주어 모두 만족케 하느니라.”
▶강설 ; 보시할 대상을 평등하게 보아 차별하지 않음을 밝혔다. 보시를 받을 상대는 모두가 나의 복 밭이다. 그러므로 혹은 먼 데서 왔거나 가까운 데서 왔거나 어질거나 어리석거나 아름답거나 추하거나 남자거나 여자거나를 가리지 않고 평등하게 보시하여 모두를 만족하게 한다. 그동안 얼마나 차별하고 분별하면서 사람들을 대하였던가. 자신에게 복을 짓게 하려는 큰 복의 밭인데도 말이다. 깊이 성찰할 일이다.
<5> 잘 거두는 마음을 내어 회향하다
佛子야 菩薩摩訶薩이 如是施時에 發善攝心하야 悉以廻向하나니 所謂善攝色하야 隨順堅固一切善根하며 善攝受想行識하야 隨順堅固一切善根하며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이 이렇게 보시할 때에 잘 거두는 마음을 내어 회향하나니, 이른바 색음(色陰)을 잘 거두어서 견고한 일체 선근을 수순하며, 수음과 상음과 행음과 식음을 잘 거두어서 견고한 일체 선근을 수순하느니라.”
▶강설 ; 보살이 보시할 때 잘 거두[攝]는 마음을 낸다는 것은 곧 다스리는 것이며, 단속하는 것이며, 조절하는 것이며, 가다듬는 것이며, 잡아매는 것 등의 뜻이다. 보살이 선근을 닦아 보시를 행할 때에 색 · 수 · 상 · 행 · 식의 오온을 잘 거두어 다스리고 단속하여 견고한 일체 선근을 수순하라는 것이다. 만약 오온을 잘 거두지 않거나 단속하지 아니하면 일체 선근의 회향은 무너지고 만다는 것이다. 그래서 잘 다스리는 마음을 내라고 하였다.
善攝王位하야 隨順堅固一切善根하며 善攝眷屬하야 隨順堅固一切善根하며 善攝資具하야 隨順堅固一切善根하며 善攝惠施하야 隨順堅固一切善根이니라
“국왕의 지위를 잘 거두어 견고한 일체 선근을 수순하며, 권속을 잘 거두어 견고한 일체 선근을 수순하며, 살림살이를 잘 거두어 견고한 일체 선근을 수순하며, 은혜롭게 보시하는 일을 잘 거두어 견고한 일체 선근을 수순하는 것이니라.”
▶강설 ; 다시 보살이 제왕이 되어 보시를 행하는 경우를 가정하였으므로 제왕의 지위를 잘 거두어 다스리고 단속하여야 한다. 또한 자신의 권속들을 잘 다스리고 단속하여야 하며, 살림살이를 잘 거두어 다스려야 하며, 은혜롭게 보시하는 일을 잘 거두어 다스리고 단속하여 견고한 일체 선근을 수순하여야 한다.
<6> 60종의 보시
1) 좋은 음식으로 중생에게 보시하다
佛子야 菩薩摩訶薩이 隨所施物의 無量無邊하야 以彼善根으로 如是廻向하나니 所謂以上妙食으로 施衆生時에 其心淸淨하야 於所施物에 無貪無着하며 無所顧悋하고 具足行施니라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이 보시하는 물건이 한량없고 그지없음을 따라서 그 선근으로 회향하나니, 이른바 좋은 음식으로 중생에게 보시할 적에 마음이 청정하여 보시하는 물건에 탐욕이 없고, 집착이 없고 아끼는 생각이 없어서 구족하게 보시를 행하느니라.”
▶강설 ; 보살이 좋은 음식으로 중생에게 보시하여 회향하는 것을 밝혔다. 보살이 좋은 음식으로 중생에게 보시할 적에 마음이 청정하여 보시하는 물건에 탐욕이 없고, 집착이 없고 아끼는 생각이 없어서 구족하게 보시를 행하면서 아래와 같은 원을 세우는 것이다.
願一切衆生이 得智慧食하야 心無障碍하며 了知食性이 無所貪着하고 但樂法喜出離之食하며 智慧充滿하야 以法堅住하며 攝取善根하야 法身智身이 淸淨遊行하며 哀愍衆生하야 爲作福田하야 現受摶食하나니 是爲菩薩摩訶薩의 布施食時에 善根廻向이니라
“원하기를, ‘일체중생이 지혜의 음식을 얻어 마음에 장애가 없으며, 음식의 성품이 탐착할 것이 없음을 알고, 다만 법에 대한 기쁨으로 뛰어날 수 있는 음식을 좋아하며, 지혜가 충만하여 법으로 굳게 머물고 선근을 거두어 가져 法身과 智身이 청정하여 마음대로 다니며, 중생을 가엾게 여겨서 복전을 지으려고 뭉치어 먹는 밥[搏食]을 받아 지이다.’하느니라. 이것이 보살마하살이 음식을 보시할 적에 선근으로 회향하는 것이니라.”
▶강설 ; 음식에 대해서는 지혜의 음식을 얻고, 탐착할 바가 없음을 알고, 법에 대한 기쁨으로 생사에서 뛰어날 수 있는 음식을 좋아하며, 지혜가 충만하여 법으로 굳게 머물고, 복전을 지으려고 뭉치어 먹는 밥[搏食]을 받아 지니기를 서원하는 것이다. 불교는 단순하게 음식만을 보시하는 것이 아니다. 그 음식에 불법을 포함하여 함께 보시를 해야 불교적 보시가 된다는 뜻이다. 이것이 보살마하살이 음식을 보시할 적에 선근으로 회향하는 것이다.
2) 마실 것을 보시하다
佛子야 菩薩摩訶薩이 若施飮時에 以此善根으로 如是廻向호대 所謂願一切衆生이 飮法味水하고 精勤修習하야 具菩薩道하며 斷世渴愛하고 常求佛智하며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이 만약 마실 것을 보시할 적에 이러한 선근으로 이와 같이 회향하나니라. 이른바 ‘원컨대 일체중생이 법 맛의 물[法味水]을 마시고 부지런히 닦아서 보살의 道를 구족하며, 세간의 목마른 애욕[渴愛]을 끊고 항상 부처님의 지혜를 구하여 지이다.’하느니라.”
▶강설 ; 보살이 마실 것을 보시하여 회향하는 것을 밝혔다. 일체중생이 법 맛의 물[法味水]을 마시고 부지런히 닦아서 보살의 道를 구족하며, 세간의 목마른 애욕[渴愛]을 끊고 항상 부처님의 지혜를 구하여 지기를 서원하는 것이 마실 것을 보시하고 나서 회향하는 길이다. 단순하게 마실 것만을 보시하는 것은 불교적 보시가 아니다.
離欲境界하고 得法喜樂하며 從淸淨法하야 而生其身하며 常以三昧코 調攝其心하며 入智慧海하야 興大法雲하고 霔大法雨니 是爲菩薩摩訶薩의 布施飮時에 善根廻向이니라
“‘욕심의 경계를 떠나 법에 대한 기쁨을 얻으며, 청정한 법에서 몸이 생기고 항상 삼매로써 마음을 다스리며, 지혜의 바다에 들어가 큰 법의 구름을 일으켜 큰 법의 비를 내려 지이다.’하느니라. 이것이 보살마하살이 마실 것을 보시할 적에 회향하는 것이니라.”
▶강설 ; 또 보살이 마실 것을 보시하고 이와 같이 회향한다. 갈증이 심할 때 시원한 샘물을 한껏 마시고 난 뒤의 청량감과 만족감 등을 욕심의 경계를 떠나 법에 대한 기쁨을 얻음으로, 청정한 법에서 몸이 생기고 항상 삼매로써 마음을 다스림으로 여기기를 원하는 것이다. 청정한 법에서 몸이 생긴다는 것은 불자가 법에 의해서 새롭게 탄생한다는 의미이다. 또 삼매로써 마음을 다스리며, 지혜의 바다에 들어가 큰 법의 구름을 일으켜 큰 법의 비를 내려지기를 원하는 것이 마실 것을 보시할 때의 회향법이다.
3) 훌륭한 맛[上味]으로 보시하다
佛子야 菩薩摩訶薩이 布施種種淸淨上味하나니 所謂辛酸鹹淡과 及以甘苦의 種種諸味가 潤澤具足하야 能令四大로 安隱調和하야 肌體盈滿하고 氣力彊壯하며 其心淸淨하야 常得歡喜하며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이 갖가지 훌륭한 맛으로 보시하나니, 이른바 맵고 시고 짜고 싱겁고 달고 쓴 따위의 갖가지 맛이니라. 윤택하고 구족하여 사대육신으로 하여금 편안하고 화평하여 신체가 충실하고 기운이 강건하며, 마음이 청정하여, 항상 환희하느니라.”
▶강설 ; 보시의 처음에는 ‘좋은 음식[上妙食]’이라 하였고, 다음에는 ‘마실 것’이라 하였고, 다음에는 ‘훌륭한 맛[上味]’이라고 하면서 신산함담감고(辛酸鹹淡甘苦) 등의 여러 가지 맛을 구체적으로 열거하였다. 사람은 하루라도 음식을 먹지 아니하면 안 된다. 또 이 음식으로 생명을 유지한다. 음식은 곧 생명이다. 그러므로 모든 생명체에게는 음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음식을 먹되 여러 가지를 골고루 먹어야 한다는 이치도 여섯 가지 맛에서 보여주고 있다.
咽咀之時에 不欬不逆하야 諸根明利하고 內藏充實하며 毒不能侵하고 病不能傷하며 始終無患하야 永得安樂이니라
“씹고 삼킬 때에도 기침이 나거나 구역질하지 아니하며, 모든 根이 상쾌하고 내장이 충실하며, 독기가 침노하지 못하고, 병이 손상하지 못하며, 처음부터 나중까지 근심이 없어 길이 안락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