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다른 일에 골똘했습니다. 회장님께 야단을 맞았지요. 그동안 우리나라 이상한 나라, 라는 한 테마에만 열중했었는데 앞으론 주제를 넓혀 수필이나 칼럼, 잡담 형태의 다양한 글을 올리겠습니다. 사랑해 주세요.
머피와 샐리의 법칙(Murphy's & Shally's Law), 그리고 반취의 법칙
머피의 법칙
●…머피의 법칙(Murphy's Law)이란 말이 있습니다. 불완전한 인간의 심리를 절묘하게 자극하는 인생법칙입니다. 한 번만 들으면 잊어버릴 사람이 없을 정도로 머리에 콕, 박히는 비아냥(?) 같은 내용입니다. 그러나 어쩌면 비바람이 휘몰아치는 절망에서의 구원처럼 자기 합리화 ― 혹은 자기 위안 ― 의 훌륭한 한 방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머피는 미국의 항공기 엔지니어였습니다. 그는 1949년 에드워드 공군기지에서 충격완화장치 실험을 했는데 실패로 끝났습니다. 한 기술자의 사소한 배선실수가 원인이었죠. 이 때 현장에 있던 머피가 이렇게 한탄했다고 합니다. "뭔가 잘 못될 수 있는 일이라면 틀림없이 누군가 그 잘못을 저지르게 마련이다.“ 이 실험을 취재하고자 현장에 함께 있던 기자들이 그의 말을 세상에 전하자 만인의 법칙이 되었습니다. ●…머피의 법칙은 '잘못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어김없이 잘못 된다' 는 의미로, 우리말의 나쁜 일은 겹쳐서 일어난다는 설상가상(雪上加霜) 같이 인용됩니다. 인기그룹 DOC가 불러 히트한 머피의 법칙에서 유행된 말로 '공부를 안 하면 몰라서 틀리고, 어느 정도하면 헷갈려서 틀린다.' 등이 그 예입니다. ●…“찾는 물건은 항상 마지막으로 찾아보는 장소에서 발견 된다.” 거나, “그냥 지나칠 때는 자주 오던 버스도 타려고만 하면 죽어도 안 온다.” 든가, “가려움은 손이 닿기 어려운 부위일수록 그 정도가 심해진다.” 등입니다. 심지어는 학년 초에 “저 애만 안 걸렸으면” 하는 애가 꼭 짝이 된다.“ 는 거지요. 참 재미있는 법칙 아닐까요.
●…머피의 법칙이 생겨났는 데 패러디 좋아하는 인간들(?)이 가만있겠습니까? 그 반대의 법칙을 금세 만들어내겠지요. 반대는 "잘 될 가능성이 있는 일은 항상 잘 된다"는 의미의 샐리의 법칙 (Shally's Law)입니다. 예를 들면 '시험 당일 아침에 우연히 펼쳐 봤던 책에서 문제가 나온다'든지, '지각이라 잔뜩 기가 죽어 교실 문을 여는데 선생님이 아직 안 들어오셨다'거나, '공부하다 졸리운 참에 정전이 된다'거나… 이런 일들입니다. ●…'샐리'는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에서 맥 라이언이 맡은 역으로 엎어지고 넘어져도 결국은 해피엔딩을 이끌어내는 샐리의 모습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합니다. 항상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는 샐리의 법칙이 머피의 법칙보다는 즐거운 법칙 아닐까요?
●…그러고 나니 잡다한 인간들이 나도 하나 만들자 하며 우후죽순 같은 법칙을 만들어 냅니다. 그 법칙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01. 머피의 법칙 : 잘못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잘못 된다.
02. 검퍼슨의 법칙 : 일어나지 말았으면 하는 일일수록 더 잘 일어난다.
03. 질레트의 이사 법칙 : 전 번 이사 때 없어진 것은 다음 번 이사 때 나타난다.
04. 프랭크의 불가사의 : 펜이 있으면 메모지가 없다. 메모지가 있으면 펜이 없다. 둘 다 있으면 메시지가 없다.
05. 미궤트의 일요 목수 법칙 : 찾지 못한 도구는 새 것을 사자마자 눈에 띈다.
06. 코박의 수수께끼 : 전화번호를 잘못 돌렸을 때 통화중인 경우는 없다.
07. 쇼핑백의 법칙 : 가는 길에 먹으려고 산 초콜릿은 쇼핑백 맨 밑바닥에 담긴다.
08. 호로위츠의 법칙 : 라디오를 틀면 언제나 가장 좋아하는 곡의 마지막 부분이 흘러나온다.
09. 린치의 법칙 :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자마자 엘리베이터가 도착한다.
10. 잔과 마르타의 미용실 법칙 : 내일 머리 자르려고 작정하자 헤어스타일이 멋지다는 칭찬이 쏟아진다.
11. 편지 법칙 : 그럴듯한 문구가 떠오르는 것은 편지봉투를 봉한 직후다.
12. 마인스 하트 법칙 : 타인의 행동이 평가 대상이 되었을 때, 마음속으로 좋은 인상을 심어 주면 꼭 실수를 한다.
13. 프리랜스 디자이너의 법칙 : 바쁜 일들은 모두 마감 날이 같다.
14. 스코프의 법칙 : 더러운 바닥에는 아이들이 아무것도 흘리지 않는다.
●…이 외에 요즘 와서 많이 회자되는 법칙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인기 순으로 나열하면 5위쯤 되지 않을까요? 하인리히 법칙입니다.
하인리히 법칙
●…발밑을 조심하라, 야외 취사는 금지, 길을 잘 살펴라, 비둘기도 조심, 자외선 차단제는 필수, 물을 조심하라, 철로는 위험하다, 계단을 이용하라, 머리 위를 조심할 것, 집도안전하지 않다, 운전조심, 비행기 탑승을 피하라, 안전벨트를 매라. 이것은 영화 <파이널 데스티네이션>에 나오는 13가지 죽음의 징후들입니다. 하지만 그 상황을 묘하게 벗어난다 해도 다시 반복되는 죽음의 순간들은 더 피를 마르게 하지 않을까요? ●…1930년대 초 미국 한 보험회사의 관리자였던 H.W.하인리히는 고객 상담을 통해 사고를 분석해 ‘1대 29대 300’의 법칙을 발견합니다. 한 번의 대형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이미 그 전에 유사한 29번의 경미한 사고가 있었고, 그 주변에서는 300번의 이상 징후가 감지됐었다는 것이지요. ●…우리의 경우도 최근 10년간 교통사고 통계를 분석하면 1회의 사망사고 이전에 30회 정도의 중ㆍ경상 사고가 발생하며, 300여 건의 위험한 교통법규 위반사례가 적발된다고 합니다. 폭행이나 강도 살인 등 강력사건에서도 통계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이것을 하인리히 법칙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속담에 "방귀가 잦으면 X 싼다."는 말이 있듯이 어떤 큰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는 그에 앞서 "징후"를 보이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 친구, 난폭운전을 일삼더니 기어이 사고를 내는구먼.”이라든가, “외야플라이를 자꾸 허용하더니 결국 홈런을 맞아버렸어.” 하고 아쉬워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 되겠습니다.
그러면, 반취의 법칙은?
●…반취도 법칙을 하나 만들겠습니다. “기대를 하지 않으면 좋은 일만 생긴다.” 는 것이 반취의 법칙입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속담을 뒤집으면 이해가 빠를 겁니다. 현실적이든 비현실적이든 ‘기대’란 곧 ‘희망’이요, 나아가 ‘꿈’이기에 비껴가기만 하는 것이 우리네 삶입니다. 현재에 감사하면서 (상대가 어떻게 하든 말든 개의치 말고 내가 할 도리만 하면 결국) 좋은 일만 생긴다는 것입니다. 재물이든 명예든 사랑이든, 욕심을 부리는 것만큼 (혹은 그 이상) 잃기가 십상입니다. 꼭 모든 것을 잃고 나서야 내가 얼마나 소중한 것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깨닫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고, 지금 현재 가지고 있는 것들의 소중함, 행복을 만끽하십시오. 그러면 더 기대하지 않는 ― 늘 즐거운 ― 삶을 살게 됩니다. ●…자식에게도 아무 기대 없이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역할에만 능력 범위에서 최선을 보여주면 다 잘된다는 것이 「반취의 법칙」입니다. 비즈니스도 마찬가집니다. 잔뜩 기대를 갖고 부담을 주는 만큼 결과는 비껴서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기대대로의 성취 ― 그건 아마도 로또복권에 당첨되는 것만큼이나 확률이 희박한 게임이겠죠. ●…아무 기대 없이 복권을 산 사람이 당첨되었다는 뉴스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반취의 법칙에 공감한다면 이제부터 어떤 일에도 기대를 갖지 마십시오. 반취도 솔선하여 여러분이 「반취동산」에 자주 와 주셨으면… 하는 기대를 하지 않겠습니다. 그냥 열심히 자리를 지키는 중에 오시면 얼마나 반갑고 기쁠까요.
●…자 그러면, 이제 슬슬 (아무 기대 없이) 로또복권부터 사러 가 볼까요?♥
첫댓글 반취의 법칙=기대하지 않으면 좋은 일만 생긴다...
백프로 아니 이백프로 공감합니다...
멋지십니다 선생님..
세상을 풍미하는 여러 법칙 중에서 반취의 법칙이 당첨! 최고!!
저도 반위의 법칙에 도장 꾸욱^^
하하하하하하! <기대를 하지 않으면 좋은 일만 생긴다>
그래서 저는 애초부터 반취선생에게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기대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하하하하하하!
좋은 법칙입니다.
퍼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