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 水苽 수박 1)
杵孫奉出滿盤香
외손이 받들어 내어 향이 상위에 가득하고
笑道今年㝡可嘗
웃으며 하는 말 금년 최고의 맛이라 하네.
靑色化頑稱漢將
청색이 완강하니 한나라 장수라 할 만하고 2)
丹心藏腹報燕王
빨간 충성 뱃속에 감췄으니 연왕을 위했네. 3)
至誠所發時先食
정성을 들이고 나서는 먼저 잘 먹어야하니
沉疴欲痊味更凉
깊은 병 나으려면 입맛이 다시 돌아야하네.
我有旨甘無處供
맛있는 음식이 있지마는 드릴 데가 없는데
蕭蕭風樹已終堂
소소한 바람 나무 흔드나 부모님은 가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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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고(水苽): 시문의 내용으로 볼 때 시제(詩題)는 수박[西瓜]이어야 할 것 같아서 수박이라 번역했다.
2) 청색화완칭한장(靑色化頑稱漢將): 청색화완(靑色化頑)은 수박을 보고서 푸른 색으로 두꺼운 껍질로 둘러쌌으니 완강하게 무장한 것 같다는 표현이며, 칭한장(稱漢將)은 장기에서도 초한(楚漢) 전쟁을 상징하여 싸우듯이 항우(項羽)의 초(楚)를 이긴 한(漢)나라의 장군의 무장과 같다는 표현이 된다.
3) 단심장복보연왕(丹心藏腹報燕王): 수박을 쪼개어 그 속이 빨간 것을 두고 지극한 충성심으로 비유하여 단심(丹心)을 뱃속에 감추었다는 것이고, 보연왕(報燕王)은 옛날 연왕(燕王)을 위하여 원수를 갚아주었다는 고사(故事)를 말한다. 사기(史記 樂毅列傳)에 나오는 악의(樂毅/ BC 324-262)는 병법에 능한 조(趙)나라 사람으로 연나라 소왕을 도와서 조(趙), 초(楚), 한(韓), 위(魏), 연(燕)나라 5개국이 합친 군대의 상장군이 되어 강대한 제(齊)나라를 크게 무찔러 연왕의 한을 풀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