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설 이 교향시는 리스트의 13곡의 교향시 중 가장 유명한 것이며, 리스트가 교향시라는 분야에서 가장 성공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그러나 리스트는 처음에 이 곡을 구상할 때는 다른 교향시와는 달리 현재와 같은 표제는 생각하지 않았고, 작곡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붙여졌다. 완성된 악보에는 「라마르틴에 의한 D'après' Lamartine」라고 일부러 주를 달고 자신이 서명한 서문이 붙어있다. 라마르틴(Alphonse de Lamartine 1790~1869)은 프랑스의 시인이며 정치가인데 아마도 파리 시절에 리스트와 교류가 있었던 모양이다. 이 교향시의 서문에 인용된 「시적 명상록 Méditations Poétiques」의 일절은 다음과 같다.
“인생에는 죽음에서 울려오는 가장 엄숙한 음이 있다. 그 음에 의해 전해지는 미지의 노래 또한 그 노래에 대한 한 권의 전주곡집이다. 그것은 무엇일까? 사랑은 모든 이의 마음에 반짝이는 빛이다. 그러나 무참히도 아름다운 환영(幻影)을 날려 버리고 거룩한 전당을 부수는 뜻밖의 폭풍으로, 겨우 기쁨이 싹트려 하던 환희조차 파탄을 맞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무엇일까? 애처롭게 상처를 입으면서 폭풍을 피해서 전원생활의 고독과 한적함에 그 상처의 쾌유를 바라려고 하지 않는 혼이 있을까? 그러나 자애로운 자연의 평화에 몸을 맡기려 하는 사람이 적음은 웬 일일까? 그리고 경보 신호가 울리면 소집 이유도 알지못한 채 무조건 투쟁의 수라장으로 돌진한다. 그 광란 속에 뒤섞여 들어가서는 또한 감히 자신의 시련을 통해 자기 힘을 되찾으려고 한다. 이것은 운명의 물결을 헤엄치는 인생의 축도이다. 그 물결은 높고 낮고 강해서 커다란 바위도 부순다. 그 망망한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인생은 얼마나 초라한가?“
이와 같이 인생은 죽음에의 일련의 전주곡이기 때문에 이 곡도 단수가 아닌 복수의 전주곡(Les Préludes)을 제명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물론 이것은 어떤 구체적인 것에 대한 전주곡은 아니다. 곡은 명확하게 관련된 2개의 주제를 둔 변주곡의 자유로운 형식을 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작곡의 경과 1844년에 파리에 있던 리스트는 오트랑(Joseph Autran 1813~1877)의 「대지 La terre」,「북풍 Les aquilons」,「파도 Les flots」,「별 Les astres」등 4편의 시로된 「4개의 원소(元素)」에 곡을 붙인 남성 합창곡을 쓰기 시작하여 그 이듬해에 곡을 완성시켰다. 이 때 리스트는 이 합창곡에 대한 전주곡을 쓸 작정이었는데 좀처럼 마무리되지 않아, 1848년에야 합창곡에서 주제를 따내어 가까스로 완성시켰다. 그래서 리스트는 전주곡만을 독립적인 것으로 만들기 위하여 거기에 적당한 표제를 찾고 있었다. 처음에는 빅토르 위고의 작품에서 찾았으나 찾지 못하고, 라마르틴의 「명상록」에서 가까스로 표제가 될 만한 것을 발견해 냈다. 음악도 그 후에 손을 보아서 1854년에야 현재의 것으로 정착시켰다. 초연은 1854년 2월 23일에 바이마르의 궁정 관현악단의 기금 모집 음악회에서 리스트 자신의 지휘로 공연되었다. ▲ 악기 편성 플루트 3, 오보에 2, 클라리넷 2, 바순 2, 호른 4, 트럼펫 2, 트롬본 3, 튜바, 팀파니, 큰북, 작은북, 심벌즈, 하프, 현5부
■ 해설
곡은 4개 부분으로 구성되었고, 전체는 자유로운 일련의 변주곡으로 볼 수 있다. 먼저 안단테로 2개의 피치카토 화음 다음에 제1주제가 C장조로 현에 의해 부드럽게 연주된다. 이것은 죽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인생을 나타낸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윽고 곡은 안단테 마에스토소(느리고 장엄하게)가 되고 바순, 트럼본 및 저음현이 이 제1주제의 변형을 힘차게 연주하면, 바이올린과 비올라는 스타카토로 분산화음을 연주하여 뒤를 받친다. 이 선율을 몇 차례 반복한 후에 제2바이올린이 C장조의 감미로운 제2변주를 노래하는데, 여기에 엉키는 제1바이올린의 분산화음도 아름답다. 관이 잇달아서 이 변주를 이어가면 이윽고 호른이 E장조의 제2주제를 표정이 풍부하게 연주해 나가는데, 이 제2주제도 실제로는 제1주제의 변형이라 할 수 있으며, 이 새로운 주제의 처리 속에 제1부가 끝난다.
제2부는 제1부가 사랑을 노래한 데 비해 이번에는 폭풍우를 묘사한다.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지나치게 빠르지 않게)로 시작한 첼로가 처절한 폭풍우를 예고한다. 이것도 주제의 변형이다. 템포를 높여서 전곡의 정점이 구축되어 간다. 두 주제의 단편이 그 사이에 종종 모습을 보이며, 절도 있는 제1주제의 동기도 거기에 가담한다. 이윽고 오보에의 제1주제의 변형에 이끌려 점차 폭풍우도 가라앉는다.
제3부는 알레그레토 파스토랄레(전원풍)의 A장조 부분으로 시작한다. 호른의 목가적인 아름다운 울림이 새롭게 등장하는데, 이것도 곧 제2주제와 함께 하면서 전원에서의 조용한 생활이 묘사되어 간다. 점차 속도를 빨리하여 그 정점에 달하면 제3부가 끝난다.
제4부는 알레그로 마르치알레 아니마토(빠르게, 행진곡풍으로 생기 있게)로 시작한다. 바이올린의 음계적인 움직임 속에 용감한 금관의 울림이 전해 온다. 이것은 제1주제의 변주이고, 이어지는 용감한 행진곡도 주제의 변주이다. 그리고 발전하여 눈부신 대행진곡이 전 악기를 덧붙여서 연주되어 간다. 이것도 역시 주제의 변주이다. 이리하여 전투의 행진이 진행되는데, 곡은 최후에 안단테 마에스토소(느리고 장엄하게)가 되어 제1부의 제1주제의 변형을 소리 높여 연주한 후에 화려한 클라이맥스 중에 곡은 끝난다. |
<출처 : 아래 참조 개작> * 세광출판사,“명곡해설전집”,제4권, pp.385~402. * 삼호뮤직,“클래식명곡해설‘, p.183. * 김용환,“서양음악사 100장면(2)”, pp.198~2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