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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가요 처용가(高麗歌謠 處容歌)
1. 출처(出處)
≪고려사(高麗史)≫에 노래와 춤이 행하여졌다는 기록(記錄)이 있으며,
《악장가사(樂章歌詞)》,
《악학궤범(樂學軌範)》,
《악학편고(樂學便考)》에 가사(歌詞)가 실려 있고,
《시용향악보(時用鄕樂譜)》에는 잡처용(雜處容)이 실려 있다.
특히 《악학궤범》에는 무희(舞戱)가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그 밖에도 처용가(處容歌)·처용무(處容舞)·처용희(處容戱)에 관하여는 《삼국사기(三國史記)》, 《삼국유사(三國遺事)》,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 《동국통감(東國通鑑)》,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등 많은 문헌(文獻)에 기록이 있다.
※ 아래의 7. 전거(典據)에 《고려사》와 《악학궤범》의 원문(原文)과 해석(解釋)을 달았다.
2. 작가(作家):미상(未詳)
3. 연대(年代):미상(未詳)이나, 신라(新羅)의 향가(鄕歌)인 처용가(處容歌)와 관련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4. 구성(構成):여러 가지 견해(見解)가 있다.
5. 내용(內容): (1) 원문(原文) : 《악학궤범》
前腔 新羅盛代昭盛代天下大平羅候德處容아바以是人生애相(常)不語시란以 是人
生애相(常)不語시란
附葉 三災八難이一時消滅샸다
中葉 어와아븨즈(이)여處容아븨즈(이)여
附葉 滿頭揷花계오(우)샤기울어신머리예
小葉 아으壽命長願샤넙거신니마해
後腔 山象이슷(깅)어신눈섭에愛人相見샤오()어신누네
附葉 風入盈庭샤우글어신귀예
中葉 紅桃花티븕거신모야해
附葉 五香마샤웅긔어신고해
小葉 아으千金머그샤어위어신이베
大葉 白玉琉璃티여신닛바래人讚福盛샤미나거신애(개)七寶계우샤숙거신
엇게예吉慶계우샤늘으(의)어신맷길헤
附葉 설믜()모도와有德신가매
中葉 福智俱足샤브르거신예紅鞓계우샤굽거신허리예
附葉 同樂大平샤길어신허튀예
小葉 아으界面도샤넙거신바래
前腔 누고지(이)셰니오누고지(어)셰니오바늘()도실도어(업시)바늘()도실
도어(업시)
附葉 處容아비(를)누고지(어)셰니오
中葉 마아만마아만니여
附葉 十二諸國이모다지(어)셰온
小葉 아으處容아비(를)마아만니여
後腔 머자외야자綠李야(여)리나내신()고(흘)야(여)라
附葉 아니옷시면나리어다머즌말
中葉 東京(근)래새도록노니다가
附葉 드러내자리(를)보니가리네히로섀라
小葉 아으둘흔내해어니와둘흔뉘해어니오
大葉 이런저긔處容아비옷보시면熱病神(大神)이(아)회ㅅ가시로다千金을주리여處
容아바七寶를주리여處容아바
附葉 千金七寶도말(마)오熱病神를날자바주쇼셔
中葉 山이여히여千里外예
附葉 處容아비(를)어여려(녀)거져
小葉 아으熱病大神의發願이샸다
※ 《악장가사》는 ( )로 몇 곳의 글자가 다르고, 강(腔)과 엽(葉)의 구별이 없다.
전강 신라성대 소성대
천하대평 라후덕
처용아바
이시인생애 상불어시란
이시인생애 상불어시란
부엽 삼재팔난이 일시소멸샸다
중엽 어와 아븨즈여
처용아븨즈여
부엽 만두삽화 계오샤 기울어신 머리예
소엽 아으 수명장원샤 넙거신 니마해
후강 산상 이슷 어신 눈섭에
애인상견샤 오어신 누네
부엽 풍입영정샤 우글어신 귀예
중엽 홍도화 티 븕거신 모야해
부엽 오향 마샤 웅긔어신 고해
소엽 아으 천금 머그샤 어위어신 이베
대엽 백옥유리 티 여신 닛바래
인찬복성샤 미나거신 애
칠보 계우샤 숙거신 엇게예
길경 계우샤 늘으어신 맷길헤
부엽 설믜 모도와 유덕신 가매
중엽 복지구족샤 브르거신 예
홍정 계우샤 굽거신 허리예
부엽 동락대평샤 길어신 허튀예
소엽 아으 계면 도샤 넙거신 바래
전강 누고 지 셰니오
누고 지 셰니오
바늘도 실도 어
바늘도 실도 어
부엽 처용아비 누고 지 셰니오
중엽 마아만 마아만 니여
부엽 십이제국이 모다 지 셰온
소엽 아으 처용아비 마아만 니여
후강 머자 외야자 녹리야
리나 내 신 고 야라
부엽 아니 옷 시면
나리어다 머즌 말
중엽 동경 래 새도록 노니다가
부엽 드러 내 자리 보니
가리 네히로섀라
소엽 아으 둘흔 내해어니와
둘흔 뉘해어니오
대엽 이런 저긔 처용아비 옷 보시면
열병신이 회ㅅ가시로다
천금을 주리여 처용아바
칠보를 주리여 처용아바
부엽 천금칠보도 말오
열병신를 날 자바주쇼셔
중엽 산이여 히여 천리 외예
부엽 처용아비 어여려거져
소엽 아으 열병대신의 발원이샸다
(2) 해석(解釋)
전강 신라의 성스러운 시대
빛나는 성스러운 시대
천하가 태평한 것은 라후의 덕이네
처용아비여
이로써 인생에 서로 말할 것도 없이
이로써 인생에 서로 말할 것도 없이
부엽 삼재팔난이 단번에 사라지는구나
중엽 어와 아비의 모습이여 처용아비의 모습이여
부엽 머리에 온통 꽃을 꽂아 기울어진 머리에
소엽 아으 수명이 아주 길도록 넓으신 이마에
후강 산의 모양을 닮은 짙은 눈썹에
사랑하는 사람을 마주보듯 정겨우신 눈에
부엽 바람이 가득 들도록 우그러진 귀에
중엽 빨간 복숭아 꽃 같이 붉으신 얼굴에
부엽 오향을 맡으시어 우뚝 솟은 코에
소엽 아으 천금을 머금으시어 넓으신 입에
대엽 백옥유리 같이 하야신 이빨에
사람이 기리고 복이 성하여 내미신 턱에
갖은 패물에 겨우셔서 숙여지신 어깨에
길경(※)에 겨우셔서 늘어지신 소매길에
부엽 재주가 모이시어 덕이 있으신 가슴에
중엽 복과 지혜가 두루 넉넉하시어 부르신 배에
홍정(※)에 겨우셔서 굽으신 허리에
부엽 같이 즐겁고 크게 평안하시어 길어지신 하체에
소엽 아으 계면을 돌으시어 넓으신 발에
전강 누가 만들어 세웠는가
누가 만들어 세웠는가
바늘도 실도 없이
바늘도 실도 없이
부엽 처용아비를 누가 만들어 세웠는가
중엽 맞아야 맞아야 하는구나
부엽 열두 나라가 모여 만들어 세운
소엽 아으 처용아비를 맞아야 하는구나
후강 버찌야 오얏아 돌배야
빨리 내 신의 코를 매어라
부엽 아니 곧 모시면
내릴 것이다 모진 말
중엽 동경 밝은 달에 새도록 노닐다가
부엽 들어와 내 자리를 보니
가랑이가 넷이로구나
소엽 아으 둘은 내 것이거니와
둘은 누구의 것이오
대엽 이런 적에 처용아비 곧 보시면
열병신이야 횟감이로다.
천금을 주리어 처용아바
칠보를 주리어 처용아바
부엽 천금 칠보도 그만두고
열병신을 얼른 잡아 주소서
중엽 산으로 산으로 천리 밖으로
부엽 처용아비를 피해 다니는 것이
소엽 아으 열병대신의 바람이로다
※ 길경 : 처용관복(處容冠服)의 소매에 달린 비단으로 된 장식(裝飾)
※ 홍정 : 관복(官服)이나 무복(舞服) 등의 붉은 가죽으로 된 허리띠
6. 정리(整理)
(1) 고려가요로서의 처용가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기는 하였으나, 그 생성, 성격, 종류, 구조, 처용가,처용무,
처용희의 관계 등에서 아직까지 통일된 견해가 거의 보이지 않는 것 같다.
(2) 處容을 ‘處用’으로 기록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處容은 차자(借字)의 형태로서 ‘제융’에서 본래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악장가사에는 한문(漢文) 옆에 국문(國文)으로 읽어두기를 하고 있는데, 處容을 쳐용, 졔용, 쳬용 등으로 일고 있다.
(3) 고려가요로서의 처용가와 향가(鄕歌)로서의 처용가는 ‘동경 밝은 달에∼’ 이하의 구절이 같다는 점에서 볼 때
연관성이 있음은 분명하나, 서로 달라진 과정은 분명하지 않다.
(4) 고려가요 처용가의 생성(生成)에 대하여는 향가 처용가가 처용희와 더불어 극시(劇詩) 형식의 사설(辭說)로 변한 것으로
보는 견해, 무격(巫覡)에 종사하고 있던 사람에 의해서 지어진 무가(巫歌)가 정착되었다고 보는 견해,
처용희에서 불러진 노래로 보는 견해 등이 있다.
(5) 처용가의 성격(性格)에 대하여는 귀족문학인 사뇌가(詞腦歌)와는 다른 희극미(戱劇美)의 지방문학이라고 보는 견해, 처용이 강자에 의해 아내의 정조를 유린당하자 민중의 여론에 호소하기 위하여 골계적(滑稽的) 표현으로 유포한 민요적(民謠的) 향가라고 보는 견해, 아내에게 침범한 역신(疫神)을 물리치려는 주가(呪歌)라고 보는 견해, 환자가 벽사대신(辟邪大神)인 처용에게 역귀(疫鬼)를 쫓아달라고 하는 축원(祝願)이라고 보는 견해, 울산지방에서 입경(入京)한 한 남자 무당이 세도가에게 아내를 빼앗기자 그 고뇌를 초월의 미덕으로 승화시켜 나타낸 것이라고 보는 견해 등이 있다.
(6) 처용가의 구조(構造)에 대하여는 무가(巫歌)로서 의미로 보아 4단락으로 나누는 견해, 무가로서 의식으로 보아
5단락으로 나누는 견해, 극가(劇歌)로서 형태(形態)로 보아 12단락으로 나누는 견해, 가락으로 보아
6단락으로 나누는 견해와 내용(內容)으로 보아 5단락으로 나누는 견해 등이 있다.
(7) 《악학궤범》 등에 전하는 처용가에 대하여, 처용가를 봉황음(鳳凰吟)으로 개사(改詞)하였다는 《세종실록(世宗實錄)》 등의
기록을 근거로 이를 고려시대의 처용가의 변형(變形)이라고 라고 보는 견해와 여러 종류의 노래를 언급하고 있는
《증보문헌비고》 등의 기록을 근거로 이를 고려시대의 처용가의 원형(原形)이라고 보는 견해가 있다.
(8) 해석에 있어서 살펴보고 또 더해보는 관점
가. 羅侯 : 일식(日蝕)을 담당하는 신성(神星)으로 보는 견해와 신라(新羅)의 군왕(君王) 내지 제후(諸侯)로 보는 견해와
신라에서 벼슬을 지낸 처용으로 보는 견해 등이 있다. 그런데 흐름으로 보아 라후가 곧 처용아비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나. 이시인생애 상불어시란 삼재팔난이 일시소멸샸다 : 라후성(羅候星)이 들면 구설수(口舌數)가 따른다고 하였으니 서로 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으로 보는 견해와 처용은 비록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 얼굴이 보이기만 하면 삼재팔난이 소멸된다는 뜻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그런데 처용아비로써 인생에서 삼재팔난이 일시에 소멸하는 것임은 더 말할 것도 없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다. 수명장원샤 : 처용의 나이가 오래되었다는 의미와 처용신의 앞으로 남은 수명이 많다는 의미가 중첩되어 있다고 본다.
라. 오어신 : ‘원만하신’, ‘온전하신’ 등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그런데 ‘정겨우신’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마. 산상이슷 : ‘산의 기상과 비슷한’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그런데 ‘산을 닮은’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바. 풍입영정샤 우그러진 귀예 : 마당에 바람이 가득 드는 귀라고 하는 견해와 뜰에 가득한 풍악을 듣는 귀라고 하는
견해가 있다. 그런데 역병을 물리쳐 달라는 바람(간구(懇求))을 잘 듣는 귀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사. 五香 마샤 웅긔어신 고에 : 신을 섬길 때는 향을 피운다는 점에서 좋은 향을 맡는 처용을 찬양하는 것으로 ‘웅긔어신’을
‘우묵한’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그런데 ‘웅기(雄起)하신’ 곧 ‘우뚝 솟은’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아. 천금 머그샤 : 처용의 천금 재복(財福)을 나타내기도 하고, 처용에 대한 천금 공양(供養)을 나타내기도 한다고 본다.
자. 가슴과 배에 대하여는 외면(外面)의 형색(形色)을 묘사(描寫)하지 않고 내면(內面)의 복덕(福德)을 찬양하고 있다.
차. 동락대평샤 길어신 허튀예 : ‘허튀’는 ‘다리’를 뜻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그런데 하체(下體)의 중국어음
(中國語音)에 가까운 표현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다리가 길어졌다는 것은 사방을 다니면서 귀신을 쫓느라고 다리가 길어
졌다는 뜻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그런데 평안하여 두 다리를 쭉 뻗고 지낸다는 뜻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카. 계면 도샤 : 계면을 단골 구역으로 보는 견해, 계면악조(界面樂調)로 보는 견해, 온 세상으로 보는 견해 등이 있다.
그런데 굿의 계면돌기와 관련이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타. 처용가가 그려내는 처용의 모습은 우리나라 사람이나 동양 사람이라고 하기 어려운 면이 있는데,
이것은 점술(占術)에서 길상(吉相)을 종합한 것이라고 보는 견해와 아예 아라비아인이라고 보는 견해가 있다.
파. 바늘도 실도 어 : 바늘도 실도 없이 지어 세웠다는 것이 무엇을 상징하는가에 대하여는 아무런 견해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처용 자체를 두고 바늘도 실도 없이 지었다고 하는 것은 다소 이상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 마아만 마아만 니여 : ‘많고 많은 사람’, ‘맑고도 맑은 사람’, ‘어마어마한 사람’, ‘위대한 사람’ 등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그런데 ‘마아만’을 ‘만나야’ 내지 ‘맞아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며, 니여’를 ‘하니여’ 내지 ‘하는구나’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마아만 마아만 니여’는 ‘맞아야 맞아야 하는구나’ 라고 하는 처용이라는 천적(天敵)과 부딪치는
열병신의 탄식(歎息)이 되고, 다음의 구절을 서둘러서 신의 코를 매고 피해 다닌다고 해석하는 관점에 상응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거. 12제국 : 전 세계를 의미한다는 견해와 변한(弁韓)·진한(辰韓)의 12국 또는 불설(佛說)의 12정토(淨土)를 의미한다는
견해와 12신(神)의 요소를 의미한다는 견해 등이 있다.
너. 머자 외야자 녹리야 : ‘綠李’는 대체로 그냥 ‘녹리’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그런데 앞에 ‘오얏’이 나오므로
‘鹿梨(돌배)’의 오기(誤記)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벚, 오얏, 돌배는 열병을 앓을 때 얼굴 등에 나타나는 반점(斑點)을
꽃으로 표현하였다고 보는 견해와 사람의 이름을 비유하였다고 보는 견해와 연희(演戱)의 기생(妓生)을 비유적으로
표현하였다고 보는 견해 등이 있다.
더. 내 신 고 야라 : 열병신에게 물러가라는 명령이라고 보는 견해와 처용이 출정하는 준비라고 보는 견해와 열병신에게
정체를 드러내고 사죄(謝罪)하라는 뜻이라고 보는 견해 등이 있다. 그런데 그냥 신을 갖추어 신을 준비를 하라는 뜻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러. 시면 : 앞의 ‘야라를 그대로 받아 ‘매시면’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그런데 ‘ 시면’은 ‘ᄆᆡ야다’와 다른 ‘
시다’의 변형이므로 ‘모시다’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머. 머즌 말 : 궂은 말, 흉한 말, 재앙의 말 등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그런데 ‘모진 말’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버. 리나 내 신 고 야라 아니 옷 시면 나리어다 머즌 말 : 그런데 위 ’더·러·머’를 종합하면, 신의 코를 매는 것은 열병신이
이내 나타난 처용을 맞을 준비를 하는 것이고, 곧장 모시지 않으면 혼이 날 것이라는 뜻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서. 천금을 주리여 처용아바 칠보를 주리여 처용아바 : 제주(祭主)가 처용에게 재물을 바치는 말이라고 보는 견해와 제주가
처용에게 재물을 바라는 말이라고 보는 견해와 열병신이 처용에게 재물을 주며 용서를 구하는 말이라고 보는 견해가 있다.
어. 천금칠보도 말오 열병신를 날 자바주쇼셔 : 제주가 처용에게 재물에는 정신을 두지 말고 열병신에나 몰두하라는 말이라고
보는 견해와 제주가 처용에게 재물은 바라지 않으니 열병신이나 잡아달라는 말이라고 보는 견해와 처용이 재물보다는
열병신의 퇴치가 자기 일임을 밝히는 말이라고 보는 견해와 처용이 열병신이 건네는 재물에도 불구하고 오직 열병신을
잡는다는 결의를 나타낸 말이라고 보는 견해가 있다.
저. 날 : ‘나를’ 또는 ‘나에게’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그런데 ‘나를’이 아니라 ‘날’이므로 ‘날로’, ‘얼른’,
‘날름’ 따위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처. 산이여 히여 : ‘히여’를 ‘들이여’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그런데 ‘산이여 들이여’가 그럴듯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는 분명하게 ‘산(山)’이므로 ‘산으로 산으로’라고 하여 깊은 산 속으로 피해 다닌다는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커. 전체적인 구성과 의미로 보아, 제1단락은 노래를 펼치는 전강 신라성대∼부터 부엽 삼재팔난∼까지 기(起)에 해당하고,
제2단락은 처용을 찬미하는 중엽 어와 아븨∼부터 소엽 아으 계면∼까지 승(承)에 해당하고, 제3단락은 열병신의 처지를
드러내는 전강 누고∼부터 부엽 아니 옷∼까지 전(轉)에 해당하고, 제4단락은 노래를 마무리하는 중엽 동경 ᄇᆞᆯᄀᆞᆫ∼부터 소엽
아의 열병대신의∼까지 결(結)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터. 제1단락의 마지막이 ‘∼소멸하샸다’이고, 제4단락의 마지막이 ‘∼발원이샸다’로 ‘∼샸다’라는 제3자의 해설(解說)과 같은
표현을 하고 있으며 중심이 되는 가운데 2개 단락의 하나는 처용의 위용(威容)을 말하고 다른 하나는 열병신의 굴종(屈從)을
말하는 구조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 밝힘 : 해석의 몇 곳에 ‘그런데∼’로 나름의 생각을 덧붙였다. 전문가들의 견해와 사뭇 다르지만
혼자만의 속내로는 제법 그럴듯하게 여겨진다.
※ 신라 향가인 처용가는 이 블로그의 분류항목인 '鄕歌'에 개략적 정리가 있다.
7. 전거(典據)
(1) 《高麗史》 卷七十一 志第二十五 樂二 處容(《고려사》 권71 지제25 악2 처용)
新羅憲康王遊鶴城還至開雲浦忽有一人奇形詭服詣王前歌舞讚德從王入京自號處容每月夜歌舞於市竟不知其所在時以爲神人後人異之作是歌李齊賢作詩解之曰新羅昔日處容翁見說來從碧海中貝齒頳唇歌夜月鳶肩紫袖舞春風
신라헌강왕유학성환지개운포홀유일인기형궤복예왕전가무찬덕종왕입경자호처용매월야가무어시경부지기소재시이위신인후인이지작시가이제현작시해지왈신라석일처용옹견설래종벽해중패치정순가야월연견자수무춘풍
신라 헌강왕이 학성(※)에 놀러갔다가 돌아오며 개운포(※)에 이르자 문득 한 사람이 이상한 모습과 야릇한 차림으로 왕의 앞에
와서 노래하며 춤추고 덕을 기리더니 왕을 따라 서울로 와서 스스로 처용이라 일컬었다. 달밤이면 저자에서 노래하고 춤추었으나 끝내 그 있는 곳을 알지 못하여 당시에 신인이라 하였고 나중에 사람들이 이상하다 하여 이 노래를 지었다.
이제현이 시를 지어 풀이하였다. 옛날 신라에 처용 늙은이가 푸른 바다에서 왔다고 하네. 달밤에 하얀 이와 붉은 입술(※)로
노래하며 솟구친 어깨(※)와 자줏빛 소매로 봄바람 같이 춤추네.
※ 학성(鶴城) : 지금의 울산(蔚山)
※ 개운포(開雲浦) : 울산 남쪽에 있었다는 포구(浦口)라고 하나 사실(事實)인지 허구(虛構)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 연견(鳶肩) : 양쪽 어깨가 솔개가 앉은 것처럼 솟아오른 모습
(2) 《樂學軌範》 卷五 時用鄕樂呈才圖儀 鶴蓮花臺處容舞合設(《악학궤범》 권5 시용향악정재도의 학연화대처용무합설)
十二月晦前一日五更初樂師女妓樂工等詣闕時日儺禮時樂師率妓工奏樂至驅儺後設池塘具於內庭樂師率兩童女以入坐於蓮花中而出以待節次凡驅儺後處容舞二度前度則無鶴蓮花臺回舞等事樂師執銅鈸導靑紅黃黑白五方處容及女妓執拍樂師鄕樂工奏處容慢機(卽鳳凰吟一機)女妓唱處容歌
(前腔)新羅盛代∼
次入如圖排立樂至中葉杖鼓擊鞭處容五者皆俯腰而並擧兩手(凡舞始作擊杖鼓鞭面並俯腰而擧兩手後倣此)下置膝上靑紅者回顧相面黃者回顧而東黑白者回顧相面訖 還北向擊杖鼓鼓面並擧兩袖而落(무룹디피舞○隨手而皆擧足靑紅黑白者並先擧內足黃者先擧右足○內謂兩人間也東立者左爲內西立者右爲內後倣此○凡舞終畢並還北向擊杖鼓鼓面擧兩手而落後倣此○凡舞一從黃者之舞唯左右手足各異用之耳(※)後倣此)○擊鞭靑紅者回顧相背黃者回顧而西黑白者回顧相背訖(隨手而皆擧足靑紅黑白者皆並先擧外足黃者先擧左足○東立者右爲外西立者左爲外後倣此)擊鞭如上儀舞訖(相面二度相背二度凡四度也)擊鞭靑紅黑白者並舞手而內挾黃者舞手而右挾(黃者無耦故稱左右後倣此)並舞手而換挾訖(靑紅黑白者並外挾黃者左挾○紅程도돔舞)擊鞭五者舞進(ᄇᆞᆯ바디ㅅ舞靑紅黑白者並內足先進黃者右足先進)於殿庭中齊行北向而立訖擊鞭黃者東向而舞(人舞○左手先擧左右手皆兩度)靑紅黑白者並西向而舞(並右手先擧左右手皆兩度)訖擊鞭黃者西向而舞(人舞○右手先擧左右手皆兩度)靑紅黑白者並東向而舞(左手先擧左右手皆兩度)訖擊鞭紅者舞退立於南方(右足先退)黑者舞進立於北方(左足先進)靑黃白者舞立於其位(黃者中央靑者東方白者西方○ᄇᆞᆮ바디作隊舞)訖擊鞭黃者北向而舞(右手先擧左右手皆兩度垂揚手무룹디피舞)靑紅黑白者舞向中央對舞(並左手先擧左右手皆兩度)靑紅黑白者背中央各向其方而舞(並左手先擧左右手皆兩度)訖擊鞭黃者北向而舞(右手先擧左右手皆兩度向他方倣此○垂揚手五方舞四方同)黑者向中央對舞(左手先擧左右手皆兩度第四手擊初鞭靑者舞作擊後鼓黑者落手他方倣此)樂漸數則奏鳳凰吟中機妓唱其歌
(前腔) 山河千里國에∼
三方立者隨樂節擧袖而落(隨手而皆擧足他方倣此)黃者東向而舞靑者向中央對舞黃者南向而舞紅者向中央對舞黃者西向而舞白者向中央對舞訖擊鞭黃者不出其方周旋而舞(左旋○右手先擧左右手皆兩度)靑紅黑白者並不出其方一時向中央而舞(並左手先擧左右手皆兩度)又不出其方周旋而舞(右旋○並左右手皆兩度)訖回舞(左旋○黑者先出)三匝各還立其方北向而舞擊鞭黑者舞退(左足先退)紅者舞進(右足先進)五者齊行而舞樂漸數則奏鳳凰吟急機連奏三眞勺妓唱其歌
(前腔)내님을 그리ᅀᆞ와 우니다니∼
黃者仍立而舞靑紅黑白者舞退齊行而舞(左右手皆兩度或一度)黃者舞退靑白者舞進舞退紅黑者舞進舞退訖五者齊行而舞樂奏井邑急機妓唱其歌(歌見上舞鼓呈才儀)五者變舞(井邑舞)仍奏北殿急機妓唱其歌
(前腔)山河千里壯에∼
五者舞出(懽場舞)女妓樂師樂工以次而出樂止又至後度備陳鶴蓮花臺儀物等具執銅鈸樂師先導靑白鶴次之靑紅黃黑白處容次之引人仗旌節蓋(引人仗旌節蓋兩件一件立於奉花之次)奉花舞童次之女妓次之執拍樂師鄕唐樂工各以次隨之樂奏靈山會相慢妓工齊聲唱詞(靈山會相佛菩薩)以入回旋(左旋)三匝以次如圖排立擊拍擊大鼓奏靈山會上令樂漸數五方處容足蹈歡舞女妓樂工及執儀物假面舞童等亦從而足蹈搖身極歡訖樂止(五方處容小退左右分立)樂奏步虛子令擊拍靑白鶴如譜進退而舞啄蓮花兩童女乃出兩鶴驚躍而退樂止還立於初位兩童女下池塘齊行而立呈才如儀訖又奏處容慢機(女妓唱處容歌)五方處容復立前位舞作一如上儀訖樂止奏彌陀讚女妓二人導唱(西方大敎主南無阿彌陀佛)諸妓齊聲和(西方大敎主南舞阿彌陀佛○唱和後皆倣此∼
如前回旋(處容及執花舞童歡舞其餘並搖身足蹈)至本師讚
人天大道師釋迦世尊∼ 觀音讚 圓通敎主觀世音菩薩∼
並如上導唱和之至觀音讚諸妓齊聲唱歌
百花ㅣ∼
各以次而出樂止乃訖
※ 各異用之耳의 耳는 而의 오기로 보인다.
차입여도배입악지중엽장고격편처용오자개부요이병거양수(범무시작격장고편면병부요이거양수후방차)하치슬상청홍자회고상면황자회고이동흑백자회고상면흘환북향격장고고면병거양수이락(무룹디피무○수수이개거족청홍흑백자병선거내족황자선거우족○내위양인간야동입자좌위내서입자우위내후방차○범무종필병환북향격장고고면거양수이락후방차○범무일종황자지무유좌우수족각이용지이후방차)○격편청홍자회고상배황자회고이서흑백자회고상배흘(수수이개거족청홍흑백자개병선거외족황자선거좌족○동입자우위외서입자좌위외후방차격편여상의무흘(상면이도상배이도범사도야)격편청홍흑백자병무수이내협황자무수이우협(황자무우고칭좌우후방차)병무수이환협흘(청홍흑백자병외협황자좌협○홍정도돔무)격편오자무진(ᄇᆞᆯ바디ㅅ무청홍흑백자병내족선진황자우족선진)어전정중제행북향이입흘격편황자동향이무(인무○좌수선거좌우수개양도)청홍흑백자병서향이무(병우수선거좌우수개양도)흘격편황자서향이무(인무○우수선거좌우수개양도)청홍흑백자병동향이무(좌수선거좌우수개양도)흘격편홍자무퇴입어남방(우족선퇴)흑자무진입어북방(좌족선진)청황백자무입어기위(황자중앙청자동방백자서방○ᄇᆞᆮ바디작대무)흘격편황자북향이무(우수선거좌우수개양도수양수무룹디피무)청홍흑백자무향중앙대무(병좌수선거좌우수개양도)청홍흑백자배중앙각향기방이무(병좌수선거좌우수개양도)흘격편황자북향이무(우수선거좌우수개양도향타방방차○수양수오방무사방동)흑자향중앙대무(좌수선거좌우수개양도제사수격초편청자무작격후고흑자낙수타방방차)악점수즉주봉황음중기기창기가
(전강) 산하천리국에∼
삼방입자수악절거수이락(수수이개거족타방방차)황자동향이무청자향중앙대무황자남향이무홍자향중앙대무황자서향이무백자향중앙대무흘격편황자불출기방주선이무(좌선○우수선거좌우수개양도)청홍흑백자병불출기방일시향중앙이무(병좌수선거좌우수개양도)우불출기방주선이무(우선○병좌우수개양도)흘회무(좌선○흑자선출)삼잡각환입기방북향이무격편흑자무퇴(좌족선퇴)홍자무진(우족선진)오자제행이무악점수즉주봉황음급기연주삼진작기창기가
(전강) 내님을 그리ᅀᆞ와 우니다니∼
황자잉입이무청홍흑백자무퇴제행이무(좌우수개양도혹일도)황자무퇴청백자무진무퇴홍흑자무진무퇴흘오자제행이무악주정읍급기기창기가(가견상무고정재의)오자변무(정읍무)잉주북전급기기창기가
(전강) 산하천리장에∼
오자무출(환장무)여기악사악공이차이출악지우지후도비진학연화대의물등구집동발악사선도청백학차지청홍황흑백처용차지인인장정절개(인인장정절개양건일건입어봉화지차)봉화무동차지여기차지집박악사향당악공각이차수지악주영산회상만기공제성창사(영산회상불보살)이입회선(좌선)삼잡이차여도배입격박격대고주영산회상영악점수오방처용족도환무여기악공급집의물가면무동등역종이족도요신극환흘악지(오방처용소퇴좌우분립)악주보허자영격박청백학여보진퇴이무탁연화양동녀내출양학경약이퇴악지환립어초위양동녀하지당제행이입정재여의흘우주처용만기(여기창처용가)오방처용복입전위무작일여상의흘악지주미타찬여기이인도창(서방대교주남무아미타불)제기제성화(서방대교주남무아미타불○창화후개방차○
무견정상상남무아미타불∼
여전회선(처용급집화무동환무기여병요신족도)지본사찬
인천대도사석가세존∼ 관음찬 원통교주관세음보살∼
병여상도창화지지관음찬제기제성창가
백화∼
각이차이출악지내흘
12월 그믐 하루 앞날 5경초에 악사·여기·악공 등이 대궐에 나아간다. 이 날 나례 때 악사가 기생과 악공을 거느리고 구나(※)까지 음악을 연주하고, 나중에 에 궁정 안에 지당구(※)를 설치하면 악사가 두 동녀를 거느리고 들어와 연화 가운데에 앉히고 나가서 절차를 기다린다. 무릇 구나 다음에 처용무를 두 번 춘다. 앞 번에는 학·연화대·회무 등의 것이 없다. 악사는 동발을 잡고 청·홍·황·흑·백의 5방 처용 및 여기·집박악사·향악공을 인도하며, 처용만기(곧 봉황음(※) 1기)를 연주한다. 여기는 처용가를 부른다.
신라성대∼
차례로 들어와서 그림과 같이 늘어선다. 음악이 중엽에 이르러 장고의 채편을 치면 처용 다섯 사람은 모두 허리를 구부리고 두 손을 같이 들었다가 (무릇 춤이 시작될 때 장고의 채편을 치면 같이 허리를 구부리고 두 손을 든다. 뒤에서도 이와 같다) 내려서 무릎 위에 놓는다. 청·홍은 돌아보며 서로 마주하고 황은 돌아보며 동쪽을 향하고 흑·백은 돌아보며 서로 마주하고 마친다. 다시 북쪽을 향하고 장고의 북편을 치면 두 소매를 같이 들었다가 떨어뜨린다. (무릎디피춤, 손을 따라서 모두 발을 드는데, 청·홍·흑·백은 같이 안쪽 발을 먼저 들고, 황은 오른발을 먼저 든다. 안쪽이란 두 사람의 사이를 말하니, 동에 선 사람은 왼쪽이 안이 되고 서에 선 사람은 오른쪽이 안이 된다. 뒤에서도 이와 같다. 무릇 춤이 끝나면 같이 다시 북쪽을 향하고 장고의 북편을 치면 두 손을 들었다가 떨어뜨린다. 뒤에서도 이와 같다. 무릇 춤은 하나로 황의 춤에 따르되 오로지 좌우의 손발만 각각 다르게 쓴다. 뒤에서도 이와 같다.)
채편을 치면 청·홍은 돌아보며 서로 등지고 황은 돌아보며 서쪽을 등지고, 흑·백은 돌아보며 서로 등지고 마친다. (손을 따라서 모두 발을 드는데 청·홍·흑·백은 모두 같이 바깥 발을 먼저 들고 황은 왼발을 먼저 든다. 동쪽에 선 사람은 오른쪽이 밖이 되고 서쪽에 선 사람은 왼쪽이 밖이 된다. 뒤에서도 이와 같다. 채편을 치면 위와 같이 거동하고 춤을 마친다. (서로 마주보고 두 번, 서로 등지고 두 번 모두 네 번이다.) 채편을 치면 청·홍·흑·백은 같이 춤추는 손을 안으로 끼고 황은 춤추는 손을 오른쪽으로 낀다. (황은 짝이 없으므로 왼쪽·오른쪽이라 칭한다. 뒤에서도 이와 같다.) 같이 춤추는 손을 바꾸어 끼고 마친다. (청·홍·흑·백은 같이 바깥쪽을 끼고, 황은 왼쪽을 낀다. 홍정돋음춤) 채편을 치면 다섯 사람이 춤추며 나아간다. (ᄇᆞᆯ바딧춤 청·홍·흑·백은 같이 안쪽 발이 먼저 나아가고 황은 오른발이 먼저 나아간다.) 전정의 가운데에서 나란히 북쪽을 향하고 서서 마친다. 채편을 치면, 황은 동쪽을 향하여 춤추며 (인무. 왼손을 먼저 들고 왼손·오른손을 모두 두 번씩 든다.) 청·홍·흑·백은 같이 서쪽을 향하여 춤추고 (같이 오른손을 먼저 들고 왼손·오른손을 모두 두 번씩 든다.) 마친다. 채편을 치면 황은 서쪽을 향하여 춤추고 (인무 오른손을 먼저 들고 왼손·오른손을 모두 두 번씩 든다.) 청·홍·흑·백은 같이 동쪽을 향하여 춤춘다. (왼손을 먼저 들고 왼손·오른손을 모두 두 번씩 든다.) 마친다. 채편을 치면 홍은 춤추며 물러나서 남쪽에 선다. (오른발을 먼저 물러난다.) 흑은 춤추며 나아가서 북쪽에 선다. (왼발을 먼저 나아간다.) 청·황·백은 그 자리에서 춤추고 (황은 중앙 청은 동쪽 백은 서쪽이다. ᄇᆞᆮ바디작대무) 마친다. 채편을 치면 황은 북쪽을 양하여 춤추고 (오른손을 먼저 들고, 왼손·오른손을 모두 두 번씩 든다. 수양수무릎디피춤) 청·홍·흑·백은 중앙을 향하여 마주하고 춤춘다. (같이 왼손을 먼저 들고 왼손·오른손을 모두 두 번씩 든다.) 청·홍·흑·백은 중앙을 등지고 각자의 방위를 향하여 춤추고 (같이 왼손을 먼저 들고 왼손·오른손을 모두 두 번씩 든다.) 마친다. 채편을 치면 황은 북쪽을 향하여 춤추고 (오른손을 먼저 들고 왼손·오른손을 모두 두 번씩 든다. 다른 방위도 이와 같다. 수양수오방무인데 네 방위가 같다.) 흑은 중앙을 향하여 마주하고 춤추고 (왼손을 먼저 들고 왼손·오른손을 모두 두 번씩 드는데, 네 번째 손에서 처음 채편을 치면 청은 춤을 시작하고 다음 북편을 치면 흑은 손을 떨어뜨린다. 다른 방위도 이와 같다.) 음악이 점차 빨라지면서 곧 봉황음 중기를 연주하고 기생은 그 노래를 부른다.
산하천리국에∼
세 방위에 선 사람은 악절에 따라 소매를 들었다가 떨어뜨린다. (손을 따라 모두 발을 든다, 다른 방위도 이와 같다.) 황은 동쪽을 향하여 춤추고 청은 중앙을 향하여 마주하고 춤추고 황은 남쪽을 향하여 춤추고 홍은 중앙을 향하여 마주하여 춤추고 황은 서쪽을 행하여 춤추고 백은 중앙을 향하여 마주하고 춤추고 마친다. 채편을 치면 황은 제 방위에서 나오지 않고 맴돌면서 춤추고 (왼쪽으로 돈다. 오른손을 먼저 들고 왼손·오른손을 모두 두 번씩 든다.) 청·홍·흑·백은 같이 제 방위에서 나오지 않고 일시에 중앙을 향하여 춤춘다. (같이 왼손을 먼저 들고 왼손·오른손을 모두 두 번씩 든다.) 또 제 방위에서 나오지 않고 맴돌면서 춤추고 (오른쪽으로 돈다. 같이 왼손·오른손을 모두 두 번씩 든다.) 마친다. 돌아가며 춤춘다. (왼쪽으로 돈다. 흑이 먼저 나온다) 세 번 돌고 나서 각각 제 방위로 돌아가 서서 북쪽을 향하여 춤춘다. 채편을 치면 흑은 춤추며 물러가고 (왼발을 먼저 물러간다) 홍은 춤추며 나아가서 (오른발이 먼저 나아간다) 다섯 사람이 나란히 가며 춤춘다. 음악이 점점 잦아지면 곧 봉황음급기를 연주하고 이어서 삼진작(※)을 연주하며 기생은 그 노래를 부른다.
내님을 그리ᅀᆞ와 우니다니∼
황은 그대로 서서 춤추고 청·홍·흑·백은 춤추며 물러가서 나란히 가며 춤춘다. (왼손·오른손을 모두 모두 두 번 또는 한 번) 황은 춤추며 물러가고 청·백은 춤추며 나아가고 물러가고 하며, 홍·흑은 춤추며 나아가고 물러가고 하며 마친다. 다섯 사람이 나란히 가며 춤춘다. 음악이 정읍 급기를 연주하면 기생은 그 노래를 부른다. (노래는 위의 무고정재의에 보인다.) 다섯 사람은 춤을 바꾼다. (정읍무) 거듭하여 북전(※) 급기를 연주하고 기생은 그 노래를 부른다.
산하천리장에∼
다섯 사람은 춤추며 나가고 (환장무) 여기·악사·악공이 차례로 나가면 음악이 그친다. 다시 후도에 이르러 학·연화대·의물 등 도구를 갖추어 차린다. 동발을 든 악사가 앞에서 이끌며, 청·백학이 그 다음, 청·홍·황·흑·백 처용이 그 다음, 인인장·정절·개(※) (인인장·정절·개는 각각 두 건씩인데, 한 건은 받든 꽃의 다음에 선다.) 와 꽃을 받든 무동이 그 다음, 여기가 그 다음, 집박악사·향당악공이 차례로 따른다. 음악이 영산회상의 만을 연주하면, 기생과 악공은 일제히 노래를 부르고 (영산회상불보살) 들어가서 돌기를 (왼쪽으로 돈다.) 세 번하고 차례로 그림과 같이 늘어선다. 박을 치고 대고를 치면 영산회상의 영을 연주하고, 음악이 점점 잦아지면 오방의 처용이 족도하며 환무(※)하고, 여기·악공 및 의물을 든 가면 무동들이 역시 따라서 족도하고 요신(※)하며 지극히 기뻐하며 마친다. 음악이 그친다. (오방의 처용은 조금 물러가서 좌우로 나누어 선다) 음악이 보허자 영을 연주하고 박을 치면 청·백학(※)은 쓰여 진 대로 나아가고 물러가며 춤추다가 연화를 쪼면 두 동녀가 이에 나오자 두 학은 놀라 뛰어 물러갔다가 음악이 그치면 다시 처음 자리에 돌아가서 선다. 두 동녀는 지당에서 내려와 나란히 서서 의례대로 정재하고 마친다. 다시 처용 만기를 연주하면 (여기는 처용가를 부른다.) 오방의 처용은 다시 먼저 있던 자리로 돌아와 서서 춤을 추는데 위의 의례와 같이 하고 마친다. 음악이 그치고 미타찬을 연주하면 여기 두 사람이 도창하고 (서방대교주 나무아미타불), 모든 기생이 일제히 성화한다. (서방대교주 나무아미타불. 먼저 부르고 따라 부르는 것은 뒤에서도 모두 이와 같다.) 앞에서와 같이 돈다. (처용과 꽃을 든 무동은 환무하고, 나머지는 모두 요신하며 족도한다.) 본사찬까지 같이 위에서처럼 도창·성화(※)하고
인천대도사석가세존∼ 관음찬 원통교주관세음보살∼관음찬에 이르면 모든 기생은 일제히 노래를 부른다.
백화∼각각 차례로 나가고 음악이 그친다. 마침내 끝난다.
※ 처용무(處容舞) : 1971년 1월 중요무형문화재(重要無形文化財) 제39호로 지정되었으며,
2009년 9월 유네스코 인류구전(人類口傳) 및 무형유산(無形遺産) 걸작(傑作)으로 선정되었다.
※ 구나(驅儺) : 황금빛 네 눈과 큰 가면을 쓴 方相氏(방상시) 4인이 잡귀를 몰아내는 행사
※ 지당구(池塘具) : 칠보등롱(七寶燈籠)한 지당판(池塘板)으로 《악학궤범》 권팔(卷八)
향악정재악기도설(鄕樂呈才樂器圖說)에 도면(圖面)과 설명(說明)이 있다.
※ 봉황음(鳳凰吟) : 세종(世宗) 때 윤회(尹淮)가 지은 별장체 악장(別曲體 樂章). 처용가의 가사(歌詞)만 봉황음으로 바꾸고 악곡(樂曲)은 처용가의 악곡을 그대로 얹어 부를 수 있도록 지은 작품으로 나라와 왕실(王室)에 대한 송축가(頌祝歌)이다. 《세종실록(世宗實錄)》에 실려 있다. 《세종실록》의 봉황음 1·2·3은 ≪악학궤범≫에서 만기·중기·급기로 각각 표시되었기 때문에 그 숫자는 음악의 느리고 빠름을 나타내는 속도를 가리켰다. 따라서 봉황음 1은 세 곡 중에서 가장 느린 악곡이고 , 봉황음 2는 보통 빠르기의 악곡이며, 봉황음 3은 가장 빠른 악곡이라고 해석되고 있다.
※ 북전(北殿) : 진작(眞勺)의 하나
※ 인인장·정절·개(引人仗·旌節·蓋): 《악학궤범》 권팔(卷八) 당악정재의물도설(唐樂呈才儀物圖說)에 도면과 설명이 있다.
※ 학(鶴) : 《악학궤범》 권팔 향악정재악기도설에 도면과 설명이 있다.
※ 처용(處容) : 《악학궤범》 卷九(권9)에 처용관복(處容冠服)과 무동관복(舞童冠服)과 여기복식(女妓服飾)의 도면과 설명이 있다.
※ 삼진작(三眞勺) : 진작(眞勺)의 세 번째 곡조(曲調)이다.
※ 동발(銅鈸)과 향발(響鈸) 등의 악기에 대하여는 《악학궤범》 권팔 향악정재악기 도설에 도면과 설명이 있다.
※ 족도(足蹈) : 발을 떼어 옮기는 춤사위이다.
※ 환무(歡舞) : 즐거운 마음으로 추는 춤이다.
※ 요신(搖身) : 몸을 흔드는 동작이다.
※ 도창·성화(導唱·聲和) : 먼저 부르면 따라서 부르는 형식이다.
2013년 11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