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세인과(三世因果)
오비이락파사두 (烏飛梨落破蛇頭)
사변저위석점취 (蛇變猪爲石轉雉)
치작엽인욕사저 (雉作獵人欲射猪)
도사위설해원결 (導師爲說解怨結)
<馬祖禪師>
까마귀 날자 배 떨어져 뱀 머리가 깨졌네.
뱀은 멧돼지로 환생하여 바위를 굴려 꿩을 죽였네.
꿩이 사냥꾼되어 멧돼지를 쏘려 하니
도사가 삼생의 연을 설명하고 원한을 풀었네.
이 시(詩)는 삼세(三世) 얽힌 인과(因果)를 읊은 칠언절구(七言絶句) 평기식(平起式) 게송(偈頌)이다. 압운(押韻)은 상성(上聲) 지통(紙) 운목(韻目) 중에 치(雉), 입성(入聲) 설통(屑統) 운족(韻族)중에서 결(結)로 작게(作偈) 했다. 이 게송은 마조선사(馬祖禪)가 하루는 법당에서 나오는데 멧돼지 한 마리가 화살을 맞고 피를 흘리면서 달려와서 숨겨달라는 눈빛으로 애걸한다. 선사께서 멧돼지를 법당 안으로 숨기고 한참 있으니, 살기(殺氣)가 등등한 험악(險惡)한 사냥꾼이 활을 들고 묻는다. 스님! 화살 맞은 멧돼지 못봤소? 봤네, 어디로 갔습니까? 저쪽으로 도망갔네, 왜 그런가? 보면 모릅니까? 멧돼지 사냥하려고 그럽니다. 그래, 그대는 활 한번 쏘아서 멧돼지 몇 마리 잡는가? 한 마리 잡습니다. 사냥할 줄 모르는구나, 기껏 한마디 잡는다고? 나는 활 한번 쏘아 한 무리(100) 마리는 잡는다네, 그 비법을 배우고 싶지 않나? 예!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살생(殺生)을 합니까? 그놈 보아라! 사냥꾼 주제에 아직 자비심은 남았구나! 사냥꾼, 그만두고 오늘부터 머리 깎고 수행이나 하거라, 그 자비심이면 성불할 수가 있다. 네가 쫓은 그 멧돼지와 삼생에 얽힌 인과 이야기를 들려줬다. 전생에 배나무에 앉았던 까마귀가 무심코 날자 배가 떨어져서 배나무 밑에 있던 뱀 머리가 깨져 죽었다, 그 뱀이 멧돼지로 환생하여 칡을 캐 먹다가 돌이 굴러가는 바람에 꿩 머리를 치어서 꿩이 죽었다, 꿩이 사냥꾼이 되어서 멧돼지 사냥을 하려고 활을 쏘는 그대가 꿩이 죽은 전생의 원한으로 멧돼지를 쫓고 있구나!
무심코 지은 업도 이렇게 삼생(三生)에 걸쳐서 죽이고 또 죽이는 업보를 주고받고 있으니, 인과 업보를 끊고 싶으면 사냥꾼 그만두고 오늘부터 출가 수행자가 되어 지난 업보를 닦아 내시게나. 사냥꾼은 마조대사 법문을 듣고 그날부터 활과 화살을 꺾어버리고 출가 수행한 사냥꾼이 석공혜장(石鞏慧藏) 선사(禪師)다. 불교(佛敎)는 인과법(因果法)을 설한다. 고의(固意) 의도적(意圖的)으로 지은 업(業)은 말할 것도 없고, 무심(無心)코 지은 업도 까마귀 날자 배 떨어져서 떨어진 배에 뱀 머리 깨져 죽은 것처럼, 무심(無心)의 업보(業報)가 반드시 주고받게 된다는 것이 인과론(因果論)이다. 삼세인과경(三世因果經)에 보면 설사 백천겁(百千劫)을 지날지라도 지어놓은 업(業)은 없어지지 아니하고, 인연이 되어서 만날 때 인과를 돌려받게 된다고 하였다<假使百千劫 所作業不亡 因緣會遇時 果報還自受> 인과는 향싼 종이에는 향기가 나고 생선 묶은 새끼줄은 비린내 나듯이 신구의(身口意)로 지은 열 가지 업(業)은 선업(善業) 이면 선과(善果)를 악업(惡業)이면 고업(苦業)이 받는다는 것이다. 불자(佛子)님들은 마음에 새겨 실천(實踐)해야 할 경구(警句)다. 오늘은 오비이락(烏飛梨落) 게송(偈頌)에 담긴 뜻을 반추(反芻) 해보았습니다, 여여법당 화옹 합장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