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이안 신궁은 교토 사쿄구에 위치한 신궁
메이지 28년(1895년) 헤이안쿄 천도 1100년을 기념해 내국권업박람회가 끝난후
헤이안쿄로 천도한 당사자인 제50대 간무 천황을 모시는 신사로 만들었다
간무천황은 784년 정치에 압력을 가하는
나라의 "동대사"나"흥복사"의 불교세력을 단절하기 위해서 교토 부근 나가오카쿄오로 천도를 선언한다

그러나 간무천황은 천도한지 10년도 못 되는 794년에 다시 지금의 교토에
세상의 평화가 찾아오도록 하는 염원을 담아 헤에앙쿄오 라고 이름짓고 그곳으로 천도를 한다
간무 천황은 고닌 천황 때의
행정 재정 간소화와 공민 부담 경감 등의 정치 재건책을 계승하는 한편
구 귀족과 사원 세력에 의한 부패를 일신하기 위해 794년에는 다시 헤이안경으로 천도하였다
이후 미나모토 요리토모의 가마쿠라 막부가 세워지기 전까지의 약 400년간을 헤이안시대라 한다

붉은 기둥과 청색 지붕이 선명한 대비로 화려하다
헤이안 신사는 입장료가 무료지만
헤이안진구 내에 있는 정원인 "신의 정원"에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내야 한다
"신의 정원"은 메이지 시대부터 쇼와 시대에 걸쳐
조경가로 이름을 떨쳤던 7대 오가와 지베에가 20년 이상에 걸쳐 만든 것으로
현재 일본의 명승으로 지정된곳

들어가 보고 싶었다
근데 요즘에는 계절적으로 꽃이 없고 시간적 여유도 없꼬
그래서 좋은날에 다시 한번....그게 가능 할런지~~~
약간의 시간적 여유를
따사로운 햇살을 만끽하며 사진도 요렇게 찍어본다

청수사,헤이안신궁을 거쳐 교토에서의 마지막 경유지 아라시야마
교토 서쪽 호즈강과 달이 건너는 다리(渡月橋)를 품고 있는 아라시야마는
800년 무렵 헤이안시대 귀족들의 별장지로 개발되었을 만큼 경관이 수려하고
옛 모습이 잘 보존되고 관리되어 요즘 가장 핫한 관광지로 부상된곳

아라시야마는 "바람의 산"이라는 뜻이지만
사전적 의미로는 "해 질 무렵 멀리 보이는 푸르스름하고 아련한 산"이라는 뜻이란다
그 이름처럼 아라시야마의 대숲 치쿠린에 들어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면
높게 뻗어 아스라이 하늘을 가린 대나무들에 햇빛이 연초록빛으로 부서져 그에 아득해진다

이곳 아라시야마의 대숲 치쿠린을 배경으로
2006년 개봉된 영화 게이샤의 추억이 촬영되었다
신비로운 회색빛 눈동자의 소녀가 가난 때문에 교토로 팔려가 하녀 생활부터 시작했지만
혹독한 게이샤 견습생에서 최고의 게이샤 "사유리(장쯔이)"로 사교계에 화려하게 데뷔한다
불꽃 튀기는 질투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사유리는
"게이샤는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을 가질 수는 있어도 사랑만큼은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내용의 "게이샤의 추억"

"게이샤의 추억"은 어릴 적 교토 기온의 오키야에 팔려간 주인공 사유리의 삶을 통해
게이샤의 일상생활과 춤, 음악, 다도와 기모노의 특색 등 일본 예술과 문화를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또한 어렵고 절망적인 삶에서도 진실을 추구하는 사유리의 삶을 통해 강인한 동양 여성의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다
이 영화에서 중국의 장쯔이와 양자경, 공리 등이 열연했다

아라시야마 대숲길 치쿠린이 시작되는 지점에 위치한 노노미아신사
노노미야 신사는 사랑을 이루어주는 신과 자녀의 진학을 기원하는 신을 모신곳
하지만 정작 이 신사가 유명해진 이유는 신사 앞을 지키는 문의 검은색 토리미 때문이다
대개 일본 신사의 토리미는 밝은 주황색이어서 노노미야 신사의 검정 토리미가 특별한데
껍질을 벗기지 않은 통나무 구로키로 만든 가장 원시적인 토리미라고 한다
참고로...토리미는 신과 인간을 연결해 주는 새가 앉아 쉬는 곳 이라는 의미로 만들어진다

노노미야 신사는 "사랑을 이루어주는 신사"로 여성들이나 커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소원을 비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안쪽 참배를 드리는 곳으로 간다
거기에서 두 번 절한 후 두 번 박수를 치고, 다시 한 번 절을 하면서 소원을 빈다
다음에는 보시함에 동전을 넣은 뒤, 종 아래 있는 줄을 두 번 흔든다
신사라고 해서 바닥에 엎드리는 것은 아니고
선 채로 두 손을 합장한 후 목례를 하는 느낌으로 고개를 살짝 숙이면 된다고 한다

원래 일본의 신사는
태평양전쟁 패전 이전까지 일본이 국교로 내세운 신도의 사당이다
즉, 신도의 신을 제사 지내는 곳이 "신사"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사회의 모든 종교는 국가로부터 분리되게 된다

이때부터 신도를 비롯한 여러 종교는 국가 혹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분리되어
새로운 종교법인으로서 새 출발하여 민간에 의한 종교단체로 운영되며 현재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일본에 산재한 신사는
전설의 인물 또는 신격화된 실존 인물에게 제사를 지내는 곳이 있고 누구를 내세우는지 불분명한 곳도 있다
일본 곳곳에는 8만~10만여 개의 신사가 있다고 하지만 미등록된 작은 신사를 포함하면 30만개가 넘는다고......

아라시야마 거리를 걷다보면
차쿠린 대숲 바로 전에 나타나는 天龍寺(텐류지)
텐류지는 무로마치막부의 장군 아시카가
다카우지가 고다이고 천황의 명복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사찰
텐류지는 교토 5대 선종 사찰중 제1위로서 세력을 떨쳤으나
무로마치막부의 몰락과 함께 세력이 약화되었다
건립 당시의 건물은 불에 타 없어졌고...
현재 남아 있는 건물들은 메이지시대에 지어진 곳

특히 텐류지에는 700년전 무소소세키가 조경한 "소겐가든"이 있다
소겐정원은 일본 최초로 사적,특별 명승지 제1호로 지정할 정도의 급보급 정원
"소겐정원"은 처음 조경할때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1994년 교토의 다른 문화유산들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기도 했다
하지만.....
텐류지 입장료,참배료.정원입장료를 따로,따로 계산하는 번거로움 때문인지?
아님 이미 오후 시간이 너무 흘러서인지? 생략해 버려 매우 아쉽다

우리나라에도 안동 화회마을이나 영동 무섬마을이 없는건 아니지만
옛 모습이 잘 보존된 아라시야마 거리를 걷다보면 부러운 생각이 든다
1100년간 일본의 수도였던 교토를 표현할때
"일본의 옛수도""일본인의 마음의 고향""도시 전체가 박물관""기적의 땅"

특히 "기적의 땅"이란 표현이 역설적인 것은
지진과 온천의 나라인 일본에서 교토는 1100년간 큰 지진이 없었고....
2차세계대전 전에 교토를 다녀간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교토를 공습 대상지에서 제외 시킬것을 명령했다
이 정보를 입수한 일본군은
군수공장을 교토에 집중 배치하는 아이러니한 일화가 유명한데
아뭇튼 교토는 그렇게 온전히 살아 남았고....그래서 "기적의 땅!!"이라 부른다

아침 일찍 고베호텔을 출발해 교토에 와서
청수사,헤이안신궁을 거쳐 이곳 아리시야마까지 둘러보니
어느덧 짧은 2월의 태양이 서쪽에 걸치려 한다
아직 본격적은 봄은 아니지만 따사로운 햇살 아래
잔잔히 흐르는 맑은 호즈강에 걸쳐 있는 도네츠교(渡月橋)를 바라 보며 이젠 오늘 하루를 정리할때

치쿠린 숲을 걸을때 덜~컹! 덜~컹!! 들렸던 토롯코 열차는
규모는 작지만 계절별 풍류를 느낄수 있는 신선놀이의 시작점 이란다
아라시야마 거리를 활보하는 날렵,미끈한 인력거와
고풍스런 조금만 상점과 그곳에서 열중하는 사람에게 마음이 가는 것은....
언제가 다시 한번 되 돌아보고 싶은 아쉬움의 표현일 터!!!

첫댓글 아! 정말로 멋진여행 다녀 오셨네요! 자세한 관광지에 대한 설명과 사진 감명깊게 보고갑니다. 고맙습니다!
항상 깊은 관심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