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에 사랑을 싣고 코나공항에
도착하다
저가
항공인 진에어 기내 서비스는 물과 간단한 식사가 전부다.
그래도
가격이 싸이 만석이다.
약
7시간
30분 동안의 비행 끝에 호놀룰루 공항에 도착하니 현지시각으로
2월
22일
오전 8시
15분이다.
우리는
거동이 불편한 아내의 휠체어 서비스를 신청해 놓았기 때문에 맨 마지막에 내려야 했다.
여행을 떠날 때마다 나는 몸이 불편한 아내를 휠체어에 싣는다. 그래도 휠체어를 미는 마음은 행복하다. 그것은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을 휠체어에 싣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라도 살아서 숨쉬며
아내와 함께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여행을 떠날 때 마나 느끼는 감정이다.
비행기
트랩에서 내리니 푸른 바다색깔에 화려한 옷을 입은 원주민이 휠체어를 대기 시켜놓고 기다리고 있다. 원주민은
아내를
휠체어에 태우고 셔틀버스를 태우더니 출입국관리사무소까지 편하게 인도해 주었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세관원은
중후하게 잘 생긴 흑인이다.
그는 휠체어에 태운 아내를 힐긋 바라보더니 빙그레 웃으며 질문을 했다.
“하와이는
왜 오셨지요?”
“여행하러
왔지요.”
“캘리포니아도
갑니까?”
“아니요.
하와이만
여행합니다.”
“소주도
가져왔나요?(한국말로)”
“아니요.
저희는
술 마시지 않습니다.”
그는
다소 능글맞게 유머를 하더니 여권에 스탬프를 꽝~
하고 찍어주었다.
“알로하,
즐거운
하와이 여행 되세요.”
“알로하,
감사합니다.”
우리는
휠체어 맨의 안내에 따라 빅아일랜드로 가는 하와이안 항공 국내선 터미널로 갔다.
하와이는
국내선을 탈 때 수하물 1개당
15달러의
요금을 별도로 내야 한다.
온라인으로
미리 체크인을 하여놓았기 때문에 곧바로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공항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10시
20,
빅아일랜드
코나로 가는 하와이안 항공을 탔다.
바로
발밑에 호놀룰루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언덕위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과 화려한 호텔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럭셔리한 와이키키 해변이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녹음에 싸인 다이아몬드
헤드도 지나간다.
드디어... 빅아일랜드 코나에 도착하다
빅아일랜드로
가는 상공에서 주스 한잔을 마시자 코너공항에 착륙한다는 멘트가 울려 나온다.
호놀룰루에서
코너공항까지는 불과 40여분의
거리다.
오하우
섬과는 달리 유독 검은 땅이 많이 보인다.
지금도
끊임없이 화산 활동을 하고 있는 빅아일랜드는 하와이에서 가장 젊은 섬이다.
“와아~
아빠, 드디어
빅아일랜드에 도착했어요!”
"정말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도착했군요."
“가즈아~
빅아일랜드로!”
아내와
아이들 모두가 서로 하이파이를 하며 우여곡절 끝에 빅아일랜드에 무사히 도착한 것을 자축했다.
빅아일랜드 섬을 주관하는 불의 화신 펠레 여신이여, 우리를 보호해 주소서. 비행기 트랩을 나서니 공항청사
건물이 원주민의 집 같은 지붕으로 되어 있다.
어쩐지
정이 물씬 풍기는 건물이다. 공항청사라기보다는
원주민의 집을 방문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비행기 트랩에서 내려 출입국관리사무소를
통과하던 아내가 갑자기 비틀거렸다. 나는 재빨리 아내를 부축하며 넘어지지 않게 보호했다. 그 모습을 본 세관원 여직원이 다가오더니 괜찮느냐고
걱정스럽게 물었다. 원래는 주내선도 휠체어서비를 신청해 놓았었는데 아내가
이 정도는 괜찮다고하여 취소를 했던 것이 잘못이었다.
원주민 여직원은 휠체어를 가져와 아내를
태워서 공항청사 휴게소로 옮겨주었다. 그리고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현기증으로 잠시 휘청거리던 아내가 휴식을 취하자 다시 기운을 찾았다. 나는 근심스런 표정으로 아내를 바라보는 원주민에게 괜찮다고
말하며 감사의 표시를 전했다. 정말 마음이 따뜻한 원주민이었다. 혹시 저혈당을 아닐까? 걱정이 되었지만 아내는 저혈당은 아니라고 했다.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뒤 공항청사
밖으로나가니 광장에 훌라 춤을 추는 원주민 동상이 보였다. 누군가가 풀루메리아 꽃을 원주민의 어깨에 걸어주어 더욱 생동감이 넘쳐보였다.
"와우, 저 동상 멋지지 않소? 우리를
환영해주는 저 동상 앞에서 사진을 한장 찍고 기운을 냅시다."
"정말 정감이 가는
동상이네요!"
원주민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고 밖으로 나가니 바로 도로변이다.
짐을
찾는 곳도 도로변과 연결된 곳에 있어 시골스런 풍경이 물씬 풍긴다.
우리는 짐을 찾은 뒤 알라모 렌터카 회사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길을 건넜다.
첫댓글 익숙한 공항 모습 반갑네요^^ 저희가 돌아올 때 남편 배낭에 들어있던 스위스칼이 발견되자 뺏기겠구나 생각했는데 직원이 나를 따라 오라하며 다시 나갔다 들어올 수 있게 해 주고 더구나 작은 종이박스를 하나 구해서 스위스칼을 그 안에 넣어 수속을 다시 밟게 해주었다. 친절하게 웃으며 내 일처럼 해주는 직원이 너무나 감사했던 기억으로 인해 빅아일랜드 공항청사가 더 다정해 보이네요^^ 40년도 넘은 그 칼은 지금도 우리가 사랑하는 물건으로 여행에 늘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하와이사람들은 선천적으로 참으로 친절하다 는 생각이 듭니다. 그게 다 알로하 정신에서 나온 손님을 환대하는 오랜 전통인것 같습니다.
저는 멕시코 여행중 토레온에서 아미칼을 압수당한적이 있는데 돌려받지 못했어요.
님의 이야기를 들으니까
지금도그칼이 눈에 선하군요
따듯한 훈풍이 느껴지는 듯.... 이국적인 풍경이 또 가슴을 설레게 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