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재사랑산악회-152차 산행] ♣ 구례 섬진강, 오산(531m)-사성암 (1)
2015년 5월 17일 (일요일)
* [산행 코스] 섬진강 <동해마을>→ 약천사→ 안골→ 벌목장→ 동해삼거리→ <솔봉고개>(팔각정 점심식사)→ 전망대 암봉→ 선바위전망대→ 자래봉→ 매봉능선 삼거리→ 매봉→ <오산>→ <사성암>→ 정자→ 너덜지대→ <죽연마을>
♣ [프롤로그] — 신록이 넘실거리는 싱그러운 오월
☆… 싱그러운 오월(五月)이다. 신록의 생동하는 기운이 천지를 뒤덮고 있다. 화사한 햇살을 받은 온 산야의 초목들이 초록초록 새로운 생명의 기운으로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산천(山川)은 유난히 오월이 상쾌하고 신선하다. 시인 노천명이 오월(五月)을 노래하며 ‘계절의 여왕’이라고 한 것은 단순한 시인의 감수성으로 말한 것이 아니다. 개나리 진달래와 같은 봄꽃은 봄꽃대로 아름답기 이를 데 없지만, 그 꽃물결이 지나간 자리에 솟아오르는 연둣빛 생명들은 우리들의 가슴에 새로운 삶의 의욕과 희망을 불러일으킨다. 문명(文明)의 시간 속에 살아가는 우리들이지만 우리의 모든 생명의 근원은 자연이다. 자연(自然)이 정상적인 생명성을 지니고 있을 때 우리 인간(人間)도 건강한 생명을 유지할 수가 있다. 빠르고 신속하게만 사는 우리에게 오월의 신록은 아늑하고 새로운 활기를 일깨우고 우리를 자연의 모습으로 다시 살아나게 한다. 결국 우리들의 가슴에 맑은 공기로 채워주는 것이 자연의 숨결이다. 청정한 기운이 살아숨쉬는 산(山)은 모든 생명의 근원처이다. 그래서 우리는 생기가 넘실거리는 숲과 맑은 계곡이 있는 산으로 간다. 그러므로 오월의 산행은 신록(新綠)과 함께 호흡하는 생명의 축제인 것이다.
♣ [오늘의 산행지] — 구례 섬진강 오산(鰲山)-사성암
☆… 오늘은 산행은 아주 멀리 가는 원행(遠行)이다. 전라남도 구례의 섬진강가에 위치하고 있는 <오산>이 그곳이다. 카페에 실린 산행 안내문에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오산(鰲山)은 구례군 문척면 죽마리 위치해 있는 해발 531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으로 자라모양을 하고 있으며, 그 정상에 오르면 굽이치며 흐르는 섬진강과 구례읍, 지리산 연봉들을 관망할 수 있으며, 정상 바로 아래의 사성암(四聖庵)을 중심으로 풍월대, 망풍대, 배석대, 낙조대, 신선대 등 오산이 자랑하는 12비경이 있다. ‘오산을 오르지 않으면 후회할 것이고 두 번 다시 가지 않아도 후회할 것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사성암 부근의 기암괴석이 어느 산에 뒤지지 않을 만큼 아름답기 때문이고, 정상에서 바라보는 섬진강 물줄기 또한 일품이기 때문이다. 정상에 절벽에 자리한 사성암은 가파른 암벽에 붙여지어 그 독특한 건축양식에 탐방객들의 감탄을 자아내며, 기도의 효험 또한 높다하여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곳이다.
♣ [따뜻한 마음으로 동행하는 여정] — 반가운 얼굴들
☆… 오전 7시 40분, 우리의 ‘새재사랑버스’는 서울 능동(군자역)을 출발했다. 오늘은 장병국 회장, 김의락 총무를 비롯하여 총 32명의 대원이 참석했다. 특히 오늘은 그 동안 개인 사정으로 4개월 동안 산에 나오지 못했던 호산아 고문이 등장했다. 근래 치과의 임플란트 공사로 고전하고 있는 중, 오늘 무리를 해서 나온 것이다. 그리고 하회 김준섭 부회장이 많은 친구들을 모시고 오고, 명랑한 통통공주도 많은 친구들과 함께 왔다. 꽃구름 한영옥 부회장과 부군, 소슬바람 부회장과 그 친구분, 그리고 꽁지 문 사장 부부가 변함없이 나왔는데, 노을비는 초등학교 6학년 아들 우현이를 데리고 왔다. 늘 함께하는 남정균 부회장, 김동순· 베토벤 유형상·향이 부대장, 짱가 부총무 등의 면면이 친숙하다. 그리고 하해동 님도 오시고, 그 외 오늘 얼굴을 처음 뵙는 분도 있었다. 오늘, 같이 산행을 할 수 있어서 반가웠다. 오늘은 수정 감사가 보이지 않고, 특히 집안의 상사(喪事)로 인해 꼬공 부회장과 전평국 님, 전진국 님과 그 친구들이 불참해서 아쉬웠다. 지난 달 아들 혼사를 치른 소슬바람이 아침 간식으로, 따뜻한 ‘롯데 라이스버거’를 제공하여 모두 맛있게 아침 요기를 했다.
♣ [장병국 회장의 덕담] — 인간의 자연성 회복, 행복한 삶을 위하여
☆… 남으로 내닫는 버스 안, 김의락 총무가 인사와 함께 오늘의 일정에 대해서 말씀하였다. 이어서 장병국 회장이 인사 겸 가정의 달을 맞아 특별히 덕담(德談)을 했다. … 교직에서 정연퇴임하고 식당을 경영하며 어려운 가운데서도 착한 봉사의 삶을 살고 있는 분의 이야기, 세계 최고의 명문 하바드대학의 건물에 쓰인 표제, ‘이 대학에서 자신의 학문을 열심히 연마하고, 이 문을 나가서는 인류와 세계를 위하여 봉사하라’는 말을 인용하여 우리의 교육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리고 가정의 소중함과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귀중한지를 환기시키기도 했는데, 특히 그중 어머니는 한 가정의 중심이면서 자녀교육의 중추임을 전제하고 김용 세계은행 총재의 어머니의 일화(逸話), 조선시대 대학자 율곡 이이 선생의 어머니 신사임당의 예화(例話)를 들어서 이야기를 했다. 특히 오늘 여성대원들이 많아 어머니의 소중한 역할을 역설한 내용이 따뜻한 호응을 받았다.
[자료사진] 북한산 영봉에서(2013.09.15.)
♣ [남도의 산으로 가는 여정] — 서울에서 구례 섬진강에 이르기까지
☆… 서울을 출발한 우리의 버스(서울고속)는 경부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하여 일로 남(南)으로 질주해 나갔다. 전용차로는 시원하게 열려 있었다. ‘새재사랑 버스’는 유연하게 쾌주를 거듭했다. 천안분기점(J.C.)에서 천안-논산 민자고속도로로 길을 잡아 달리다가, 공주의 정안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이어서 호남고속도에 진입한 버스는 익산J.C.에서 익산-장수선을 타고 가다가, 완산J.C.에서 완산-순천고속도로을 이용해서 남으로 질주해 나갔다. 이 고속도로는 2014년 여수엑스포 행사를 계기로 새로 개통된 도로이다. 한산했다. 임실의 오수휴게소에서 잠시 멈추고 쉬었는데 휴게소는 한가하고 깨끗했다. 다시 달리는 버스는 남원을 지나 전남 구례의 황전I.C.에서 내려, 17번 도로를 따라 지리산 화엄사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구례읍 군청 입구의 사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섬진강 문척교를 건너 문척면 죽마리로 진입, 섬진강을 따라 이어지는 ‘섬진강벚꽃로’로 접어들었다. 오늘 나뭇잎이 무성한 가로수는 울창한 벚나무 터널을 이루고 있는데, 봄이 되면 벚꽃터널이 눈부신 장관을 이룰 것이다. 길옆으로 깔끔한 나무테크 산책로를 만들어 놓았다. 오전 11시 30분 산행 들머리인 <동해마을> 입구에 도착했다. 장장 4시간 동안 달려온 여정이었다.
* [동해마을-약천사-안골 벌목장] 따가운 햇살이 쏟아지는 임간도로
☆… 오늘의 산행 들머리는 문척면 죽마리, 수백 년 느티나무가 동구(洞口)를 지키고 서 있는 <동해마을>이다. 오늘의 <오산 산행>은 지평 민창우 대장의 기획인데, 민 대장은 개인사정이 있어 오늘 참석하지 못했다. 오늘 선두의 길라잡이는 호산아 고문이 서고, 후미는 베토벤 유형상 부대장이 수습해 오기로 했다. 날씨는 축복처럼 화사했다. 눈부신 햇살이 따가울 정도였다. 맑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무색의 불화살이 얼굴을 찌르고 있는 것이다. 오산의 능선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이 작은 마을은 아주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었다.
♣ [동해마을, 산행의 시작] — 팍팍한 콘크리트 길, 햇살이 따가운
☆… 12시 정각, 모든 대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기념 촬영’을 하고 본격적인 산행에 돌입했다. 이곳 산행들머리에서 능선까지 오르는 길은 콘크리트로 포장된 임간도로, 가파르진 않지만 계속해서 이어지는 오르막길이었다. 초반부터 산길은 팍팍한 포장도로, 하늘에 쏟아지는 직사광선과 지면에서 반사되는 복사열이 얼굴을 달아오르게 했다. 금방 땀이 솟는다. 몇 몇 대원은 매우 힘들어했다. 그러나 길가에는 하얀 찔레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서 풋풋한 정취를 안겨주었다. 오월(五月)은 찔레꽃의 계절이다. 은은한 향기가 스며든다. 어린 시절 어머니와 함께 찔레꽃이 피어 있는 논둑길을 걸어서 가던 기억이 떠오랐다. 장사익의 소리 <찔레꽃> 이 가슴에 차오르기도 했다.
♣ [안골 삼거리] — 동해삼거리까지의 가파른 산판길
☆… 그렇게 은근한 오르막길을 따라가는 도중, 약천사(藥泉寺) 앞을 지났다. 약천사는 지은 지 오래 되지 않은 듯, 단 한 채의 불당이 있는 아주 자그마한 암자였다. 부근에 약수가 솟아나오는 샘이 있어 붙여진 이름인데, 전혀 인적이 없어 한낮의 정적 속에 들어 있었다. 뜨거운 햇살 속에서 꾸준히 올라가는 포장된 도로는 지루했다. 대원들의 앞뒤의 간격이 많이 벌어졌다.
☆… 12시 40분, ‘안골삼거리’ 이정표에 도착했다. 동해 마을에서 2.1km 올라온 지점이다. 이제 포장도로를 벗어나는 왼쪽의 산길로 접어든다. 선두의 대원들이 길 안쪽의 나무그늘에서 다함께 쉬면서 뒤에 오는 대원들을 기다렸다. 땀을 식히며 어느 대원이 가지고 온 싱싱한 오이로 간식을 나누었다.
☆… 그런데 보통의 산길인가 했더니, 이어지는 길은 벌목장으로 올라가는 산판길이었다. 벌목한 나무를 실어내리기 위한 임시로 만든 길이었다. 곧 이어 나무가 다 베어진 황량한 벌목장이 나오고, 선두의 호산아 고문은 그 옆의 가파른 경사면을 타고 올라갔다. 그렇게 긴 거리는 아니지만 아주 경사가 심하여 많은 대원들이 힘들어했다. 산판이 끝나고 울창한 송림이 우거진 산록을 따라 오르니 예의 그 임간도로가 나타났다. 안골삼거리에서 갈라진 도로가 빙 돌아 올라와 마주친 것이다. 그렇게 20분 동안 고전한 것은 그 지름길이었다. 이제 오산의 능선에 올라섰다. 이른바 ‘동해삼거리’ 이정표가 있고 이곳을 등산한 수많은 산악회의 리본이 무당집 장식처럼 걸려있었다. 이제 능선 길에 올라섰다. 선선한 바람결이 볼을 스치고 공기의 촉감이 한결 상쾌했다. 이곳의 임간도로는 포장이 되어 있지 않아서 쾌적했다. 맑은 햇살이 곱다.
♣ [솔봉고개 위의 팔각정] — 고요한 산야, 인정을 나누는 점심식사
☆… 오후 1시 12분, 곧 솔봉고개에 도착했다. 오산의 정상으로 가는 길은 오른 쪽 솔봉의 산길로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좌측의 가까운 거리에 ‘팔각정’ 전망대 있으므로, 일단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고 그곳으로 올라갔다. 단청을 하지 않은 팔각정은 소박하고 단아했다. 오늘 산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한가했다. 팔각정 위에서 바라보니 오늘 우리가 산행할 오산의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솔봉-자래봉-매봉을 거쳐 오산으로 이어지는 신록의 산봉들이 능선을 따라 물결친다. 그리고 멀리 오산 정상의 절벽 아래 위태롭게 자리 잡고 있는 사성암까지도 아련히 눈에 들어오기도 했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생기가 넘치는 초록의 산들이 포진해 있다. 사위가 아주 조용하다. 한 낮의 산에는 맑은 정적이 흐르고 있었다.
☆… 우리 대원들이 이 솔봉고개 팔각정 위에 자리를 펴고 오순도순 점심식사를 했다. 비록 넉넉한 공간은 아니지만 집에 준비한 반찬을 한 자리에 내어놓고 서로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유쾌하게 식사를 했다. 특히 꽁지 문의 ‘멍게젓’은 늘 인기가 높다. 여기저기 날아오는 날렵한 젓가락에 금방 동이 나버렸다. 시원한 막걸리 한 잔이 가슴을 쓸어내린다. 식사 자리는 네것 내것이 없는 인정(人情)의 나누어진다. 오늘 여러 친구와 같이 온 하회탈 부회장은 팔각정 아래 솔밭에 따로 자리를 폈다.
<계 속>
첫댓글 감칠 맛 나는 고문님 산행기 감명 깊게 잘 읽었습니다. 참으로 즐거운 웰빙 산행이었습니다
오, 하해동 님!!
날렵한 몸매로 산을 오르는 님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함께 산행할 수 있어서 반갑습니다.
산처럼 청정하고
산처럼 의연하게
늘 즐거운 산행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