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학과 선택으로 부모님과의 갈등
대학 시험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이다. 이제 와서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것이 창피하기도 하지만 솔직히 나의 상태가 그러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의 고민은 다른 것이 아니라 입시가 다가올수록 어느 대학 어느 학과에 원서를 내야할지 점점 더 모르겠다는 것이다. 원래는 0 0 대학 영문학과를 목표로 했었다. 부모님께서 항상 영문학과가 여학생에게는 가장 좋은 학과라고 말씀하셨고 또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영어를 꽤 잘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고등 학교에 진학한 후 언제부터인지 영어에 점점 자신이 없어졌다. 오랫동안 품어왔던 영문학을 전공하겠다는 목표가 사라지고 나니 왜 내가 지금까지 그런 엉뚱한 목표를 추구하고 살아왔는지, 왜 대학에는 꼭 가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그저 맹목적인 공부를 계속해왔는지 나 자신이 한심스럽게 여겨지고 나에게 맞지도 않은 학과를 권해주신 부모님도 원망스럽다. 요즈음은 학교 생활 자체에 대해서도 회의가 들어 공부도 잘 안된다.
<상담>
사람에게 있어 목표란 곧 꿈이며 희망입니다. 희망이 있기 때문에 사람은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하루하루 생활을 기쁜 마음으로 성실하게 해나갈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학생은 지금까지 오랫동안 품어왔던 영문학과에 관한 희망을 입시가 일년도 안 남은 이 시점에서 잃게 되었으니 마음이 불안하고 공허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절망과 회의에만 빠져 자기 자신과 부모님을 원망하고 학교 공부에 대해서도 회의하고 충실하지 못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며 훗날의 더 큰 후회를 낳는 어리석은 처사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나라의 대학에는 500개가 넘는 학과가 있으며 그 중에는 청소년들이 잘 모르고 있는 흥미로우면서도 전망이 밝은 학과가 적지 않습니다. 선생님과의 면담을 통해서도 필요한 진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또 적절한 진로 지도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자기 인생은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부모님이 원망스럽다고 해서 부모님과 상의하지 않는 것은 결코 현명한 일은 아닙니다. 학생 본인이 주체가 되어 여러 사람들의 의견과 여러 가지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고 또 그것들을 잘 종합하여야만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덧붙이건대 희망학과가 꼭 하나일 필요는 결코 없으며 오히려 마음에 드는 학과를 3-4개쯤 정해서 원서를 쓸 때 어려움을 피할 수 있는 길이라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