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섬을 떠나며
환상의 길, 산이 있고 섬의 점들이 있고, 그리고 무엇보다 역사와 스토링이 더해진 보배의 섬, 거제의 섬길
답사가 오늘로 끝난다.
남파랑길 27코스는 고려 의종이 3년간 머물렸고 또 의종의 부친인 인종의 동서인 정서가 부산 동래에서 다시
거제로 이배된 둔덕의 땅에서 그 흔적을 찾는다.
약 300m급 우봉산 기슭에 위치한 둔덕기성에서 의종은 통영쪽의 견내량을 내려다 보며
자신이 잘 나갈 때 저지른 과오를 한없이 한탄하며 오늘 아니 내일 다시 왕궁으로 돌아 갈 희망의 불씨를
간직하지 않았을까.....(그러나 그는 거제를 벗어나 개경으로 가는 중 경주에서 무참히 살해된다,,)
그러나 한번 잘못 디딘 길은 다시 꽃길을 깔아주지 않은 것을 엄준한 역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까??
거제 신촌마을에서 따뜻한 추어탕으로 점심을 마무리하고 구거제대교를 건너 통영의 땅을 밟는다.
통영의 분위기는 거제와 또 다른 분위기로 다가온다.
지난 번 거제로 넘어갈 때 거쳤던 15코스와 28코스가 겹치는 구간을 약 1시간 거쳐 지나간다.
남파랑길의 유일한 중복코스 이곳은, 이름도 범상치 않은 양지마을과 음지마을이 공존하는 지역이다.
삼봉산에서 이봉산 그리고 일봉산으로 이어지는 임도 길의 푸른 숲 그늘이 오늘따라 참으로 시원하다.
통영의 법조타운을 지나 세자트라숲 길을 거치고 그리고 이순신공원을 지난다.
임란의 최고의 별이요 우리나라 역사상 명장의 충무공, 당시 무능한 임금인 선조의 시대에
이렇게 국난을 극복할 수 있는 명장이 있었다는 역사의 아이러니, 하기사 세상은 어쩌면 기울려진 저울이 아니라
수평을 견지하는 세상의 추의 의해 지탱해 나간다는 사실을 믿자.
23전 23승, 빛나는 해전사의 기록을 자치하고 오늘날까지 후손들에게 가르치는 충무공이 작금의 세상을 본다면
뭐라고 할까... 어지러운 이 현 세상에 대하여 말이다.
28코스는 남망산을 거치게 되어 있는데 남망산의 오름길은 굳게 닫혔다
우회길인 해안길을 따라 이제 점점 무거워지는 발걸을을 옮긴다.
통영의 중앙시장에서 긴 걸음을 멈추고 다시 차를 회수하려 거제 신촌땅을 밟는다
거제 신촌마을에서 푸짐한 왕갈비탕으로 배를 채우고 부산으로 향하는 차창 뒷편으로 유별스런 석양의
화려함이 우리를 비추고 있는 가운데 부산에 들어서니 벌써 사위가 짙은어둠으로 둘려싸였다.
◆ 다녀온 일시 : 2021. 5. 22(토) 날씨 - 청명, 다소 더운 날씨
◆ 함께 한 이: 원장, 비호, 홍박. 잎새소리(4명)
◆ 다녀온 구간
▶ 27코스
청마기념관- 방하삼거리-임도입구-둔덕기성(옛,폐왕성으로 불림)-오량교차로-신거제대교 갈림길-오량초교
- 신촌마을(사등면 덕호리) 끝
- 소요시간: 3시간 정도 (둔덕기성 순회, 중간 휴식시간 포함)
▶ 28코스 -제2편에서 계속
우리가 가져간 차는 거제 구거제대교 아래인 신촌마을에 주차를 하고 택시를 타고 방하마을로 이동
(택시요금 13,000원정도), 도착시간 :0830분
이곳 신촌마을은 거제도 지역이지만 통영에서 넘어오는 시내버스가 (100변) 있어 교통이 편리한 곳이고
주변에 음식점도 많아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방하마을 청마기념관 앞에서 (08:59분)
이제 방하리 건너편인 거림리로 향한다
둔덕면에서 지역 활성화를 위해 한때 코스모스꽃 축제장을 하였던 곳이다
건녀편에 보이는 정상이 우봉산이고 그 아래 약간 흰색부분이 둔덕기성이다
둔덕기성으로 오르려면 해발 300미터급으로 제법 땀을 흘려야한다.(09:28분)
둔덕기성에 도착하여(10:18)
둔덕기성 입구에 있는 정서의 시비
정서는 의종의 이모부(의종의 모친 공예태후의 여동생의 남편임)로서 의종 5년 왕경의 집에서 모반사건에
휘말려 유배가게 되는데, 처음에는 부산 동래에 유배되었는데, 이곳에서 5년 10개월 유배생활을 하다
다시 거제 이곳으로 이배되었다 함.
정서의 시비내용은 임금을 그리워하는 가요로 고려 유배문학의 효시라 함.
이 정과정곡이 부산 동래에서 지었느냐, 아니면 이곳 거제에서 지었는냐 하는 논란이 있는데, 거제에서는
이곳에서 지은 노래라 주장하기도 한다.
둔덕기성의 안내도
허물어진 성은 국가 사적지로 되면서 예산을투입하여 보수하고 있고,
둔덕기성에서 건너다본 산방산 전경
집수지이다
견내량에서 가져온 돌로 외적을 막는데 사용되었다한다
둔덕성에서 본 통영쪽의 모습(10:34)
둔덕기성의 모습이다(사적 제509호)
의종은 어떻게 이곳으로 유배되었을까?
지금으로부터 850년 전 의종은 국가 정사를 돌보기 보다는 그저 시간만 나면 놀기를 무척 좋아했다
가는 곳마다 정자를 짓고 그리고 격구를 좋아해 민가를 헐고 놀이장을 만드는데 상당한 시간을 보냈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무신들의 천대로 무산들 속에 많은 불만이 쏟아져 나오자 이를 달래기 위해 연회를 베풀었는데
문신인 한뢰가 무신인 이소응의 뺨을 때리는 사건이 일어나자, 무신의 실세인 정중부에 의해 폐위되어
이곳 머나먼 거제까지 유배를 당한 것이다.
이때 태자는 먼 진도로 유배된다.
유배되어 올때 아마 공주도 함께 이곳에 왔는데, 그 흔적이 27코스의 시발점인 방하리에 있는 공주샘이다
그는 둔덕기성을 중심으로 유배생활을 하면서 방하리 그리고 거림리의 일대가 유배가 아닌가 추측된다.
3년 간의 긴 유배끝에 다시 입궐하기 위해 가던 중 경주에서 이의민에 의해 살해됨으로써 생을 마감하였다.
(10:43)
둔덕기성을 뒤로 하고 긴 임도를 내려와 오량교차로에 도착한다(11:34)
거제대로 밑을 지나고,
오량초교쪽으로 간다
인도가 없어 조금 불편하지만 조심해서 길을 걷고,
이곳이 거제수협이 있는 건물인데 아래에있는 오량교주변에 불필요한 안내스티커를 여기저기 붙여 상당히
혼란스럽다. 왔다갔다 하다가 최종 수협건물쪽으로 방행을 잡아 오량초교쪽으로 간다(11:44)
오량교 주변 모습, 오량교에서 반대편으로 가라는 안내표지가 붙어있다
이제 신거제대교아래가 넘 시원하여 잠시 쉬었다 간다
오량초교입구(!!:51)
이곳이 27코스이 종점인 신촌마을이다.
행정적으로 사등면 덕호리이다.(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