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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향근 hksong@pufs.ac.kr
부산외국어대 언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고려대학교 및 동 대학원 졸업
문학 박사 학위 취득
핀란드 헬싱키대학교 대학원 수료(알타이비교언어학)
헬싱키대학교 동아시아학과 초빙 교수 역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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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한국어 교육과 한국어 내지 한국학 연구는 한국어를 알타이어족의 일원이라는 가정에 바탕한 람스테트의 알타이어학 연구에서 비롯된다. 알타이어족설의 주창자인 람스테트 교수(G. J. Ramstedt)는 1920년에서 1930년까지 일본 주재 초대 핀란드 대리대사로 재직하면서 한국어를 본격적으로 학습하고 연구하였고, 헬싱키 대학교 교수로 복귀한 다음 1934년에 처음으로 한국어를 헬싱키 대학교(University of Helsinki)의 알타이어학 전공의 정식 교과목으로 채택하고 강의하기 시작하였다. 일본어 강의가 1938년에야 시작된 것을 보면 람스테트의 한국어에 대한 애정을 짐작할 수 있다.
현재 핀란드 내의 정규 교육 기관 중에서 한국어는 헬싱키 대학교 아시아-아프리카 학부(Institute for Asian and African Studies)의 동아시아 학과에서만 정식 교과목으로 개설, 운영되고 있다. 헬싱키 대학교 이외에도 몇 정규 교육 기관에서 한국어 강의가 이루어진 적이 있으나 비공식적이고 비지속적인 초급 과정에 불과하였고, 한글학교나 사회 교육 기관에서는 한국어 교육이 이루어진 적이 거의 없다.
헬싱키 대학교에서 알타이어학 전공의 정식 교과목으로서 1934년 봄 학기에 ‘한국어 초급’으로 시작된 한국어 강의는 1935년 가을 학기에 ‘한국어 텍스트’가 개설되기도 하였으나 1938년 봄 학기의 ‘한국어’ 이후 전쟁 등의 이유로 중단되었다. 이 기간 동안 1934, 1935, 1937년에 ‘한국과 만주 역사’가 강의되었다. 1974년에 재개된 한국어 강의는 ‘한국어 초급’만이 개설되다가 1977년 가을 학기에 ‘한국어 중급’이 개설되었고 1981-1982학년도에는 3개 강좌가 강의되었다. 1982년 가을 학기부터는 ‘한국어 회화 연습’이, 1987년 가을 학기부터는 ‘한국어 텍스트’가 개설되었다. 1978학년도에는 ‘한국 문화 개론’이란 강좌가 강의되기도 하였다. 자유 선택 과목으로 이어져 오던 한국어 강의는 1987년 헬싱키 대학교의 아시아-아프리카 학부에 동아시아학 전공이 신설되면서 중국학, 일본학과 함께 하나의 주 전공 영역인 한국학으로 승격되었다. 한국학이 주 전공으로 승격하면서 한국어 강의는 ‘한국어 초급’, ‘한국어 중급’, ‘한국어 텍스트’ 및 ‘한국어 회화’의 균형 잡힌 체계를 갖추게 되었고, 이 강의 체계는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헬싱키 대학교의 한국어 강의는 1974년부터 1987년까지 주로 한국인 시간 강사인 고 송무가 담당하였고, 동아시아학 전공이 개설된 1987년 가을 학기부터 고 송무는 전공 교수(대리)로서 한국어를 비롯한 한국학 관련 과목들을 강의하였다. 이후 1991년 가을 학기부터는 핀란드 인 시간 강사들에 의해 진행되어 오다가 1998년 가을 학기부터 처음으로 한국어 전임(Lecturer in Korean) 자리가 설치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핀란드에서 한국어 내지 한국학 교육은 역사에 비해 발전의 정도는 다른 유럽 국가보다 앞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헬싱키 대학교에서 한국어 강좌가 자유 선택 과목으로만 개설되던 시기에는 발전의 현실적 한계가 있었으나, 1987년 동아시아학 전공이 신설되고 한국학이 정식 전공 분야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주 전공으로 하고 있는 학생이 소수라는 점은 문제이다. 이런 문제의 요인으로 한국어 전임 교수진의 부족과 졸업 후 전공과 연계된 취업 가능성의 한계를 들 수 있다. 핀란드와 한국 간의 교역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고 다방면의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졸업 후 전공과 연계된 분야에 취업할 가능성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경제 교역 분야에서 코트라를 제외하고는 현재 핀란드에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 기업체는 전무하다. 더욱이 한국학만을 전공하여서 이러한 기업체에 취업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므로 동아시아학 전공에서는 전공생들에게 경제 및 경영학을 부전공으로 권장하고 있다.
결국 핀란드에서 한국학의 교육과 연구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핀란드와 한국 양측의 공동 지원 아래 한국학 전공 영구 교수직을 설치하고 동아시아학 전공에서 한국학을 별도의 독립된 전공으로 분리, 개설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의 실현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희박하다는 점에서 일단 한국어 전임 교수직 설치를 유지하면서 한국학 관련 강좌의 수강생과 한국학 전공생이 확대되도록 하여야 한다. 이런 과정과 결과를 통하여 핀란드 정부가 한국학 전공의 독립과 전공 교수직 설치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여기에 상응하여 한국 정부의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실현이 가능하리라 판단된다.
에스토니아에서 한국어 교육이 시작된 것은 1990년대 중반부터이지만, 정규 교육 기관의 정식 과목으로 교육이 이루어진 것은 최근의 일이다. 최초의 한국어 강좌는 수도인 탈린(Tallin)이 아니라 에스토니아의 동남쪽에 위치한 고도 타르투(Tartu)에서 1994년 가을에 시작되었다. 타르투 대학교(Tartu University)에서 공개강좌 형식으로 1994-1995, 1995-1996의 2개 학년도 동안 '한국어 기초'가 강의되었고, 수강생은 학기 당 8명 정도였다. 이후 탈린 대학교(Tallinn University, 전 Tallinn Pedagogical University)에서도 2000학년도 봄 학기부터 공개강좌 형식으로 운영되어 오다가, 2002년 가을 학기부터 정식 선택 과목으로 지정되었다.
에스토니아의 대학교는 핀란드의 대학교와는 달리 장학생을 제외하고는 유상 교육이나, 한국어 강좌는 기독교 선교 차원에서 시작되었기에 무료로 운영을 하여 왔다. 탈린 대학교에서 2002년 가을부터 정규 선택 과목으로 지정된 이후에도 마찬가지로 무상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동안 한국의 여러 기관으로부터 부분적이고 단속적인 지원을 받고 있었으나, 지속적이고 충분한 재정적 지원의 부족으로 인한 열악한 재정 상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향후 유료 수강 방식의 채택을 고려하고 있음은 한국어 보급이란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현재 문법과 회화로 구분하여 1년 동안 진행되는 탈린 대학교의 한국어 초급 강좌를 재정적 지원을 통하여 추가 전공과목(Added subject)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그 교육 내용을 어학뿐이 아니라 경제, 문화, 생활 분야까지 다양화하고, 교과목 수를 확대하고, 교육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함으로써 주 전공은 못되더라도 일본어 강좌처럼 추가 전공과목으로 지정되어야만 에스토니아의 한국어 교육은 발전하리라 예상한다. | | |